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스 그레시와 로버트 와인버그가 공동으로 집필하고, 유나영씨가 번역한 " 007 제임스 본드의 과학 " 은 좀 오래되고 코믹한 느낌의 제목에 비해 흥미진진한 내용들이 가득하다. 물론 제목처럼 출판된지가 좀 오래되긴 했지만.. ^^;; ( 2006년에 번역본이 우리나라에서 나왔다. ) 

로이스 그래시 ( Lois H. Gresh ) : http://www.loisgresh.com/

로버트 와인버그 ( Robert Weinberg ) : http://www.robertweinberg.net/

다니엘 크레이그의 " 카지노 로얄 " 이전까지 모든 007 영화에 등장했던 과학적 소재들과 설정들을 묶어서 짚어주고 있다. 여기서 짚어주고 있다는 건 당시에 실제로 사용되었던 장치들이었다거나 당시에는 첨단이었지만 지금은 흔해진 것들이라거나 허황돼 보이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얘기라던가 하는 식의 분석을 해준다는 얘기다. 물론 대개 허황된 얘기이고, 007 스토리들의 대부분이 얼토당토 않다는 걸 밑바닥에 깔고 설명에 들어간다. 그럼에도 의외로 많은 부분이 과학적으로 접근해 볼 만한 소재들이었다는 게 재밌다. ^^;; 

전체적으로는 기억해 뒀다가 다시 읽어볼 만한 부분들이 있을 것 같긴 하지만, 번역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쉬운 용어로 풀어내지 못했거나 주석의 부족으로 난감한 단어들이 등장한다는 게 아쉽다. 

007제임스본드의과학
카테고리 과학 > 청소년 교양과학
지은이 로이스 그레시 (한승,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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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 미스터 본드의 기원을 밝혀라 : 스파이와 과학 

007 과 스파이에 관한 사전지식을 충분히 채워준다. 007에게 무기를 제공하는 Q 라는 인물은 큐쉽 ( Q-ship ) 이라는 유보트 대응 함정(?)에서 따온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과학에 상관없이 007 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심취해서 읽을 만한 부분이다. 
 
 
02 - 비밀 메시지를 보내라 : 슈퍼스파이의 암호 해독판 

2차 세계대전 당시 실제 사용됐던 " 에니그마 " 라는 암호장치와 현대의 해킹 기술에 관해 간략하게 서술하고 있다. 에니그마를 모태로 한 가상의 장치가 007 영화에 사용됐다고 한다. 현대 암호기술은 인터넷 상에서 한개의 암호길이는 대략 22쪽분량을 다룰 수 있다고 한다. 아마 제대로 암호화했을 때 얘기가 아닐까 싶다. 

 
03 - 본드 카를 제작하라 : 하늘을 날고 물속을 가르며 미사일을 쏘는 애스턴 마틴 

007에서 자동차는 떼어놓고 말할 수 없지만, 저자들이 성의없게 한 컷의 이미지도 올려두지 않았다. ㅡㅡ;; 


04 - 무기를 갖추어라 : 총기와 폭발물 

" 00 번호는 살인 면허지 자살 면허가 아니야 " 라는 멋진 대사와 함께 시작하고, 굉장히 웃긴 사실 하나는 일깨워준다. 007 영화에서는 다양하면서도 특별한 장비와 장치들이 등장했지만, 총에 관해서만큼은 일관성(?)있게 밋밋했다. 이유는 스파이세계에서 특이한 총을 사용했다가는 바로 정체가 탄로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 많은 독특한 장치들이 일회용인가 보다. ㅋㅋㅋ

 
05 - 핵전쟁을 막아라 

악당들이 핵폭탄으로 위협할 때 실제로 어느 정도 위험한지 분석한 내용들이 나온다. 진짜 " 더러운 폭탄 " 답다. 
 
 
06 - 감각을 활용하라 : 몸에 부착하는 장비 

제트팩 ( 이미지가 없어도 다른 드라마나 영화에서 많이 본 장치로 등짝에 커다란 사각형 드럼통같은 거 들고 혼자 하늘을 나는 장치 ), 음성합성기 ( 지금은 너무 흔해진 기술 ), 가짜 지문 ( 이것도 이제는 실용화된 기술 ) 등이 나온다. 
 
 
07 - 일상에서 멀리 탈출하라 : 하늘로, 바다로 

영화속 비행기씬에 관한 도시전설 ( 인터넷이나 길거리의 뜬소문을 이 저자들은 이렇게 부른다. ) 을 까발린다. 비행기에서 총구멍 하나 난다고 사람들이 빨려나가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실제 그렇게 되려면 엄청 큰 구멍이 갑작스레 뚫려야 한단다. 

헬리콥터와 " 오토자이로 " (?)라는 장비에 대해 나오는데, 둘 다 날개가 회전하는 힘으로 날아가지만 " 오토자이로 " 는 헬리콥터와 달리 멈춰서서 비행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렇지만 헬리콥터에 비해 엄청 작게 만들 수 있는 모양이다. 참고로 헬리콥터는 " 헬릭스 ( helix, 소용돌이 ) " 와 " 프테론 ( pteron, 날개 ) " 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08 - 일상에서 더 멀리 탈출하라 : 우주 공간의 허풍 

말그대로 우주공간을 소재로 영화를 만든 게 얼마나 허풍인지 낱낱이 까발린다. 어떤 007 영화가 더 엉망인지 자랑하는 듯한 뉘앙스. 

 
09 - 슈퍼악당을 무찔러라 

우리의 북한이 등장했던 " 어나더데이 " 의 문대령 ( 구스타프 그레이브스 ) 가 당당히 처음으로 등장한다. 영화 속에서 성형수술인줄 알았던 게 " DNA 대체 시술 " 이라고 한다. 어쩐지 좀 첨단의 느낌이 나더라니.. 


10 - 슈퍼무기의 위협을 잠재워라 

EMP ( 전자기 펄스 무기 ), 지진, 레이저에 대해 다루는데, EMP 무기가 2006년까지도 만들지 못하는 물건인지 몰랐다. 지금은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한데 술자리에서 전쟁얘기같은 할 때면 꼭 이놈의 EMP 쇼크가 어쩌구 하며 흔한 무기처럼 말하는 녀석들이 있다. 만화책도 나보다 덜 보는 놈들이 어째 더 황당한 사고방식에 젖어있다. ㅡㅡ;; 

참고로 본드팬들 사이에서는 " 뷰투어킬 " 이 007 영화 중 최악으로 손꼽히고 있다고 한다. 

 
11 - 세균전과 화학전에 맞서라 

영국식민주의자들이 오스트레일리아에 토끼를 들여와 생태계를 파괴한 줄은 몰랐다. 그 토끼를 잡겠다고 붉은 여우를 들어왔다가 생태계를 더 망가뜨렸는지도 몰랐다. 붉은 여우 때문에 작은 설치류 10 여종이 사라졌다고 한다. 얘네들을 잡겠다고 번식이 안되도록 하는 바이러스 같은 것을 연구했는지도 몰랐다. 007 영화에서 이렇게 인간의 번식을 막겠다고 위협하는 악당이 등장했던 것도 까먹고 있었다. ㅋㅋㅋ


12 - 가능할까 불가능할까? 

그밖에 잡다한 설정이나 소재들이 가능한가에 대해 잠깐씩 살펴보고 있다. 하모니카 크기로 물 속에서 잠시동안 호흡이 가능하게 해주는 장치가 실제로는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유는 자세하게 말해주지 않았다. 

 
13 - 비밀 기지에 대한 몇 가지 생각 

비꼬기 일인자들이다. 비밀기지 짓는데 드는 비용이 악당들이 협박하면서 요구하는 비용에 몇 배나 든다는 걸 기어코 까발렸다. ㅋㅋㅋ
 
 
14 - 가장 멋진 마지막 대사 

저자들이 멋진 대사들이라며 두 개 정도 끼워놓고 읽는 이들도 맘에 드는 거 있으면 찾아보란다. 한글로 된 거 있으면 찾아볼 마음이 있다. ㅡㅡ;; 
 

부록A: 제임스 본드 소설 목록 

이언 플레밍이 쓴 소설들 외에도 다른 사람들이 쓴 것들이 꽤 있다는 걸 알았다. 

 
부록B: 00 비밀요원 

2명이상 죽여야 " 00 " 번호를 받을 수 있다는 소문(?)이 있단다. 영화와 소설 속에 등장했던 모든 " 00 " 요원들을 세어 보더니 한방에 까뒤짚는다. 영화 속에서 9명의 자리만 있는 장면이 있었는데, 소설에서는 0011, 0012 가 등장한다. ㅋㅋㅋ
 
 
부록C: 본드 카 

말로 설명해서 어쩌자구?

 
부록D: 마티니의 과학 

젓지말고 흔들어 마시는 마티니가 몸에 좋다고 한다. 우리나라 어딘가에서는 팔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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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단편소설을 007(!)의 단편소설이라고 봐줘야 하는 건지 의문일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스토리를 가진 " 뉴욕의 007 " 은 내가 본 제임스 본드 최악의 실수담이다. 본래는 이언 플레밍의 실수로부터 기인한 것인데, " 뉴욕을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 " 라는 실언으로 인해 미국 출판사 측에서 이를 누그러뜨릴만한 글을 부탁했다고 한다. 

그 결과로 나온 것이 " 뉴욕의 007 " 이며, 아주 짧은 에피소드 수준의 단편소설이다. 스토리는 아주 단순하다. 전직 요원에게 어떤 주의를 주기 위해 뉴욕을 찾은 제임스 본드가 둘러보는 뉴욕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마지막 반전의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는데, FBI 나 CIA 에게도 들통나 망신까지 당하게 된다. 애초에 만나기로 한 뉴욕의 한 동물원의 파충류관은 실제로는 없던 장소였다. ㅡㅡ;; 

아무리 되짚어 봐도 이언 플레밍이 뉴욕 사람들에게 너무 과하게 사과한 게 아닌가 싶다. 이 에피소드를 영화화한다면 007 사상 최강의 코미디가 되지 않을까 싶다. 

퀀텀오브솔러스제임스본드단편전집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지은이 이언 플레밍 (웅진문학에디션뿔,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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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9 편을 모두 모은 " 퀀텀 오브 솔러스 : 제임스 본드 단편 전집 " 은 헬리 첸슬러의 작품설명같은 서문과 9 개의 단편소설 그리고 번역자의 소감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고전 소설이라 아무래도 앞뒤의 설명부터 읽는 게 도움이 된다. 007 매니아를 자처하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되긴 하겠지만, 번역한 수준이 다소 오래된 느낌이 있어 아쉽니다. 간혹 오타도 발견되고, 번역상의 오류같은 부분도 몇몇 느껴지지만, 그런대로 읽을 만 하다. 

영화 007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몇몇 클리셰가 드러나지 않고, 구시대적인 배경과 상황이 어색해 재미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숀 코네리가 주연했던 007의 분위기와 워낙 비슷하기에 원류를 찾아보는 재미는 있을 것이다. 이런 느낌을 현대적으로 아주 화려하고 재밌게 재해석해내고 있는 게 샘 멘데스와 다니엘 크레이그가 아닌가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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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정보원을 탈출시키기 위해 소련측에서 준비한 저격수를 처치하는 임무를 맡게 된 007. 

사격술도 뛰었났고, 유능한 참모(?)를 거느리고 적을 맞을 만반의 준비를 하지만, 미처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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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지은이 이언 플레밍 (웅진문학에디션뿔,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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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연습장에서 성실한 훈련교관을 옆에 두고 사격실력을 가다듬은 후에, 직속상관인 M으로부터 임무의 개요를 들은 후, 실전장소로 이동하기 전에 최고의 보좌역을 만난다. 아군측으로 넘어오려는 정보원을 끝까지 보호해야 하기에 며칠 간 정체모를 적군과 스나이퍼 모드로 긴장상태에 돌입한다.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임무를 반쯤 망쳐놓은 007의 에피소드다. 너무나 인간적인 007은 중요한 임무를 앞두고도 곧잘 딴 생각에 빠져드는 듯 하다. 거창하게 비유하자면 영화 " 그리스도의 마지막 유혹 " 쯤 될려나?

준비과정이나 등장인물들이 너무 완벽했을 때부터 눈치를 챘어야 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일이 꼬이기 시작할 때부터는 대강 짐작했다. ^^;;

이번에 제목을 보고 알게 된건데, ' 리빙 데이 라이트 ' 나 ' 리빙데이 라이트 ' 가 아니라 ' 리빙 데이라이트 ' 였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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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스파이를 통해 적의 주요 고정스파이를 찾아내는 007의 모험담이다. 

첩보부 내에 이중 스파이로서 적에게 중요하지 않은 정보를 몇년동안 보내주던 여인에게 고가의 유산이 전해진다. 경매에 물건을 내놓고 구입해 가는 쪽에서 가격을 제시하면 이중 스파이에게 그 돈이 전달되는 방식이다. 이 귀중품의 이름이 " 한 여인의 자산 " 이다. 

유산의 가치와 유래에 대한 설명을 듣고, 경매장에 등장할 스파이를 잡기 위해 유능한 입찰자와 정보를 공유한 뒤 승부의 순간에 마침내 적을 발견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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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이언 플레밍 (웅진문학에디션뿔,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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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다소 맥빠지는 스토리이지만, 경매 문화나 유산이 전해지는 과정 등에서 소설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결정적인 장면은 짧고 깔끔하게 끝난다. 007 의 평범한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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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여기서 007 이 자기를 소개할 때 반복하는 " 제 이름은 본드, 제임스 본드입니다 " 가 등장한다. 007 의 클리셰 중 하나인데, 항상 이름을 두 번 말한다. 

" 해저 2만리 " 를 연상시키는 초반의 물 속 생태계에 대한 묘사는 상당히 짜임새있고 견고했다. 악당의 입장에서 대부분 서술되고 제임스 본드는 타자로서 그의 삶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등장한 저승사자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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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이언 플레밍 (웅진문학에디션뿔,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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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전성기를 훌쩍 넘긴 나이에 조용히 문어에게 먹이를 주고 실험을 하며 살던 주인공은 오래 전 저지른 잘못으로 인해 007 의 방문을 받는다. 007은 자수의 기회를 주고, 참회(?)의 기회도 주며 먼저 떠나간다. 주인공은 어류의 독에 맞고 문어에게 다가가 죽음을 맞이한다. 

전체적으로는 완성도도 높고 심리묘사도 재밌긴 하지만, 번역상의 문제인지 좀 겉도는 느낌도 든다. " 옥토퍼시 " 의 여운이라고 하면 역시 007 은 친구의 복수를 잊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공감가는 요소를 잘 활용한 영화 중 하나가 조지 클루니의 " 피스메이커 " 다. 영화 중반 조지 클루니는 친구가 죽자 다짜고짜 무식한 짓을 감행해 가며 복수하는 데, 스파이 영화, 액션 스릴러 영화 등에서는 주인공에게 동화될 수 있는 좋은 장치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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