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 박 당선인 “제가 약속하면 여러분이 책임져야” " 라는 황당한 제목의 기사가 인터넷에 떴다. 얼마 전 " 법질서가 지해하는 사회 " 제목에 후속작으로 부족함이 없다. 정말 박 당선인이 무슨 생각으로 이런 말을 했을까 싶어 읽어봤더니 역시나 글쓴이나 제목을 지은 이나 옐로우 저널리즘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http://media.daum.net/issue/419/newsview?issueId=419&newsid=20130127223809172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사회에서 시급히 개혁을 이뤄내야 할 곳이 많지만, 그 중 언론단체, 미디어집단은 우선순위가 아주 높다고 본다. 이 기사 하나만 보더라도 정말 평범한 내용을 가지고 엄청난 반목과 불화를 양산해 내고 있다.

기사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면 25일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경제1분과 인수·전문위원들과 비공개 토론회를 가졌고 여기서 공약 이행을 강조하며 토론회 참석자들에게 한 말로 보인다. 그런데, 기사의 첫 문단에서는 이 말을 어디서 누구에게 한 것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대신 주어(!)를 넣었다.

이는 대통령 당선인이 자신과 함께 일할 전문가들에게 요구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 우선 박 당선인은 모든 분야에서 전문가가 아니다. ( 개인적으로는 어느 한 분야에 대해서라도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지 의심스럽지만서도.. ^^;; ) 경제쪽에서는 사정이 더 급박하고 국민들에게 어필할 요소로 강한 의지를 밝힌 것 뿐이라고 보여진다.

물론 박 당선인의 말에 오해의 소지가 많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회의 내용과 분위기를 살펴보면 충분히 알 수 있을 만한 맥락을 이런 식으로 다르게 표현했을 때는 기사를 쓴 신문사가 사실과 메시지를 대중에게 제대로 전달할 능력이 없던가 아니면 의도적으로 말초적 혹은 자극적인 기사를 무책임하게 남발하고 있는 것이다.

/* 이쯤에서 밝혀두는 건 글쓴이는 신문사나 정치인들과 전혀 무관한 일반인이며, 단지 이 기사와 이 기사에 딸린 댓글만 읽고 작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지 평소 우리나라 미디어에 대한 불만적인 요소들이 이 기사에도 녹아있어 그 점을 끄집어내고 싶을 뿐이다. 아쉬운 건 진짜 저널리스트들처럼 발로 뛰고 사실을 확인해서 논증적으로 비판하지 못하고 소설에 가까운 포스팅으로 그친다는 것이다. 그냥 푸념으로 들어도 상관없지만, 한번쯤 다시 생각해 봤으면 해서 기록해 둔다. ^^;; */

전자보다는 후자에 더 가깝다고 판단되는데, 요즘 신문들은 독자 혹은 국민들에게 진실과 메시지를 알리기보다 이익을 증대하는 기업이나 마케터같은 모습을 더 많이 보이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단 자극하고 혼란을 만들되 자신들은 법적으로 빠져나갈 요소들을 만들어 두고 - 예를 들자면, 주어 등의 주요 문장구성요소 한두개씩을 빼는 방식으로 - 읽는이들은 분노나 하찮은 정의감에 눈이 멀어 진실보다 징벌과 비꼬기 ( 정확히 말하자면 씹기 ) 에 더 재미를 느끼도록 중독시킨다. 그래야 수준낮은 미디어단체들은 꾸준한 수입원을 확보하고 심지어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생각지도 못한 자금의 유입을 증가시킬 수 있는 저력을 발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의 말실수는 이미 어느 정도의 전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 기사의 댓글을 통해 또 한번 구설수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댓글을 다신 분들의 뜻이야 짐작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상식적으로 인수위원회의 비공개 토론회에서 "여러분"이라고 지칭했다면 그 사람들이 국민들이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사실상 오해일 가능성이 높다. ( 개인적으로 댓글들은 정말 재미있었다. 하지만 왠지 댓글들 중에도 말초적인 자극을 유도하기 위한 알바생이 활동한 건 아닌가 의심되는 것들도 있었다. ^^;; )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지금의 언론단체 혹은 미디어집단들을 이런 모습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지는데, 제발 이 기회에 국민들이 더 똑똑해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그래서 글쓴이같이 소설 수준의 음모론보다는 진실을 알리는 제대로 된 " 기사 " 들이나 블로그 포스팅들이 나타나고 늘어나 국민의식이 성장하길 바란다. ^^;;

추가적으로 또다른 황당 가설을 풀어보자면, 박 당선인의 저 발언이 진심이었으면 싶다. 왠지 타성에 젖은 몇몇 고위관료나 쓰레기 마인드를 가진 정치인들은 박 당선인이 여자의 몸으로 좀 어수룩해 보이고 다루기 쉬워 보여 지지한 게 아닐까 싶다. 그런데 갑자기 공약을 이행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면 최소한 초기에는 맞춰주는 시늉이라도 보여야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 경제상황에서는 그 시늉조차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러니 무리수가 차츰 쌓이고 언젠가 모여서 터지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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