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존 르카레 저/김석희 역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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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32살에 쓴 존 르 카레(데이비드 존 무어 콘웰)의 대표작답다.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The Spy Who Came in from the Cold)는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1974)의 조지 스마일리가 잠깐씩 등장해 주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했는데, 주인공 앨릭 리머스와 영국 첩부부 간의 기가막힌 반전들은 이 책이 왜 첩보소설의 명작에 나란히 설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심리첩보물의 한 전형으로 삼을 수 있을만큼 구성이 뛰어나고, 당시 독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낼 만큼의 드라마가 들어있다.

 

소설은 독일 지역에서 첩보라인을 지휘하던 주인공 앨리 리머스가 "문트"라는 동독의 실력자에게 무참히 궤멸당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마지막 남은 요원 하나가 끝내 베를린 장벽을 넘지 못하고 리머스가 보는 앞에서 살해당하고, 그는 영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컨트롤(관리관)은 그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주겠다며, 그의 복수심을 자극하고 리머스 역시 "문트"를 파괴하는 것이 자신의 마지막 임무라는 생각으로 기꺼이 모든 일을 감수해가며 공작에 들어간다. 리머스는 복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자신의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올 수 있을지 지켜보게 된다.

 

제목에서부터 내용까지 중의적이면서도 아이러니가 가득한 이 소설은 냉전시대나 당시의 영국을 잘 표현한다고 한다. 전체를 위한 개인인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에 대한 지루한 반복일수도 있겠지만, 개인을 희생시키는 이데올로기 사회가 역사의 주역이었던 시대를 잘 보여준다. 개인이 도구가 되고, 사랑이 도구가 되고, 그 사이에서 주인공은 모든 것을 감내하지만 끝내 외면하지 못한 한 여인과 마지막을 함께 한다.

 

주인공 앨릭 리머스와 리즈 골드의 시선으로 스토리가 전개되며, 신념, 불안, 혼란, 갈등이 고조되다가 마지막에 대충돌과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후반부는 웬만해서는 보기 힘든 훌륭한 솜씨다. 길지 않은 분량에 간결한 전개들 속에서도 이렇게 많은 부분을 함축시켜 놓을 수 있구나 하면서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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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에 출간된 후, 전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스웨덴 추리소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08년 아르테와 2011년 문학에디션 뿔이라는 곳에서 각각 인쇄했다. 저자는 3000매의 원고를 넘기고 얼마 되지 않아 갑작스레 찾아온 심장마비로 죽었고, 우리나라에는 모두 3 부 6 권 규모로 발매되었다. 


밀레니엄_1부_표지

2008년판 아르테

밀레니엄_1부_표지

2011년판 뿔



1부에서는 남자주인공인 미카엘과 여자주인공인 리스베트가 인연을 맺는 과정을 보여준다. 몇십년 전에 사라진 소녀를 찾아달라는 늙은 갑부의 난감한 의뢰를 풀어가면서 서로를 조금 알게 되고, 깊은 인상을 받게 된다. 

그림이 많이 나아졌는데, 통일성이 없다. ㅋ

영화 속 한장면에서 따온 게 아닐까 의심되는..



2부에서는 리스베트의 과거가 드러나면서 소설 전체의 메인 요리가 등장한다. 모든 악의 시작, 끔찍한 억압과 왜곡 등등으로 얼룩진 이 해커 여성은 마침내 과거의 악몽을 끝내기 위해 결행을 각오한다. 

점점 만화틱. 에로틱해져버린.. ㅡㅡ;;

그렇다고 이뻐지면 이상하지.. ㅋ



3부는 소설 전체의 클라이막스를 후련하게 이끌어 낸다. 리스베트를 희생시키려던 정부 내 비밀조직을 밝혀내어 파괴한다. 그에 빌붙어 사욕을 채우던 주변 남성들의 위선과 사악함을 낱낱이 까발려 철저하게 분쇄하는데, 법정장면이 제일 압권이다. 




2권 중간에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에 대해 각주로 아주 잠깐 언급하는 데, 사실 1권의 서두에 나왔어야 했다고 본다. 스웨덴의 성폭력 실태가 지금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성매매 금지법이 통과된 후로 아주 좋은 결과를 이끌어 냈다고 한다. 시대적 배경은 이 법이 막 통과된, 조금은 어수선한 시기였다고 한다. 즉, 지금도 이 소설에 등장하는 남자들같이 많을지는 알 수 없다는 얘기다. 

또한 바르가스 요사라는 분의 추천사에 보면 난잡한 얘기에 관해 비난한 의견도 분명히 있어 보인다. 개인적으로도 공감하는 부분인데, 자유로운 성생활이라는 것이 이렇게 이상적으로 지켜지기는 힘들다고 본다. 게다가 이미 결혼한 여자와 외갓 남자와의 공공연한 외도는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인데, 너무 여과없이 옮겨져 있다. 고치거나 왜곡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각주 등에 추가적인 설명이 많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런 부분은 남자들에게 왜곡된 성 판타지를 심어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남자 주인공이 소설 전체를 통틀어 여러 여자와 즉흥적인 관계를 여러 차례 갖는데, 마치 자연스런 현상처럼 보여주고 있다. 여자 주인공인 리스베트도 만만치 않다. 은근히 너무 개방적인 게 아닌가 싶다. 묘사가 많지는 않으니 이 이상 토를 달 수는 없지만, 스웨덴이 정말 이럴 정도까지 성문화 혹은 성에 대한 사회의식이 열려있는 편인지 궁금하다.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환상을 한방에 날려버린 영화 포스터들이다. 영화는 재밌다고 하는데, 아직 보지는 못했다. 다만, 보려고 포스터와 스틸 사진을 보는 순간 확 깼다. 소설을 읽으면서 연상했던 부분과 너무 다른 실사화다. ㅋㅋㅋ 남자주인공은 오히려 작가의 사진이 더 어울린다. 영화가 재밌다는 얘기도 많으니 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을 읽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난 소설 내용이 잊혀질 때쯤 보게 될 것 같다. ^^;; 

밀레니엄 제 1부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감독 닐스 아르덴 오플레브 (2009 / 스웨덴,덴마크)
출연 미카엘 뉘크비스트,누미 라파스,스벤-버틸 타웁,피터 하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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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 제2부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감독 다니엘 알프레드슨 (2009 / 스웨덴,덴마크,독일)
출연 누미 라파스,미카엘 뉘크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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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 제3부 벌집을 발로 찬 소녀
감독 다니엘 알프레드슨 (2009 / 독일,스웨덴,덴마크)
출연 누미 라파스,미카엘 뉘크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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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누미 라파스 라는 여자 배우는 이후 메이저 영화에도 등장한다. " 셜록홈즈 : 그림자 게임 " , " 프로메테우스 " 에서 볼 수 있다. 

영화 때문인지, 소설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미국에서도 리메이크 됐다. 007 시리즈의 다니엘 크레이그가 제법 어울려 보이기도 하는데, 아쉽게도 미카엘 치고는 너무 신체적으로 강해 보인다. 아마 007 탓인지도 모르겠다.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감독 데이빗 핀처 (2011 / 미국,독일,영국,스웨덴)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루니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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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독립적이면서도 통일성을 유지했다고 하는데, 별로 공감하지 않는다. 1, 2, 3부가 점층적으로 스토리와 서스펜스가 증가하는데, 1부에서부터 읽지 않으면 뜬금없을 부분이 여럿 있다. 일단 1부에서 사설경비업체의 사장에 대한 묘사가 초반에 눈에 띄게 설정되어 있는데, 이 사람이 제대로 활약하는 부분은 3부에서다. 1부에서 주요 등장인물이긴 하지만, 후반부가 되서야 겨우 나타난 여자 캐릭터는 2부에서 분위기만 잡다 사라져 버린다. 2부만 읽은 사람은 내내 궁금해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스토리의 연관성과 등장인물들의 속성을 확대, 재설정해가며 서스펜스의 압박감을 높이는 전개만은 아주 매력적이다. 게다가 주의가 집중될 만하면 갑자기 캐릭터를 등장시키지 않아 애를 태우다가 느닷없는 순간에 엉뚱한 모습으로 나타나게 하는 깜짝 연출도 있다. 사실 2부의 중후반, 살인사건이 발생한 이후 리스베트가 별 탈없이 아파트에서 지내고 있을 때는 좀 허탈했다. ^^;; 

여성에 대한 성폭력이라는 소재, 복지국가 스웨덴의 사회의식과 생활상, 서스펜스와 스릴러, 통쾌한 복수가 잘 어우러진 수작이다. 성문화에 대한 뚜렷한 인식만 잃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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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 밀레니엄 1부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 을 읽었을 때는 2권이 이런 식으로 전개되리라 예상하지 못했다. 원래 10부작으로 기획된 것이고, 책제목인 " 밀레니엄 " 이 주인공이 일하는 월간지 이름이라는 얘기를 들었기에, 새로운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남자주인공인 미카엘과 여자주인공인 리스베트가 만나가는 스타일일거라 지레짐작해 버렸다. ^^;; 

1부가 미카엘을 중심으로 사건이 펼쳐졌다면 2부는 리스베트의 심각한 과거를 다루고 있다. 어둠의 해커였던 리스베트가 전면으로 부상하면서 서스펜스와 스릴이 넘치는데, 다소 아쉬운 건 리스베트를 역량을 너무 뛰어나게 설정해 둔 점과 어설픈 후반부다. 1부의 여러 등장인물들이 새로운 복선을 짜여지는 전개를 통해 독자들을 다시 몰입하게 하는데, 이게 엄청난 장점이면서 단점이기도 하다. 1부를 안 읽으면 2부를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사실 1부는 제법 그럴듯한 완결성을 가지고 있어 이야기가 지속될 것 같지는 않았다. 

1부를 굳이 읽지 않아도 될만큼 초반에 설명을 곁들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재미를 충분히 즐기기에는 부족하다. 1부, 2부, 3부가 각 2권씩 구성되었고, 표지까지 특색있게 꾸몄는데, 알고 보니 서로 스토리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라면 약간 속은 느낌이 아닐까 싶다. 참고로 스웨덴에서 1, 2, 3부가 모두 영화화되었고, 실제로 스웨덴은 성폭행 사고가 세계적으로 상위에 랭크되어 있다는 얘기가 있다.  

불을가지고노는소녀.1
카테고리 소설 > 기타나라소설
지은이 스티그 라르손 (뿔,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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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가지고노는소녀.2
카테고리 소설 > 기타나라소설
지은이 스티그 라르손 (뿔,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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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레니엄 2부 -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 는 서스펜스와 복선, 사회적인 편견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새로운 등장인물들이 곳곳에서 등장하고, 기존 등장인물들 역시 숨겨진 관계가 드러나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조바심에 빠져 단숨에 책장을 넘기게 만든다. 다소 허탈한 중간결과들이 눈에 띄기는 하지만, 전체 흐름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고, 2부의 결말 역시 완결성보다는 3부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선에서 마무리한다.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 편에서 비춰졌던 성폭력에 대한 경고수준을 스웨덴 사회 전반으로 확대한다. 남자들의 무지, 편견, 왜곡, 폭력 등등을 여러 남성캐릭터들을 통해 드러내면서도 스토리의 변주와 재미를 떨어뜨리지 않는다. 

1부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편에는 2010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라는 바르가스 요사의 추천사가 들어있었는데, 그 중 " 리스베트는 살아남아야 한다 " 라는 내용이 있었다. 그때는 무슨 뜻으로 한 소리인지는 잘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이 사람은 연작을 모두 읽은 상태에서 쓴 추천사라 전체적인 맥락에서 한 소리였던 것이다.

이런 부분이 출판사 측에 좀 아쉬운 부분인데, 1, 2부를 읽어본 경험으로는 이 소설을 급하게 제작했다는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는 점이다. 뒷표지 광고들에서부터 지도 등등.. 친절한 설명이 곁들여졌으면 훨씬 더 좋았을 것을 일단 넣어놓고 보자는 식으로 느껴진다. 2부에서는 중요한 부분에서 우연한 만남들이 뜬금없이 등장하는데, 곁들여진 지도에 서로의 위치나 사는 곳을 좀 더 도드라지게 표시해 뒀다면 읽는 이들에게 좀 더 설득력있지 않았을까 싶다. 


!! 발췌한 각주들은 다른 책에서 전혀 몰랐던 내용이거나 다른 책에서도 곧잘 등장하는데, 자꾸 까먹게 되어 기록해 둔 것이다. 책 스토리와 별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그레나다 : 앤틸리스제도에 위치한 소국. 조그만 섬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수도는 세인트 조지스이다. 


육두구 : 인도네시아 원산의 향료의 일종. 영어로는 ' 너트멕 ( nutmeg ) ' 이라고 하는데 ' 사향 향기 나는 호두 ' 라는 뜻이다. 

참고 :  http://ko.wikipedia.org/wiki/%EC%9C%A1%EB%91%90%EA%B5%AC 

메탐페타민 ( methamphetamine ) : 마약 엑스터시의 화확적 명칭. 


레프러콘 ( le prechaun ) : 아일랜드 신화에 나오는 남자 요정. 


무민 ( Moomin ) : 핀란드의 동화 작가 토베 얀손이 창조한 캐릭터. 거인족 트롤의 일종으로, 하마와 비슷하게 생겼다. 


부블라 ( 330쪽 ) : 스웨덴어로 ' 거품 ', ' 풍선 ' 이라는 뜻.


채널 ( Channel ) 제도 : 프랑스 북서부 해역에 위치한 영국령의 제도 ( 諸島 ). 영국령이지만 독자적인 정부 형태를 구성하고 있다. 


팬타그램 ( pantagram ) : 다섯 개의 선으로 이루어진 5각 별 모양 ( ☆ ). 고대 그리스와 바빌로니아에서 유래했는데 비너스, 루시퍼 등을 상징하며, 중세 이후로는 신 ( 新 ) 이교주의, 사탄주의, 사탄교의 도상으로 사용되었다. 특히 사탄교는 이 별 모양을 거꾸로 세워, 두 개의 뿔이 위쪽을 향한 도상을 사용하는데, 이는 뿔 난 염소, 즉 고대의 목신 판 ( Pan ) 이나 루시퍼를 상징한다. 


모페드 ( moped ) : 50cc 이하의 초경량 오토바이.


브레이크윈드 ( breakwind ) : 보온을 목적으로 허리와 소매 부분이 고무줄로 오므려져 있는 운동복의 일종이다.


덧붙이기 : 본문 바로 근처에 있는 각주는 가독성이나 책읽기의 흐름을 깨뜨릴 가능성이 있어 책 뒤쪽으로 옮기는 스타일에는 찬성이다. 하지만, 책 제일 뒤쪽에 있는 각주에서 본문을 찾아올 수 있도록 해주지는 않는다. 조금 거창하게 얘기하자면 쌍방향 링크(?) 를 고려해 줬으면 싶다. ^^;; 
이유는 어떤 내용을 각주로 넣을지는 책을 만드는 측에서 결정하지만, 읽다가 보면 실제 어떤 각주는 본문 못지 않게 중요하거나 따로 분화될 수 있을만큼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다. 해서 나중에 각주를 보고 뭔가 참고하려고 본문 내용을 찾고 싶은데, 막막했던 경험을 종종한 적이 있다. 

덧붙이기 : 스웨덴이 성문제와 관련해 제정한 법률이라는데, 이후로 성폭행사건이 감소 혹은 증가했는지에 관해 궁금하다. 

스웨덴은 성 구매를 금지하는 법률을 1999년 세계 최초로 제정한 국가이다. 이에 따라 성매매 여성에 대한 처벌 규정은 없어지고, 대신 포주와 업주, 인신매매자에게 높은 형량이 부과되며, 성 구매자는 체포하여 기소할 수 있다. 이 법의 제정은 이후 많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첫째, 스웨덴 내 성매매 여성의 수가 현격히 감소했다. 둘째, 성매매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큰 변화가 생겼다. 이것은 더 이상 용인할 수 있는 사회적 관행이 아니라 하나의 범죄행위가 된 것이다.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이러한 입법이 이루어진 직후로서, 아직 입법의 결실이 나타나기 이전임을 감안해야 한다. 

참고 : 이 각주는 출판사에거 1부 제일 서두에 기록해줬어야 할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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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미국에서 영화화됐고, 스웨덴 작가의 소설이라는 점이 끌려 읽게 됐는데, 아주 재밌고 추천할 만한 스릴러 소설이었다. A5 크기의 400 여쪽 두 권 분량인데 전혀 지루한 줄 몰랐다. 주인공이 성공(?)한 바람둥이 인텔리여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ㅋㅋㅋ

" 스티그 라르손 " 이라는 작가는 평생 일상의 폭력에 대해 투쟁해 온 강직한 언론인이었다는데, 아쉽게도 밀레니엄 3부까지만 쓰고 심장마비로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 은 1부이고, 원래는 10부작으로 구상되었다고 한다. 2부는 "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 , 3부는 " 벌집을 발로 찬 소녀 " 다. ) 

여자를증오한남자들.1
카테고리 소설 > 기타나라소설
지은이 스티그 라르손 (뿔,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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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건 저자가 책을 쓰게 된 동기와 사연이 나와있다는 점이다. 반파시스트로 활동하면서 반대파의 암살 위협에 끊임없이 시달렸기에 " 에바 가브리엘손 " 이라는 여성과 32 년간 사실혼 관계만 유지한 채 살아오다가 40 대 후반 노후 보장 차원에서 장편 추리소설을 쓰게 됐다고 한다. 이 여성은 저자의 사후 스페인 사법총평회의에서 수여하는 ' 성폭력반대상 ' 을 대신 받기도 했다. 

지은이의 약력에서도 보듯이 소설은 다분히 여성옹호적인 분위기를 띄고 있다. 전체 스토리는 남자 주인공인 미카엘이 이끌고 있지만, 실제적인 해결사 역할은 여자 주인공인 리스베트가 맡고 있다. 2부와 3부에서도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판매부수와 저자의 수입으로 추측해 보면 미국, 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도 꽤 많은 인기를 얻은 것이 분명한데, 아마 뚜렷한 주제의식과 고민, 그리고 통쾌하고 행복한 결말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스토리 전개도 흡입력있고, 스웨덴의 사회의식과 문화를 엿볼 수 있어 재밌다.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사는 스웨덴 역시 엽기적인 사회문제들이나 일상의 폭력, 성폭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곳은 아니었다. 그런 문제들에 꿋꿋이 대처해 가는 이들이 있기에 성숙한 사회가 된 것 같다. 


( 1권 ) 프롤로그 - 11월 1일 금요일 
 

1. 인센티브 - 12월 20일부터 1월 3일까지 
스웨덴 여성의 18 퍼센트는 살아오면서 한 번 이상 남성의 위협을 받은 적이 있다.
 

2. 결과의 분석 - 1월 3일부터 3월 17일까지 
스웨덴 여성 중 46 퍼센트가 남성의 폭력에 노출되어 잇다. 


( 2권 ) 

3. 합병 - 5월 16일부터 7월 11일까지 
스웨덴 여성 중 13 퍼센트는 심각한 성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 


4. 적대적 인수 - 7월 11일부터 11월 27일까지 
스웨덴에서 성폭행을 당한 여성 중 92 퍼센트는 고소하지 않았다. 

 

에필로그 - 결산: 11월 27일 목요일부터 12월 30일 화요일까지 



크게 4 개의 단락과 그 아래 소단락으로 구성되었는데, 모두 기간을 제목으로 삼고 있다. ( 단락은 별도의 부제를 달고 있긴 하지만.. ) 1년남짓의 기간 동안 벌어진 일을 시간순으로 서술했는데, 왜 시간을 기준으로 단락을 정했는지는 의문이고, 궁금하지만 아직 알지 못하고 있다. 

서스펜스와 스토리텔링이 살아있는 재미와 더불어 스웨덴이라는 복지국가의 생활상, 문화를 어렴풋이 상상해 볼 수 있어 좋았다. 작가의 월수입, 집가격 등등을 실제로 연상해 보면 우리나라와 많은 부분이 생소함을 느낄 수 있다. 왜 그 수입에 그 정도 벌금이 센건지, 기자의 수입으로 어떻게 집과 빌라를 유지할 수 있는지 완전히 납득하기는 어렵지만, 스웨덴은 그런 식의 생활이 가능한 모양이다. 압권인 건 주인공 미카엘의 감옥생활이다. 이렇게 행복한 감옥생활이 있을 수 있을까 싶다. 미국, 우리나라와는 천지차이인듯.. 

낯선 스웨덴에 관한 간단한 설명들이 있길래 몇 개 기록해 둔다. 

세포 : 스웨덴 국가 안보 기관으로 대간첩 활동. 대테러 활동 등 특별 범죄를 담당하는 스웨덴의 특별 경찰이다. 



감라스탄 ( Gamla stan ) :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오래된 건물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는 구시가지이다. 감라스탄의 중심은 스토르토리에트 광장인데, 광장 양쪽의 좁은 길에는 13 ~ 19 세기의 오랜 건물이 당시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광장 북쪽에 1776년 세워진 증권거래소의 맨 위층에는 매년 노벨상 수상자를 뽑는 스웨덴 아카데미 본부가 있다. 



여주인공 리스베트가 사용하는 인터넷 상의 닉네임인 ' 와스프 ( wasp ) ' 는 영어로 말벌이라는 뜻과 함께 미국에서는 앵글로색슨계 백인 신교도라는 뜻도 있는데, 미국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계층을 가리키기도 한다.


오리엔티어링 ( orienteering ) : 지도와 나침반을 가지고 목표 지점을 최대한 빨리 찾아가는 스포츠다. 

( 이건 그냥 스포츠인데, 기회가 되서 기록해 둔다. ) 

스와스티카 ( swastika ) : 만 ( 卍 ) 자 모양을 뒤집어 기울여 놓은 모양으로 독일 나치즘의 상징이다. 갈고리 십자가라는 의미에서 하켄크로이츠라고 불리기도 한다. 

( 스웨덴에도 의외로 파시스트나 인종주의자들이 많은 게 아닐까 우려가 되기도 한다. ) 

지은이를 닮은 남자 주인공 미카엘과 우리나라에서도 " 말괄량이 삐삐 " 로 유명한 캐릭터에서 따온 여자 주인공 리스베트의 로맨스는 뜸들인 것에 비하면 허무하게 정리됐는데, 아마 그 후의 얘기가 있을 것 같다. 

남자, 여자 그리고 성에 대해 할 얘기가 많을 법한 소설인데, 이눔의 바람둥이 주인공은 여자에 대해 실패를 모른다. ㅋ 게다가 40대에서 50대 후반의 여자와 육체적, 정신적 관계를 잘 유지하는 스타일로 나오는데, 여주인공 리스베트만 20 대다. 이렇게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자유분방한 성개념을 가진 나라가 좋은 건지 납득하기는 어렵지만, 이를 받쳐 주려면 분명 그에 걸맞는 교육수준과 문화가 받쳐줘야 한다고 본다. 스웨덴은 그럴지도 모르겠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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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에서 "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 The Lincoln Lawyer ) " 라는 영화가 개봉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제목이 낯설지 않았다. 찾아보니 원작소설이 있었고, 오래 전(?)에 시간나면 읽어야겠다는 생각해 두었던 책이란 걸 알았다. 그간 어려운 책(?)들을 너무 많이 읽어 머리가 복잡하던 차에 머리나 식힐 겸 잡았는데, 틈나는대로 계속 읽게 되는 크라임 픽션이었다. 


"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 는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하고 법정 스릴러를 표방하는 소설답게 재밌고 매끄럽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영화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 꽤 재밌다는 평가가 조금 우세해 보인다. - 소설에서는 여러 암시와 복선들이 깔리고 뒷부분에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좋았던 건 그런 복선이나 암시를 비교적 쉽게 눈여겨 보게 되고 드러나는 순간, 아~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는 거다. 뭔가 있겠구나 싶었던 건 거의 다 뒷부분에서 드러난다.

미국 법체계에 대해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소설 속에서 이런 내용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진실과 상관없이 게임의 법칙에 따라 판결이 내려지고, 그 속에서 권력과 과시욕을 한껏 드러난다. 주인공의 과시욕은 언뜻 이런 분위기의 일면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훌륭한 아버지에 대한 열등의식일 것으로 추측한다. ( 미국 영화에서 흔히 있는 설정 아닌가? ) 주인공이 링컨 컨티넨탈이라는 고급 차종을 여러 대 가지면서 과시하는 모습의 원인을 분명히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훌륭한 변호사였던 아버지에 대한 아쉬움과 돈벌이에 급급한 자신의 모습 속에서 느끼는 자괴감은 쉽게 엿볼 수 있다.


소설의 가장 메인 테마는 " 변호사가 두려워 하는 건 진짜 무고한 의뢰인을 만나는 것 " 이라는 설정이다. 참 아이러니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보통 변호사라는 건 법적으로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이기 때문에 무고한 사람일수록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변호사가 무고한 사람을 의뢰인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두렵다는 건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이미 닳고 달은 주인공은 그렇다치더라도 소신껏 성실하게 살았던 그의 아버지까지도 그런 두려움을 가졌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결국, 이 테마는 미국 법체계에 대한 비판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왜냐하면 진짜 무고한 사람을 만났음에도 그들은 미국 법체계 내에서는 이들도 범죄자로 몰릴 수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이 발생하면 죄책감을 안고 평생을 살아야 할 자신의 모습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너무 알고 있기에 잠재적인 보호의식이 작용한 한마디다.

결국, 주인공은 돈벌이때문에 대박을 물었다가 진실을 알게 되고, 다가오는 악당의 위협으로부터 힘껏 맞서게 된다. 그 과정에서 잊고 지냈던 의리나 변호사로써의 소명의식 같은 것들을 깨닫고 꼬인 실타래를 풀어낸다. 이 소설은 스릴러적인 요소와 치밀하게 계산된 플롯으로 재밌게 풀어냈다.

마이클 코넬리라는 원작자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됐는데, 이 소설로 보아 몇 개 더 찾아 읽어봐야겠다. 꽤 웰메이드한 작가로 보인다.
번역을 맡으신 조영학님은 여러 소설에서 봤는데, 주로 미국 인기 소설들에서 본 듯 하다. 이제는 이분의 번역이라면 신뢰하고 본다.

링컨차를타는변호사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 공포/추리소설
지은이 마이클 코넬리 (랜덤하우스코리아,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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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감독 브래드 퍼만 (2011 / 미국)
출연 매튜 매커너히,라이언 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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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기 : 소설 속에서 서로 다른 사건을 맡은 형사들 간에 정보가 공유되는지 확인하기 위한 복선으로 주인공은 자학적이고 뼈있는 농담을 남긴다. 설명하자면 한 형사에게 변호사를 놀리는 재미있는 농담을 자조적으로 들려주고 다른 형사를 통해 그 농담을 다시 듣게 되어 두 형사가 정보를 공유하고 있음을 확인한다. 과연 영화 속에서 이 장면이 들어가 있는지, 그리고 들어가 있다면 어떻게 들어가있고 관객들은 눈치챌 수 있는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는 꽤 재밌던 장치였다.

덧붙이기 : 미국의 영화정보 사이트에서 찾아보니 캐스팅이 꽤 잘 된 것 같았다. 주인공 역의 매튜 매커너히는 법학을 공부한 적이 있다고 한다. 라이언 필립은 착한 외모를 가진 건 악당 의뢰인과 맞는데, 180 센티의 큰 키와는 좀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보면 각자의 역할에 어울려 보인다. 주인공의 첫번째 전처는 소설 속에서도 매력적인데, 마리사 토메이가 어울려 보인다. 외모와 상관없이 매력적이다.

덧붙이기 : 주인공은 중간에 자신의 수사관이 죽었을 때, 갑자기 그가 기르던 개의 이름을 기억해 내려 애쓴다. 소설 앞부분에 " 브루노 " 라고 한번 언급됐지만, 주인공은 기억하지 못한다. 결국, 그가 평소에는 드러내지 않았지만, 기억해 내려는 부분에서 주인공이 수사관을 꽤 소중하게 여겼다고 추측했다. 뒷부분에서는 그의 복수가 가미된다.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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