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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 감독님께서 드디어 신작으로 발표하셨다.
" 말죽거리 잔혹사 " 와 " 비열한 거리 " 를 좋아했기에 당연히 반가운 소식이어서 이것저것 살펴보고 있자니 아주 오래 전 영화 한편이 떠올랐다. 1982년에 나온 " 마견 (White Dog ) " 이다. 벌써 30년 가까이 된 영화인데, 어릴 적 TV 에서 본 충격이 쉽게 가시질 않는다. 과연 " 하울링 " 이 " 마견 "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하는 갸웃거림이 생겨 버렸다. ㅡㅡ;; 

마견
감독 사무엘 풀러 (1982 / 미국)
출연 크리스티 맥니콜,폴 윈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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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링
감독 유하 (2011 / 한국)
출연 송강호,이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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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소재로 한 영화는 많다. 어릴 때, " 벤지 " 를 비롯해 " 에이트 빌로우 " 까지 다양한 얘기로 영화화 됐는데, 그 중 " 마견 " 은 참 독특하면서도 메시지가 강렬했던 작품이다. " 하울링 " 과의 연관성은 개가 사람을 공격한다는 것과 어떤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 스릴러물이라는 것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 마견 " 의 스토리는 어떤 소녀가 우연히 다친 개를 데려다 치료해줬는데, 이눔의 개가 흑인만 보면 미친듯이 공격하는 거다. 개조련사 등의 주요 등장인물들이 이 사실을 발견하고, 개의 습성을 고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당근 이런 부분에서 인종차별이나 무력 혹은 폭력에 대한 경고들이 담겨진다.

오랜 고생 끝에 개가 더 이상 흑인을 공격하게 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조련사는 마지막 시험으로 흑인과 백인을 나란히 세워두고 개를 풀어준다. 개는 미친듯이 달려가 백인을 공격하기 시작하며 영화는 끝났다. ( 오래 전 기억이므로 사실과 다를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

이 부분이 대반전이었고, 엄청난 충격이었다. 조련사의 노력을 보고 있자면 정말 해피엔딩을 바라게 되고, 개가 아무 잘못없다는 게 많은 부분에서 느껴지는데, ( 여기까지 정말 스릴있게 - 개가 교화됐는지 안 됐는지 끊임없이 확인하고 실패해가며 - 이끌어 왔다. ) 결국 마지막에도 폭력의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개를 보게됐을 때 막막함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 영화에서는 아마(!) 최초로 개의 시선에서 자신이 공격할 인간을 바라보는 시점을 사용했는데, 핸드헬드(?) 카메라로 개가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화면에 펼쳐 보여 독특했다. 카메라가 담벼락으로 숨기도 하고, 바닥을 흝듯이 따라가다가 갑자기 사람을 향해 돌진해 버린다. 그리고 바로 개가 화면을 공격하고 있는 화면으로 바뀌어 버리는데, 역동적이기보다는 섬찟했다. 


유하 감독님의 " 하울링 " 이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 마견 " 의 충격을 뛰어넘는 메시지를 안겨줄지는 의문이다. 작품성이나 완성도에서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분이시지만, " 개 " 를 소재로 했을 때는 개가 가진 드라마틱한 충성심이나 자연친화적인 메시지가 아니고서는 참 부담스런 부분이 많을 것이라 예상되기 때문이다.  

광고내용들을 대강 살펴봤을 때는 두 형사가 " 늑대개 " 를 쫓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인간사, 인생사와 " 늑대개 " 를 만들어 낸(?) 혹은 만들어지게 된 원인이 반전으로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데, 왠지 " 마견 " 이 생각나는 바람에 기대가 한풀 꺾여 버렸다. ㅡㅡ;; 

" 얼어붙은 송곳니 " 라는 원작소설을 유하 감독님이 직접 각본으로 만드셨다는 데, 어떤 튜닝(?)이 되어 있을지 궁금한 건 사실이다. " 폭력 " 에 대한 메시지도 강렬하게 다루실 줄 아는 분이지만, " 마견 " 만큼은 좀 어렵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 마견 " 을 안 보신 분들이라면 아주 기대하셔도 좋을 듯 하다. " 마견 " 이 궁금하다고 굳이 찾아보는 것 역시 좋지 않다고 본다. 30년전 영화다. 


WRITTEN BY
리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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