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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상황이 좋지 못했다는 걸 먼저 말해야겠다. 집중해서 읽지 못했고, 이 책을 내가 가지고 있던 잣대에 맞춰보고 있었던 점 때문에 제대로 음미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챕터별로 기억나는 부분들을 다시 흝으면서 포스팅하던 중에 이 책이 처음 느꼈던 것보다 훨씬 더 잘 만들어진 책이라는 걸 깨달았다.
소설이 아님에도 소설같은 느낌을 주는 챕터들과 전문경영서가 아님에도 경영에 관한 멋진 자극을 주는 챕터들, 그리고 빌리 빈에 대한 가감없는 표현들이 어우러졌다. 이런 두서없는 챕터들에 대한 느낌 때문에 혹시 작가가 좋은 소재에만 혹해서 마구잡이식으로 쓴 글이 아닐까하는 과학적이지 못한(!) 의심을 가졌다.
3년간 베스트셀러였다고 광고된 책에 비해 챕터의 순서를 난잡하다라는 섣부른 판단이 포스팅을 여러 번에 걸쳐 해야하는 상황을 만들었고, 단편적으로 떠올랐던 감상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
그가 매력적인 캐릭터인 것은 분명하다.
이 책에서는 그의 단점도 감추지 않는다. 그냥 관찰한 모습만 보여줄 뿐이다. 가난한 구단의 수호자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그의 모습에서 저자는 어떤 점을 우리에게 보여주려하는지 분명히 보여준다. 이 저자가 글을 잘 썼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책을 읽을 때보다 책을 읽은 후에 더 많은 상상을 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평소에 접하는 드라마틱한 소설들과 달리 독자의 느낌을 한정짓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책을 덮고 난 뒤에 그에 관한 사실들과 관련된 주장들을 나열하다보면 더 감정적으로 표현했어야 하지 않나 싶은 아쉬움이 가득해지는데, 저자가 불필요한 간섭을 하지 않았기에 독자는 스스로 상상해서 빌리 빈에게 다가가야 한다. 어찌보면 캐릭터를 관찰하다가 캐릭터의 속성에 문장에 흐름에 빠져든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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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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