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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귀경길에 수안보의 찜질장에 들러 목욕을 하는데, 3살배기 조카녀석이 사고를 쳤다.

목욕탕 샤워하는 곳에서 엄청나게 굵은 똥을 퍼질러 놓은 것이다. 다행이 어른은 우리를 제외하고 두 명 뿐이었지만, 동생은 민망해서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재빨리 똥을 치우고 아무일 없는 듯 샤워를 했지만, 천연덕스럽게 뛰노는 조카가 황당하기만 했다. ㅎ

그래 니 똥 굵다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며, 홀쭉해진 배가 웃기는 건 어쩔 없었다. 저게 벌써 똥배였단 말인가? ㅡㅡ;;




피곤함에 다들 찜질방에서 눈을 붙이고 있는데, 조카는 차안에서 잠만 자다 찜질방에 오니 신나는 모양이었다.

어찌나 뛰어다니는지 주무시던 몇몇 분들이 쿵쿵거리는 발소리에 잠을 깨 나가버리셨다.

자리를 피해 조카를 데리고 다시 목욕탕으로 오니 이번에는 캔 자판기 앞에서 버튼을 이것저것 눌러보고 캔이 나오는 출구를 연방 건드려 보고 있었다.

목이 마른 듯 보이기도 해서 재미삼아 돈을 넣었는데, 음료수 한 개를 눌러 보게 하고 아래쪽 출구를 열어보니 캔커피 한 개가 덩달아 들어이었다. 조카녀석은 신이 나서 캔 두개를 들고 냉큼 찜질방으로 올라가 버렸다.

평소 느끼는 거지만, 이놈이 먹을 복은 아주 많아 보인다. 길거리에서 얻어먹은 과자가 몇 개며, 이렇듯 부수적인 혜택이 발생한 것이 벌써 몇 건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덕분에 누군가 캔커피를 먹고 잠을 쫓아 버렸다.

사내녀석이라 그런지 만행과 함께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이녀석이 크면 이런 만행들을 낱낱이 알려줘야겠다 싶은 짖꿋은 삼촌이 되어주마.. ㅋㅋㅋ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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