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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생 -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 5

윤태호 글,그림
위즈덤하우스 | 2013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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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하는 사람은 요석이 될 수 없다.

"일을 해, 일을. 회사 나왔으면. 힘빼지 말고."

 

평범한 말에 무게를 실어 확실하게 의사를 전달하는 오차장에게 직장인의 품격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런 사람조차 허덕여야 하는 힘든 현실도 함께 전해진다.

 

회사 내부의 큰 비리를 적발하고도 내부고발자이기에 감내해야 하는 주변의 시선들이 꽤나 씁쓸하다. 만년 과장 신세였던 오과장을 주변에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던 것일까? 개인의 출세를 위해 아낌없이 치부를 들춰내는 유형의 인간으로 보고 있었다고 하기에는 그동안의 전개에 무리가 있다. 별로 빛을 보지도 못하는 영업3팀에서 고군분투하며 진급이 늦어져도 크게 잔머리 굴리지 않았던 모습이 같은 회사의 주변 사람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것일까? 아니면 대기업이라는 곳의 특성이 원래 그런 곳일까? 개인의 이익을 위해 직장 동료를 배신했다는 시선이 자연스럽게 드러난 곳이 과연 일하고 싶은 곳일까?

 

에피소드가 진행될수록, 장그래가 성장할수록 회사의 구조적 모순, 어두운 습성과 마주하게 된다.

 

 

"회사가 전쟁터라고?

밀어낼 때까지 그만두지 마라.

밖은 지옥이다"

 

대기업을 다녔다는 캐릭터가 내뱉는 한 마디가 "미생"이 가지는 커다란 반어적 메시지를 함축하고 어두운 결말을 암시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장그래가 성실히 제 몫을 다하고 커갈수록, 대기업 내부는 전쟁터가 되어가고, 사회는 지옥처럼 변하는 게 아닐까 싶다. 일하고 싶은 팀의 모습을 멋지게 그려내고 있는 "미생"이 바탕에 깔고 있는 반전의 그림자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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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생 -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 4

윤태호 글,그림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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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의 가르침..

1권 착수, 2권 도전, 3권 기풍에 이어 4권 정수까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밟게 되는 흔한 과정들을 순리대로 진행해 왔다. 뭔짓을 했는지도 모른 체 시작하는 착수, 뭔가 해볼만한 것들을 찾기 시작하는 도전, 여러 실패 끝에 알게 되는 자신의 기풍을 알게 되면 가장 남겨야 할 것들, 가져야 할 것들이 무언지, 인생에서 정석을 배워야 하는 이유를 깨닫게 된다.


웹툰으로 볼 때는 박과장의 비리사건만 기억에 남아 너무 흥행성 스토리에 치우쳤다 싶었는데, (회사생활하면서 비리를 캐어내게 되거나, 내부고발자가 되는 게 어디 흔한 일이겠는가? ^^::) 책으로 다시 보니 일반적인 수순을 다지고 전개됐다는 걸 확인했다. 깨질 때 깨지고, 좌절할 때 좌절하지만 언제나 출근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버텨내는 자신의 기특함에 놀랄 때도 있다.


4권 정수편을 읽고 있으면 "이젠 팀원이 돼줘야지"라는 오과장의 대사처럼, 사회인으로써 제 몫을 다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오과장은 직장인으로써의 업무역량에 대한 것이지만, 사회인으로써는 가치판단과 문제를 풀어가는 자세가 역량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보는데, 박과장의 참담한 패배에 대한 원인을 보자면, 직장인으로써의 기본자세를 잊은 것 외에도 수익의 재분배에 대한 불평등을 정수대로 접근하지 못하고, 편리한대로 풀어냈다는 데 있다. 주어진 임무를 정수대로 풀어가는 능력 못지 않게 사회적인 문제를 정수대로 접근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걸 부각시켰으면 더 의미전달이 좋지 않았을까 싶다. ^^;;


장그래를 정수대로 성장시켜가는 영업3팀과 정치판, 놀이판임을 드러내는 원인터내셔널의 대비되는 모습이 잘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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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클린트 이스트우드

클린트 이스트우드 저/로버트 E. 카프시스,캐시 코블렌츠 공편/김현우 역
마음산책 | 2013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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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이렇게 성장해 왔다.

1971년부터 2011년까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인터뷰한 내용들 중 24편이 수록되어 있다. 영화학 교수인 로버트 E. 카프시스와 도서관 사서인 캐시 코블렌츠가 선별했는데, 1998년에 시작된 '영화감독과의 대화'시리즈 중 한 편으로 보인다. 영화배우에서 영화제작자이자 감독으로써 우뚝서기까지의 과정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영화 전체의 흐름은 '서문'에 잘 드러나 있는데, 그 중 이스트우드가 영화를 만드는 철학에 관한 요약이 재밌다. 이야기의 중요성, 저절로 나오는 것, 관객의 역할, 모호함, 조명 등 짧고 직설적으로 써 있어서 너무 단촐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책을 읽고 나면 불필요한 것들은 아예 꺼내지도 않으면서 편하고 신속하게 영화를 만들어내는 장인의 모습과 닮아있음을 알 수 있다.


클 린트 이스트우드에 관한 전기가 아닌 인터뷰 모음집이라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보여주는 모습만 볼 수 있다는 게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영화인으로써 가고자 하는 방향과 특징들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인터뷰집 초반에는 반복적인 내용들이 보이기도 하고, 비슷한 질문에 불분명했던 내용들이 나중에 보다 뚜렷하게 서술되기도 하면서 클린트 이스트우드 스스로 보다 선명해지고 있는 걸 보자니 적어도 항상 배워간다는 평범하지만 무게있는 그의 철학이 지켜지고 있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영화를 만들 때, 드러나는 특징들은 대략 다음과 같다고 한다.

묵혀있거나 돌아다니던 시나리오 중 직감적으로 와닿는 것이 있으면 일단 만들 준비를 시작한다.

흥행에 크게 책임을 느끼지 않으니 최대한 저렴한 제작비를 마련한다.

(할리우드에서는 적은 제작비이긴 하나, 우리나라 현실에서 보면 몇 천만달러 정도의 비용인데, 그간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보여준 역량으로 인해 제작사 측에서는 기꺼이 돈을 내놓는다고 한다.)

돈이 준비되면 적절한 배우들을 캐스팅하는데, 불필요하게 돈을 쓰지 않는다.

(그럼에도 많은 배우들이 서로 참여하려고 달려든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인지는 도널드 서덜랜드의 에피소드를 읽으면 와닿는다)

그후 오랫동안 같이 일해온 든든한 스탭들과 안락한 촬영환경을 준비하고, 짜여진 일정대로 차근차근 영화를 만들어간다.

이미 알려진 거장들과 달리 별다른 독특함이 보이진 않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참여한 영화들을 다시 찾아보면 그만의 스타일이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예 전 영화들에서는 구체적인 얘기가 언급되지 않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감독으로써 인정하게 만든 "용서받지 못한 자" 이후로는 비교적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혹시 아직 보지 못한 클린트 이스트우드들의 영화들을 고르게 될 때 참고가 될만하다.


1930년 3월 31일생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앞으로 얼마나 더 작품을 만들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습관처럼 자신의 소명처럼 영화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는 그의 모습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걸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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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생 -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 3

윤태호 글,그림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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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그래, 안영이, 장백기, 한석율의 4인 4색..

바둑두는 사람의 스타일을 기풍이라고 하는데, 빡빡한 인턴시절이 끝난 후 살아남은 이들이 자신의 색깔을 내비치는 3권이다. 그들의 성향은 인턴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자신감만은 필요이상이다.


드디어 궤도에 들어섰다는 등장인물들의 기대와 흥분에 이전에 보여줬던 심리적 압박이나 부침이 덜하지만, 코믹과 드라마가 그 빈 곳을 메운다.


똑똑한 신입사원, 독특한 고집이 있는 신입사원, 무난한 신입사원 그리고 속을 알 수 없는 신입사원의 모습은 전형적인 특징들이 아닐까 싶다. 3권에서는 그런 특징들대로 직장 내에서 제자리를 찾아가고, 문제를 풀어가는 기풍(?)을 복습하는 재미가 있다.


윤태호 작가는 상사맨 생활을 경험한 적이 없다고 했는데, 회사생활 속 디테일한 부분의 묘사가 상당하다. 오랜 준비의 성과물이기도 하겠지만, 적절하게 사용하는 작가의 역량도 돋보인다. 쉬어가는 듯 하면서도 은근히 탄복하게 만드는 전개가 멋지다.


여전히 아쉬운 건 직장생활에서 흔히 마주치게 되는 곤란한 유형의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개의 등장인물들이 알고 보면 별로 나쁘지 않은 사람으로 그려지는데, 그런 기업문화를 가진 곳은 우리나라에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 회사 내에서 가장 큰 장애요소는 역시 신입사원을 열의에 불타게 하기보다 적개심으로 불타게 하는 구성원들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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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생 -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 2

윤태호 글,그림
위즈덤하우스 | 2012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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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그래, 불공평한 출발점에 서다.

2012년 만화계의 최대 성공작으로 평가받고 있고, 현재 드라마화된 웹툰 "미생(未生)"의 두번째 책이다. 부제는 도전으로 장그래는 치열했던 인턴과정을 버텨내고 마침내 원인터내셔널의 계약직으로 입사하게 된다.


웹툰이라 이미 인터넷을 통해 본 사람도 많을 것이라 생각되므로 딱히 스토리를 감출 필요는 없어 보인다. 어차피 1권을 본 사람이라면 직장 생활, 경쟁, 생존, 인생에 대한 드라마라는 걸 알테고, 장그래는 어차피 주인공이기에 계속 회사에 다닐 것이다. ^^;;그렇게 직장생활은 계속되는 것이다.


대개 웹툰으로 처음 본 사람들은 리얼리티나 직장생활의 처세가 리얼하다고 곧잘 얘기했지만, 책으로 다시 보게 되면 직장 판타지에 가깝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미국드라마 "웨스트윙"을 기대하고 백악관으로 입성했던 누군가의 하소연처럼 "미생"을 읽고 직장에 대한 잣대를 들이밀지는 않았으면 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웨스트윙"과 "미생"을 꿈꾼다. 이런 게 컨텐츠의 힘이자 탁월한 작가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뿜어내는 저력이다.


"미생" 두번째인 도전편은 순수한 박대리의 고민, 따뜻한 선차장의 가정사, 어느 노동자의 영정을 찾아가는 숙연함이 도드라지는 데, 작위적으로 미화한 감이 없진 않지만 읽는 이들은 누구라도 그들의 바램과 똑같은 것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조훈현과 녜웨이핑 9단의 바둑은 양극단으로 치닫는데 반해 만화는 거짓말같은 포근함으로 그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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