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툰"이라는 만화를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림체도 별로 끌리지 않고, 말만 많아보여 내 취향이 아닐 듯 싶었다. 지금도 딱히 내 취향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읽어 보니 좋아할 사람들이 꽤 있어 보인다. ( 2001년에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했단다. ) 

1968년생 작가분인 홍승우 씨는 1999년부터 "비빔툰"을 그리기 시작했고, 전 9 권으로 완간됀 것으로 알고 있다. 한겨레 신문에서 연재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볼 수 없었다. 

만화가 홍승우의 블로그 : http://blog.naver.com/bibimtoon/ 

한겨레 만화소설 페이지 : http://legacy.www.hani.co.kr/section-011000000/home01.html

비빔툰1-9완결세트
카테고리 만화 > 명랑/코믹만화
지은이 홍승우 (문학과지성사,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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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쑥 4권만 읽은 상황이라 전체적인 평은 할 수 없지만, ( 1, 2권은 꽤 오래 전에 읽었던 기억만 있어서.. ^^;; ) 확실한 건 예전에 기억하던 "비빔툰"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조카와 잠시 같이 살아봐서인지 5살, 3살 아이들과 풀어내는 유쾌한 에피소드들은 많이 공감했다. ㅋㅋㅋ 죽음이다.. 

그외에도 부부간의 갈등,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일상생활의 소소한 재미들을 찾아 들려주는데, "비빔툰" 은 그런 에피소드들 중에서 정말 현실감 넘치는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육아교육용, 부부생활 참고서쯤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 

다분히 김양수의 "생활의 참견"을 연상시키는 대사빨 ( "생활의 참견"이 나중이겠지만 ) 과 스토리 전개는 독자로 하여금 쉽게 빠져들 수 있도록 하는 의외의(?) 매력이 있다. 그나저나 홍익대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하셨다는 분이 이렇게 그림을 임펙트없게 그릴 줄은 몰랐다. ㅋㅋㅋ 가정얘기를 다뤄서 이런 그림체일지도 모르겠지만서도.. ㅎㅎㅎ

끝으로 4권 뒤에 붙은 "발문"은 옥의 티가 아닐까 싶다. 한겨례 쪽 사람으로 추측되는데, 가끔 이쪽 분들은 가볍게 써도 될 것을 너무 정성스레 쓰시다가 복잡하게 만드신다. " 비빔툰 " 은 가정 문화의 심오한 뜻보다 어디선가 똑같이 살아가고 있을 우리네 젊은 부부와 아이들의 이야기다. 그냥 부딪치고 울고불고 뒹구는 사람이 살아간다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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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농구만화인 " 슬램덩크 " 가 농구사진의 구도를 그대로 베껴서 사용했다는 이유로 몇몇 관련자와 팬들에게 욕을 먹었다는 인터넷 자료를 오래 전에 본 적이 있었다.

그게 범죄인지 아닌지, 혹은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아닌지에 대해 당시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명작만화에 따르는 안좋은 뜬소문이거나 극단적인 만화애호가(?)들의 옹고집쯤 되려니 치부했다. 

최근에 이와 관련해 " 트레이싱 ( Tracing ) " 이라는 정식(?)용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는 용어인데, 만화 쪽에서도 비슷하지만 좋지 않을 뜻으로 사용된다는 걸 알았다. 


tracing

추적, 수색, 투사. 

the act of drawing a plan or diagram or outline

제도용지 위에 그려진 기계 설계 도면을 베끼는 일, 설계 도면 위에 트레이싱 페이퍼를 올려놓고 도면과 똑같이 베끼다 

출처 : DAUM 사전. 





관련 자료를 검색해 보면 알겠지만, 당시 인기가 높았던 NBA 스타들의 사진집에서 뽑은 멋진 장면들과 슬램덩크 만화의 주요 장면들 사이에 너무나 비슷한 점이 너무나 많이 발견된다. 또한 기억으로는(?) 작가인 이노우에 다키히코 씨도 이 부분을 인정했다고 들었다. 

이 사건이 팬에 의해 알려진 것인지 아니면 다른 소란에 의해 덩달아 알려지게 된건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에 와서는 분명 만화가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고 판단된다. 논란의 소지가 많기는 하지만 법적인 문제까지 가야할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만화를 그리고 싶고, 만화를 평생의 직업으로 삼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괜찮은 공부가 될 것 같긴 하다. 슬램덩크 만화와 비교되는 사진들 속에서 어떻게 선과 터칭(?)같은 것을 빼왔는지 어떤 컷은 사진보다 강렬하다. 우리나라 만화도 요즘은 굉장히 많이 발전했는데, 이런 일과 방식들을 타산지석, 반면교사 삼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했으면 싶다. 

이 용어를 잘 기억하지 못할 듯 싶어 기록해 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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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 무사 백동수 " 의 원작만화라고 들었는데, 마침 완결된 것을 보고 단숨에 끝까지 읽었다.

전체적인 느낌은 제법 재미있지만, 클리셰 ( 상투적인 표현 ) 가 많고 현재 우리나라 다수의 만화들이 그렇듯 어중간하고 급하게 마무리지었다. 스토리 작가의 블로그에 따르면 3년쯤 뒤에 이후의 이야기들을 다시 쓸 의향은 있다고 한다. 

그림체는 말끔하지만, 상황에 맞게 캐릭터를 변형하거나 캐릭터 성격을 그림을 통해 표현하는 데는 좀 부족한 느낌이 있었다. 

그럼에도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우리나라 만화 수준이 점차 내공을 쌓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팩션 ( 허구적인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만화에 역사적 사실 등을 상당히 버무려 교훈과 재미를 배가시킨 스타일 ) 임에도 재미가 있고,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정통무예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대부분 그대로 배치해서 우리 역사의 새로운 부분을 독자에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드라마 " 무사 백동수 " 는 별 관심이 없어 못 봤지만, 원작만화 " 야뇌 백동수 " 는 일단 소년기를 벗어나는 시점에서 9권으로 마무리 짓는다. 솔직히 주요 등장인물들을 제법 카리스마 있게 그려 놓는 바람에 뒷얘기가 너무 궁금한데, 뭔놈의 계약때문인지(?) 3년쯤 지나야 실행이 가능하다고 스토리 작가의 블로그에 써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만화 쪽 돈 대는 세력의 신뢰도가 그리 높지 않아 솔직히 별 기대는 없다. 그림작가나 스토리작가분들은 당근 마무리를 짓고 싶어하지만, 그런 여건을 제공해고 구축해야 할 실질적인 주체들이 전혀 실질적인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주변 단체들은 순수하긴 하나 전략적인 사고가 떨어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 




그림 홍기우 작가의 블로그 :  http://blog.naver.com/lolifinger 

글 이재헌 작가의 블로그 :  http://beststory.egloos.com/ 
( 블로그 이름이 멋있다. " 좋은 글은 내가 다 쓴다 " 이다. ㅋㅋㅋ ) 

포스팅 " 야뇌 백동수는 끝이 아닙니다 " : http://beststory.egloos.com/2943449 

글 이재헌 작가의 트위터 :  https://twitter.com/leejaehun80 




" 야뇌 백동수 " 의 드라마화와 관련한 이재헌 작가의 인터뷰 ( 루리웹 ) :
 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521/read?bbsId=G003&itemId=277&articleId=530813 

주요내용은 드라마 관련자와 출판사측이 협상해 2천만원에 계약하고, 출판사 8백, 그림작가 6백, 스토리작가 6백을 나눠가졌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별 저작권이 모두 넘어간 상태라는 거.. ㅡㅡ;; 

별 저작권이 다 넘어가서 드라마화한 내용을 가지고 다시 소설로 써서 맘대로 팔 수 있다는 거..

살펴보니 드라마와 때맞춰 " 무사 백동수 " 라는 소설이 나와 있었다. 소설 작가분의 프로필을 보니 그닥 땡기지 않는다. 


야뇌백동수.9
카테고리 만화 > 액션/무협만화
지은이 이재헌 (대원씨아이,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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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 " 다모 " 등등에 비해 그림체가 다소 상업화 혹은 캐릭터화 된 것이 아쉽긴 하지만, 여전히 같은 맥락에서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해 보는 작가들이 있다는 데 의의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이상한 건 "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 은 이 만화를 보고 나니 볼 때보다 더 좋은 작품처럼 여겨진다는 점이다. ㅎ 


깜빡했는데, 야뇌 백동수는 정조 때 무사이며, 우리나라 무예와 관련해 뜻깊은 일을 하신 분이라고 한다. 역사적 인물로는 " 홍국영 " 과 " 김홍도 " 가 등장하며, 무예와 관련해 몰랐던 인물들 여럿을 알게 됐다. " 홍국영 " 의 경우, " 정감록 " 이라는 소설을 통해 각인된 이미지가 있는데, 캐릭터화 된 것을 보니 좀 깨긴 한다. 그래도 성격은 비슷하게 표현했다. 정조 때 인물이긴 하나, 아직 어렸던 영조 시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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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님이 " 구르믈 서버난 달처럼 " 이라는 영화를 들고 나왔을 때, 이 만화를 알게 됐다. 그런데, 영화가 별로 흥행에 성공하지 못해 관심이 시들해질 무렵, 블로그나 만화비평 자료들을 통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음을 알게 된 후 찾아읽게 됐다. " 박흥용 " 이란 만화가도 처음 보게 됐는데, " 내 파란 세이버 " 도 그의 작품이라고 한다.  

원래는 10년도 더된 작품인 것으로 보이는데, 얼마 전에 3권짜리로 재출간된 듯 싶다. 

 http://cartoon.media.daum.net/info/total/465 

검색결과에 오류가 있어 확신할 수 없었다.



스토리는 전형적인 자아성찰, 인생달관인데, 꼼꼼한 사전조사, 울림이 깊은 컷, 싯구같은 텍스트들 그리고 민족정서가 담뿍 묻어나는 연출에서 그래픽 노블이라고 불릴만 했다. 

만화시사회 바로가기 ( 몇 컷 정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 
http://cartoon.media.daum.net/preview/viewer/768 


만화스토리는 주인공 견자가 장님검객 황정학을 따라다니며 검술과 인생을 배우고, 세상사를 이해하면서 자아를 완성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 배경에 신분제도, 당파싸움, 현실개혁, 임진왜란 등의 역사적 사실을 깔아 묵직한 무게를 담아낸다. 실제 당시에 살았던 칼잡이를 모델로 한 작품으로 알고 있다. 


구르믈버서난달처럼세트
카테고리 만화 > 드라마
지은이 박흥용 (바다그림판,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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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사뭇 다른 것으로 들었다. 황정학이 병으로 죽는 대신, 현실개혁 반란군의 수장인 이몽학과 대결하는 것으로 바뀌었는데, 어떤 식으로 바뀌었든 보수적인 냄새가 난다.

보지 않았아도 대강 짐작으로 황정학이 이겼거나 아니면 이몽학의 반란이 좌절됐을 것 같다. 만화에서는 이몽학이 견자를 끝내 자기편으로 끌어들이지 못하고 한탄하는데, 둘 다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구름을 벗어난 달이 되고자 견자는 고뇌가 가득한 길을 떠나 마침내 마음의 자유를 얻지만, 스스로의 자유 뿐이다. 여인네를 얻고 행복을 찾는 게 뭐 그리 답답한 것인가 싶겠지만, 현재의 시점에서는 외면하고 조금 비겁해 보이는 편이다. 

그림체, 만화적 완성도와 재미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 주제의식이 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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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시오노 나나미의 " 십자군 이야기 " 와 계속 비교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시오노 나나미가 서방의 입장에서 십자군 전쟁을 바라봤다면 이 책은 다분히 동방 ( 오리엔탈 ) 의 입장을 많이 피력하고 있다. " 안나 콤네나 " 라는 비잔틴 제국의 공주가 남긴 역사서 " 알렉시아스 " 등과 그리스의 역사서들을 비슷한 무게로 다루고 있어 시오노 나나미의 시선과 사뭇 다른 면이 많다. 흠이라면 상대적으로 열세인 이슬람쪽 얘기들이고, 만담의 틀 속에 있는 역사이야기라 거시적인 면에서 좀 밀리는 편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책이 십자군 전쟁사 전체를 보면서 주요 사건들을 나열했다면 이 책은 어떤 사건들이든 민중이 겪으면서 느껴야 했던 것들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어 정사보다는 야사처럼 느끼지기도 한다.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2권은 예루살렘이 십자군의 지배하에 놓이게 될 때까지를 다루고 있다.  시오노 나나미는 군중십자군의 행동들을 사소한 문제로 다뤘지만, 이 책은 군중십자군의 만행과 혼돈을 관습적인 서양 중심 사고방식에 젖은 역사적 악행으로 간주하고 있다.  아마도 돌아온 악몽이라 함은 이런 군중십자군이 동방지역까지 와서 흐지부지 사라졌다가 서방의 기사, 귀족, 종교 인물들을 중심으로 다시 난입하여 예루살렘까지 확보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당시 시대상황이 어땠는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이 정도로 역사적 악몽이라고 하기에는 좀 과대포장한 느낌이 있다. 이보다 더 심각하고, 참담했던 역사적 사건들은 굳이 십자군 얘기가 아니더라도 쉽게 찾을 수 있다. 

1권과 비슷한 양상, 시선으로 전개되서 별다른 감흥은 없지만, 만화가 박재동님의 " 추천의 글 " 에서 약간 실망을 느꼈다. 개인적으로는 만화의 힘을 느낄만한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았는데, 당시에 고등학생이었다고 하는 아들에게도 권하고 싶을 정도였다고 칭찬하고 있다. 

박재동님이 절대권력이나 억압적인 기득권층에 대해 반감이나 올바른 사회에 대한 고민을 어느 정도 알고 있기에 이해는 하지만 아무래도 영향력있는 분들은 다소 객관적이고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도 고려해야 하지 않나 싶다. 굳이 예를 들자면, " 서양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감춰졌던 동양의 시선을 드러낸 십자군 전쟁에 관한 역사 만담이니 독자가 역사 속에서 뭔가 찾고자 한다면 읽어볼만한 책이다 " 정도로.. 

저자인 김태권 씨는 우리 스스로의 눈으로 역사를 바라보기 위해 이 책을 그렸고, 공정한 시각을 유지하기 위해 동방 ( 오리엔탈 ) 과 서방 ( 옥시덴탈 ) 의 책을 능력이 닿는대로 읽었다고 한다. 스스로도 " 중동 " 과 동로마의 시각이 우리에게 너무 낯설다고 인지하고 있지만, 거기에 과거 역사를 통해 오늘날 우리의 모습까지 빗대어 만화화하니 낯설어도 너무 낯설다. 개인적으로 공정한 시각은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본다. 하지만, 분명 기존 역사가들이 보여주지 못한 것들을 들춰내고 있기에 독자가 스스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지금 보니 내가 읽은 책은 " 길찾기 " 에서 나온 것으로 절판되었고, " 비아북 " 에서 새롭게 해석이 첨부되어 재판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태권의십자군이야기.2:1차십자군과보에몽
카테고리 역사/문화 > 서양사
지은이 김태권 (비아북,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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