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보는 벤치클리어링이었다.

잠실구장에서 LG 와 두산이 맞붙어 1:11 로 대판 뚜드려 맞았다.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을 때는 1 : 10..

오재원 선수가 타석에 들어섰는데, 유원상 투수가 타자쪽으로 날아가다가 완전히 타자의 등뒤로 넘어가는 폭투를 했고, ( 오재원 선수의 방망이에 맞아 파울이 됐다. ) 오재원 선수는 빈볼로 판단해서 왜 그러냐 ( 입모양으로 추측 ) 며 투수쪽으로 걸어왔다. 순간, 이택근 선수가 중간에 오재원 선수를 양팔로 거칠게 밀며 막아섰고 이것을 빌미로 벤치 클리어링은 시작됐다. 이택근 선수도 한터프 하는 모양이다.

대강 이런 모양새..

LG 점수주기 시작 -> 박현준, 오재원 조금 건드림 -> LG 대박 점수주기 -> 유원상, 오재원 또 건드림 -> 오재원 폭발, 무섭게 달려오지는 못하고, 소리치며 걸어옴 -> 이택근, 갑자기 달려와 양팔로 오재원의 양 어깨를 확 제끼는 사태, 양 쪽 다 폭발..


오재원 선수가 오해할 만도 한게, 유원상 투수 이전에 선발투수였던 박현준 투수도 역시 비슷하게 ( 오히려 더 위협적으로 ) 머리 쪽으로 폭투를 날렸기 때문이다. 사실 이때부터 오재원 선수는 심사가 뒤틀린 듯 보였다.

내가 봐도 2 번의 폭투는 모두 타자가 위협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느낌을 정리하자면 오재원 선수를 맞출 생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단지 아~~주 기분 나쁘게 만들고 싶은 건 분명해 보였다. 오재원 선수가 LG 선수들에게 밉상이었거나 아니면 어제 오늘 두산에 대패하는 것에 대한 분풀이로 오재원 선수를 고른 것인지는 모르겠다. 최근 오재원 선수가 의외로 터프 ( 혹은 성질이 아주 더러울지도 ) 한 선수라는 게 눈에 띄었다.

4강 탈락이 확정되고 얼마 후부터 LG 는 아예 눈에 띄게 연습게임(?)을 하고 있다. 선수들의 부상을 염려하는 것이라면 상관없지만, 그게 아니면 거의 될대로 되라식의 분위기다. 반면 두산은 분위기가 좋은지 꽤 재밌는 모습을 끝까지 보여주고 있다. 선수들 역시 타석, 수비, 그리고 투구에서 분위기가 그냥 평상시 페넌트레이스 때와 같았다.

재밌었던 건 벤치 클리어링과 그 후의 모습인데, 카메라가 아주 재밌게 잡아주고 있었다.

일단 두산은 결장이었던 김동주 선수까지 가세했고, LG 는 이병규 선수가 의외로(?) 거칠게 나왔다. 7 분 가량 경기가 중단됐다는데, 이병규 선수가 좀 더 해줬으면 아주 볼만할 뻔 했다.

벤치클리어링이 끝난 후에도 양 쪽 덕아웃에는 김동주 선수가 쇠망에 기댄 채 똑바로 LG 덕아웃을 바라보고 있었고, LG 이병규 선수도 똑같은 포즈로 주변 선수들과 이것저것 물어보며 확인하고 있었다. 선발임무를 끝내고 샤워를 하고 나온 듯한 김선우 투수는 그제서야 상황을 들은 듯 했고, 덕아웃 근처에서 상대편을 바라보며 꼿꼿한 자세로 일관했다. 주변에는 이종욱 선수가 잠깐 보였고, 그 후 김현수 선수와 이것저것 얘기를 나눴다.

결론 : 야구선수 벤치클리어링도 왠지 한분위기 한다. 요즘 서울팀들 팀순위는 하위권인데, 포스는 상위권이다. 다들 닭싸움 한판 보여줬으면 싶다.

덧붙이기 : LG 의 후폭풍은 지난 해보다 5 배 정도 쎄질 필요가 있다. 프런트가 잘했다거나 잘하고 있다는 건 결코 아니다. 깨질 쪽빡은 아주 아작을 낼 필요가 있어 보일 때가 있다는 말이다.

WRITTEN BY
리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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