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만화적인 설정에 간결한 트릭에 맛깔스런 일본식 코미디가 섞인 유머 미스터리 소설이다.

꽤나 부자인 아버지를 둔 허당 가자마쓰리 경부와 그와 같이 다니며 괴롭힘(?)을 당하는 무지막지한 부자의 외동딸 호쇼 레이코와 추리에 능한 그녀의 집사, 이렇게 세 명이 풀어가는 추리퍼즐이다.

가자마쓰리는 헛바람이 잔뜩 든 자뻑 캐릭터답게 이것저것 찝쩍대며 읽는 이로 하여금 추리의 촛점을 흐리도록 만든다. 호쇼 레이코는 이런 가자마쓰리에 대해 비웃거나 분해하면서도 도토리 키재기 수준의 추리력을 보여준다. 읽는 이들이 이 두 콤비의 개그와 사전설명에 익숙해졌을 때 쯤 가게야마 집사가 호쇼 레이코양을 가지고 놀며 퍼즐을 해석해 준다.

출처 : 21세기북스



어딘가에 연재된 것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에피소드마다 조금씩 변형된 레이코와 가게야마에 대한 소개는 반복해서 읽어도 웃음이 난다. 이것말고도 여러 요소들에 금방 익숙해지는데, 대개 이런 반복은 지루함을 낳는데 반해 코믹 추리소설에서는 복잡한 퍼즐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효과가 있었다. 즉, 읽는 이가 추리에 집중하다 보면 반복의 지루함을 곧잘 잊을 수 있고, 다시 새 에피소드가 시작되면 어떤 게 나올지 알듯말듯한 상태에서 지은이의 개그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

첫 번째 이야기
살인 현장에서는 구두를 벗어주십시오

두 번째 이야기
독이 든 와인은 어떠십니까

세 번째 이야기
아름다운 장미에는 살의가 있습니다

네 번째 이야기
신부는 밀실 안에 있습니다

다섯 번째 이야기
양다리는 주의하십시오

여섯 번째 이야기
죽은 자의 전언을 받으시지요

지은이인 히가시가와 도쿠야는 이 소설을 100만부나 팔게되면서 인기작가의 반열에 올라섰다고 하는데, 최근에 2권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저녁 먹으러가면서 끝나는 여섯 번째 이야기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들의 그후 얘기는 사뭇 궁금하다. 가게야마는 과연 어떤 인물이며, 호쇼 레이코와의 관계는 그 상태로 유지되는 건지, 그리고 가자마쓰리는 언제쯤 정신차리게 될 것인지 알고 싶다.

명쾌한 설명이 장점이면서도 여러 곳에서 허술한 부분이 드러나는데, 대표적인 게 바로 비싼 옷과 안경테를 두른 호쇼 레이코에 대해 남자민완형사들이 대부분 그녀의 정체를 의심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가난한 형사들이 값비싼 여성 브랜드에 문외한일 것이라는 설정인데, 결정적으로 그녀의 상관인 가자마쓰리가 구멍이다.

그는 재규어를 몰고 다니는 부자이지만, 나르시즘과 허당마인드에 빠져 호쇼레이코가 착용한 값비싼 브랜드를 못 알아보고 있다고 넘어가기에는 무리가 있다. 자동차 회사의 오너의 자식이면 주변의 누나, 언니, 사촌 외에 맞선자리에 나온 여자들의 옷차림과 눈높이에 익숙해질 수 밖에 없다. 극단적인 마초가 아닌 다음에는 일단 여성 고급 브랜드를 한번쯤은 눈으로나 수다를 통해 보고 듣게 될터인데, 항상 같이 다니는 부하 여형사의 모습에서 그런 걸 전혀 발견하지 못한다는 건 추리소설의 기본인 논리성에 좀 미달된다고 본다.

수수께끼풀이는저녁식사후에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지은이 히가시가와 도쿠야 (21세기북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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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는 남자분인데, 그럼에도 소설은 여성인 호쇼 레이코의 일인칭 시점으로 전개된다. 일본 작가들은 만화나 소설이나 여성의 시점에서 서술하는데도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모양이다. ^^;; 왠지 자연스럽다. 읽는 이가 여자를 너무 몰라서일수도 있겠지만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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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니퍼 로렌스 " 라는 여배우가 하도 연기를 잘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영화 " 실버 라이닝 플레이북 " 을 볼까말까 생각중에 있었는데, 이게 원작소설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영화광고로 봤을 때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어리숙한 남자와 거침없는 여자 사이의 로맨스 정도로만 보였는데, 소설은 드라마적인 요소의 비중이 상당히 높았다. 그리고 주인공은 티파니 ( 제니퍼 로렌스 분 ) 가 아니라 팻 피플스 ( 브래들리 쿠퍼 ) 였다.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팻 피플스의 일인칭 시점으로 전개됐다.

출처 : 넥서스북(지식의숲)



소설을 읽으면서 내내 캐스팅이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선명하게 이미지가 잡히는 팻 피플스, 티파니 그리고 팻 피플스의 아버지를 읽으며, 브래들리 쿠퍼, 제니퍼 로렌스, 로버트 드 니로를 떠올리기가 쉽지 않았다.

소설 속의 팻 피플스는 브래들리 쿠퍼가 보여주는 이미지에 비해 훨씬 투박하고, 불안정한데다 순수하기까지다. 개인적으로 브래들리 쿠퍼의 이미지는 귀엽게 잘 생긴데다 제법 영악한 외모다.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고 하니 연기변신에는 성공한 모양이다.

티파니는 결정적으로 나이대가 너무 차이났다. 제니퍼 로렌스라는 - 아직은 신인인 - 배우가 열정적인 결혼생활의 파국을 경험한 상처깊은 여인의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싶은 우려가 들었다. 미국 아카데이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줬다고 하니 어디 한번 기회될 때 봐둬야겠다. ^^;;

소설에서는 아버지와 팻 피플스의 냉랭한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었는데, 광고 속에서 로버트 드니로가 보여주는 모습은 왠지 따뜻한 느낌이었다. 뭔가 영화는 원작소설을 많이 따뜻하고 코믹하게 변형한 모양이다. 보기에는 아주 즐거울 것 같다.

이렇다할 정보가 없다보니 이 코믹하고, 로맨틱한 휴먼 소설을 꽤나 서스펜스있게 읽었다. 실제 " 니키 " 라는 여자는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닐까 에서부터 그의 동생 여자친구는 어째서 중간에 느닷없이 등장하는 것인지 왠 미식축구팬들과는 저리 많이 부딪치는지 읽는 내내 긴장감을 가질 수 있었다. 물론 나중에 허탈해지기는 하지만서도.. ㅋㅋㅋ

주인공이 기억상실 증상과 약물을 병행하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으니 엮어지는 모든 얘기들이 다 반전의 요소가 아닐까 싶은 의심이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소설은 반전을 담지도 않았고, 로맨틱한 연애소설이라기 보다는 힐링소설에 가까웠다. 정신적으로 파괴됐던 한 남자가 옳은 선택을 한 후에 다시 일어서기까지 겪을 법한 심리적인 변화와 불안, 그리고 극복의 과정을 코믹하면서도 드라마틱하게 묘사해놨다.

실버라이닝플레이북사랑때문에고장난이들의힐링연애기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지은이 매튜 퀵 (지식의숲, 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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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건 기억상실에 관한 부분인데, 엄청난 비밀이 있을 것 같이 부풀려 놨는데 원인은 좀 맥이 빠지는 수준이다. 현실에서 벌어졌다면 충격적이었겠지만, 요즘 영화들의 반전이나 잔인성에 비하면 얌전한 사건 쪽에 가까운 터라 한창 조여져 있던 마음에 바늘구멍이 난 기분이었다.

매튜 퀵이라는 작가를 이번에 처음봐서 잘은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만큼은 따뜻한 주제를 가볍고 울림이 좋은 그릇에 담아낼 줄 아는 듯 보인다.

덧붙이기 : 실버라이닝
( silver lining ) 은 햇빛을 구름이 가렸을 때, 구름 주변에 띠처럼 반짝이는 부분을 말한다고 하며, 플레이북은 ' 각본 ' 정도로 해석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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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적인 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엑셀은 초보적인 사용법만 알고 있어도 충분했으나, 점차 자료의 양이 늘어나면서 손대기 어려워지기 전에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어 "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엑셀 실무 데이터 분석 " 을 고르게 됐다. 자료가 마구잡이식으로 늘어가다 보면 형식이 어긋나거나 중복된 자료가 쌓여 알아볼 수 없게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액셀2003까지는 그래도 기초서적부터 중급서적까지 차근차근 읽어가며 사용했었지만, 엑셀2007은 다방면에서 확연히 달라진 반면 업무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라 이동한 메뉴들을 찾는 수준에서 사용하고 있었다. 2003에서 가끔 사용했던 피벗테이블이나 그밖의 몇몇 고급사용법들은 이제 기억도 가물가물한데, 그렇다고 엑셀2007을 기초적인 수준에서 다시 보자니 소모적인 학습방법인 것 같아 적절한 책을 찾고 있었는데, 마침 적당해 보였다.

참고로 책 내용을 실습할 때는 엑셀2010 버전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2007 버전으로 따라하다 보면 꽤 많은 곳에서 막히게 된다. 책머리에서 보는 사람들에게 미리 알려주는 게 필요해 보인다.

출처 : www.hanb.co.kr



지은이가 똑같고, 목차 내용이 비슷한 것으로 보아, 멘토르 출판사에서 나온 " (엑셀 좀 하는 직장인에게 권하는)엑셀 데이터 분석 & 예측기술 " 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추측되는데, 질문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나 페이지의 구성, 종이질 면에서 확연히 나아졌다.

엑셀 테이터 관리 기술 익히기, 데이터 집계&분석 실무 익히기 그리고 데이터 분석&예측 실무 익히기로 구분한 후, 그 아래 챕터, 섹션 단위로 다시 분류한 후, 질문들을 나열해 놨다. 데이터 입력, 조작, 분석, 보고서 작성 및 고급 예측 기법에까지 엑셀에서 활용가능한 대부분의 방법들이 들어 있다.

초보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데이터 입력시 유효성 검사에서부터 피벗테이블의 다양한 활용, 목표달성을 위한 데이터 예측하기까지 다루면서도 각 진행단계마다 적절한 캡쳐화면, 주의사항 ( Note & Tip ) 이 들어있어 엑셀의 기초적인 사용법만 습득한 사람도 일단 책을 보며 따라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어 보였다.

엑셀실무데이터분석
카테고리 컴퓨터/IT > OA/사무자동화
지은이 최준선 (한빛미디어,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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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 1, 2 의 질문들은 아주 많은 상황에서 사용될 수 있어 질문들이 애매모호한 편인데, 결과화면 등을 보면 대개 어떤 상황에서 써먹으면 좋겠다는 감이 오는 편인데 반해, 파트 3 의 경우에는 질문은 아주 구체적이지만 답변을 보고 있으면 어떻게 변형 혹은 적용시켜 결과물을 낼지 애매한데, 통계쪽 지식을 익히면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지은이 최준선님의 까페 : http://cafe.naver.com/excelmaster

마케팅, 기획, 재무, 영업부서의 직원들에게는 아주 필요한 내용이 많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업무역량을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신입사원들에게 바로 권장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고 판단된다. 책 중간중간 등장하는 함수와 비주얼 베이직, 그리고 분석과 예측 업무에서 필요한 통계와 수학내용들은 경험상 신입사원들에게 쉽지 않아 보인다.

다른 한빛미디어 컴퓨터 관련 서적들처럼 먼저 거쳐야 할 책들이나 사전 지식들에 대한 안내를 책소개 부분에 넣어줬으면 한다. 개인적으로는 " 엑셀 매크로&VBA 바이블 " 과 짝을 이뤄 봐야 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덧붙이기 : " 해 찾기 추가 기능 " 은 Frontline System " 에서 개발한 것이라고 하며, 이 기능에 대해서는 http://www.solver.com/ 를 참고해보라고 하기에 기록해 둔다.

덧붙이기 : 개인적으로 아주 좋았던 내용들은 데이터 입력시 유효성 검사, 피벗 테이블 그리고 목표달성을 위한 방법소개였다. 그밖에 여러 질문들 중 필요한 곳에 체크해 두니 제법 든든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

한빛미디어에서 모집한 한빛리더스 6 기 활동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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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과 목차를 읽었을 때는 강풀의 만화에 등장하는 " 사신 " 들이 연상되서 읽게 됐는데, 예상과 달리 " 치바 " 는 훨씬 더 허술했다. 사람을 죽이러 오는 놈이 아니라 사람이 죽을만 한가 아닌가를 윗선에 보고하는 일본 스타일의 사신이었다. 강풀 만화에 등장하는 사신들보다 좋은 점은 인간이 아니라 고통을 모르고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데다 맡은 일에 따라 외모와 나이 때가 바뀐다는 것이다.

6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고 " 사신 치바 " 가 경험한 일들 중에서 6 개를 추려낸 듯한 느낌이라 어떤 잡지 같은 곳에 연재되었던 것을 묶어서 책을 펴낸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어떤 것들은 서로 연관성이 있고 에피소드들은 겉으로 드러난 특징들과 달리 내부적으로는 비슷한 감성을 가지고 있어 애초에 한 권으로 구성된 것으로 봐도 무방해 보인다. 모든 에피소드에 깔린 인간의 삶에 대한 애잔함과 치기섞인 말장난들이 재밌다. 가끔 억지스러울 때도 있지만, 그렇게라도 죽음의 무료함을 덜어내려는 사신의 습관을 통해 " 인간적인 " 치바의 부조리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인간의 삶에 관심이 없지만, 인간의 삶에 가장 가까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목차

1. 사신의 스토커 리포트
- 치바는 정확하다

2. 사신의 하드보일드
- 치바와 후지타 형님

3. 사신의 탐정소설
- 산장 살인사건

4. 사신의 로맨스
- 연애 상담사 치바

5. 사신의 로드무비
- 살인 용의자와 동행하다

6. 사신의 하트워밍 스토리
- 치바 vs. 노파

사신의 일을 할 때마다 비를 만나지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기에 열심인 " 치바 " 는 언제나 미묘한 대화와 뉘앙스로 웃음을 자아낸다. 물론 읽는 이들에게만..

사신치바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지은이 이사카 고타로 (웅진지식하우스,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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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웃긴 건 치바 스스로가 신기하게 여기는 인간들이 이런 황당한 존재인 " 치바 " 를 무리없이 받아준다는 점이다. 마치 자기만의 세상에서 산책하는 듯한 식의 대화와 뉘앙스, 그리고 태도를 보여주는 " 치바 " 를 강제적으로 멀리 보내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죽음이 삶의 바로 옆에서 관찰하고 있다는 설정이 곧 인간 스스로도 죽음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살아야 하지 않겠냐는 지은이의 메시지로 비춰진다.

정말 인간이 일주일 뒤에 죽을 것처럼 살게 된다면 소설에서처럼 값지고 멋진 시간들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소중한 시간들이 흘려보내는 인간들을 " 사신 치바 " 는 지켜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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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서쪽을 완전히 제패한 뒤 카이사르는 마침내 폼페이우스와 그를 따르는 원로원 의원들을 처리하기 위해 그리스로 떠난다. 3권은 카이사르가 내전을 마무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고, 이집트에서 벌어진 알렉산드리아 전쟁 직전까지 기록되었다.

" 내전기 " 에 유실된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여전히 시오노 나나미의 " 로마인 이야기 " 에 대한 평가는 낮아지고 있다. 볼품없는 작품이라는 뜻이 아니라 명작계열보다 수작계열로 가까워지고 있다는 게 맞겠다. ^^;;


전쟁을 준비하는 폼페이우스
에피루스 회담
카일리우스의 반란
안토니우스의 시련
마케도니아의 부정들
다라키움 공방전
카이사르의 작전, 실패하다
카이사르, 테살리아로 가다
품페이우스의 추격
최대의 결전, 파르살루스 대전투
폼페이우스의 최후
알렉산드리아, 그리고 클레오파트라

카이사르의내전기
카테고리 시/에세이 > 인물/자전적에세이
지은이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사이,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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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들 사이의 전쟁이면서도 당시에는 사실상의 세계대전이었던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의 대결은 일진일퇴 끝에 카이사르의 승리로 마지막을 장식했다. 그동안은 카이사르가 병력수는 작지만 고참병을 주로 거느리고 있었던 반면, 폼페이우스가 카이사르의 두 배에 가까운 병력에 전쟁경험이 부족한 신참들 위주여서 이게 승리의 주요 열쇠였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 못지 않게 중요했던 점을 발견했다. 바로 연습이다. ^^;;

파르살루스 회전 ( 평야 같은 곳에서 군사들끼리 포진해 싸우는 것 ) 을 앞두고 카이사르의 병력은 책의 설명에 따르면 로마 중무장 보병 6개 군단 2만 7천 명과 기병 2천기인데, " 내전기 " 에 따르면 보병이 2만 2천에 기병이 1천기였다. 아마 현지에서 충원한 경무장 보병과 기병들 때문에 수치가 다른 것 같다.

여기서 짚고 싶은 게 바로 이 경무장 보병들과 주요 고참병들을 파르살루스 회전 직전까지 여러 차례 카이사르 자신이 예측한 전투의 진행형태에 맞게 훈련시켰다는 점이다. 적의 기병들을 막기 위해 정예 중의 정예들인 고참병들만 따로 모아 4번째 대열로 별도의 부대를 만든 후, 그 빈자리가 드러나지 않도록 로마 중무장 보병들 사이에 경무장 보병들을 끼워 넣고, 전투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호흡을 맞췄던 것이다.

시오노 나나미나 플루타르크는 이런 점을 별로 드러내지 않았는데, " 내전기 " 를 보니 카이사르와 함께 갈리아에서 전쟁을 치루면서 경험을 쌓았던 2 개 군단이 폼페이우스에게는 고스란히 남아있었기에 단순히 고참병들의 수치때문에 전쟁수행능력이 더 뛰어나서 카이사르가 이겼다고 하기에는 전투결과가 너무 압도적이어서 2퍼센트 부족한 설명으로 보여진다.

카이사르의 핵심 군단들은 9, 10, 11, 12 군단(?) 정도였고, 1개 군단의 정원인 6천명에 훨씬 못 미치는 3천 6백여명(?) 이하가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9 군단은 파르살루스 회전 직전의 전투였던 다라키움 공방전 ( 고지나 진지를 두고 벌인 전투? ) 에서 심각한 병력 감소가 있었기에 2만 2천의 중무장 보병 중 전투경험이 풍부한 고참병의 비율은 높긴 하지만 시오노 나나미가 말한 것처럼 높지는 않았던 것 같다. 아마 8 대 2 정도로 묘사한 것으로 기억되는데, " 내전기 " 에 따르면 6 대 4 정도로 보여진다. 4 정도의 신참비율도 분명 전쟁경험을 갖고 있긴 하지만 많은 정도는 아니고, 그 정도의 전쟁경험은 폼페이우스 측의 로마 중무장 보병들도 가지고 있었다.

카이사르가 압도적으로 폼페이우스 진영을 패퇴시킬 수 있었던 건 현실에 맞는 기발한 발상, 고참병을 활용한 전쟁수행 능력 그리고 부족한 요소를 메꾸는 훈련의 결과였다고 본다. 전투가 벌어지면 너무 역동적인데다 예측하지 못한 상황도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기에 경험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이런 부족분을 카이사르는 훈련을 통해 메꿔 경무장 보병들이 등을 돌리고 달아나거나 우왕좌왕하지 않고 제 몫을 다하도록 만들었기에 두 배에 가까운 병력차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 카이사르의 고참병들이 폼페이우스의 기병들을 막아도 보병대열이 뚫리거나 밀리면 전투의 결과는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적은 수에 고참까지 빠져 나간 자리를 이질적인 경무장 보병들로 채우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에 반해 폼페이우스 진영은 부족분인 경험을 메꿀 생각보다 압도적인 병력수의 차이만 믿고 논공행상부터 하다가 자멸하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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