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드라마 와신상담에서 드디어 중국의 4대 미녀 중 한사람인 서시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침어(浸魚, 물고기가 서시를 보자 헤엄치는 것을 잊어먹어 가라앉았을 정도라는 뜻으로 참 표현이 예술이다.), 효빈(效嚬, 월나라 서시가 아플 때 찡그리는 모습조차 아름다워 동네 처녀들이 그 모습을 따라했더니 동네 청년들이 다 도망갔다는 얘기에서 유래됐다.) 이란 말을 낳게 한 서시는 그동안 내가 본 글들에서 참 좋은 이미지로 남아있다.

보통 경국지색의 미녀라고 할 때는 나라를 위태롭게 할 정도의 미모라 하여 아름다움을 극찬하면서도 여자의 미모가 가지는 위험에 대해 암시할 때 사용한다. 대부분의 이런 미모를 가진 여자들은 나라를 말아먹거나 국익을 위해 희생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시도 국익을 위해 희생당한 경우인데, 월나라의 책사 범려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 범려도 좋게 생각되서인지 서시의 이미지도 매우 좋게 남아있다. 그런 서시가 마침내 드라마에서 보여진다.

이미 드라마에서 잠깐 보여지긴 했지만, 소개하는 수준이었고, 앞으로 오나라왕 부차를 유혹하여 나라를 흐트러트리는 역할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오왕 부차는 원래 그렇게 멍청한 왕이 아니었음에도 구천, 범려의 주도면밀함과 서시의 미모에 혹해 나라를 말아먹은 왕으로 전락해 버린다.

문제는..

서시 역을 맡은 여배우보다 월왕 구천의 아내 역으로 나온 좌소청이 더 예뻐보인다는 데 있다. --;; 아무리 봐도 좌소청이 더 예쁘다. 이래서는 역사적 사실과 드라마의 괴리감은 더 깊어지지 않을까 싶다. ㅋㅋ

가끔 드라마들을 보면 독자들의 상상과 어긋나는 캐스팅으로 인해 드라마의 몰입에 방해를 주는 경우가 왕왕 있다. 특히나 역사적인 내용들을 소재로 삼을 경우 더욱 티가 난다. 드라마는 점점 더 정치적 갈등이 고조되며 흥미진진해 지는데, 좌소청이 점점 더 적게 나오니 맥이 빠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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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EBS 세계 명작 드라마 시간(매주 월, 화 저녁 8시 50 ~ 9시 40분)에는 중국 드라마 와신상담을 방영하고 있다. 재미있게 보고 있긴 한데, 오나라 왕 부차가 아비(오왕 합려)의 복수를 위해 섶에서 잠을 자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는 게 아쉽다. ㅋㅋ

전체 41부작 예정 중 20부정도를 방영했고, 극의 긴장감도 아직 살아있다. 시대적인 모습도 꽤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눈이 즐겁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이뿐 여자 등장인물들로 인해 더 열심히 보고 있다. ^^;;

열국지와 정비석님의 손자병법을 읽어서인지 드라마에 몰입하는 데 약간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듣던 내용과 영 딴판인 점도 있고, 드라마에서 주제를 삼은 것이 춘추전국시대가 아닌 구천이라는 개인에 치중된 것이 아쉽기도 해서다.

-주제
본 드라마 ‘와신상담’ 은 ‘어떤 환경에 처해있다 해도 굳은 의지로 일어섬’을 주제로 하며 특별한 의지력을 가진 인물인 월왕 구천에 중점을 두었다.
월왕 구천은 약소국임에도 젊은 범려를 기용해 굳은 의지로 국가의 힘을 키우고, 결국은 큰 나라인 오나라를 굴복시키는, 작품의 주제를 잘 반영해 주고 있는 전형적인 인물이다. 긴 인내심으로 제왕의 자리에 오른 월왕 구천의 모습은 긴 잠에서 깨어나 승천을 하고 있는 중국의 자긍심과 자화상을 반영하고 있다.

- http://www.ebs.co.kr/Homepage/index.asp?progcd=Z000021

이러니 저러니 해도 와신상담과 관련된 얘기들을 종합해 보면 역시 여자와 간신의 무서움을 절실히 보여주고 있다.

오나라와 월나라의 싸움에 주된 관련자들 중 대부분이 초나라 사람이다. 오왕 합려를 도와 오나라를 강대국으로 만든 오자서, 백비와 월나라를 도와 오나라를 멸명시킨 범려와 문종 역시 초나라 사람이다. 그럼에도 초나라는 당시에 그다지 위력있는 강대국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는 초평왕이라는 무능한 군주와 간신 비무극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초평왕은 향락을 좋아했던 군주로 며느리로 들어올 여자에게 반해 자식과 혼인시키는 대신 자신의 첩으로 삼았고, 이 일을 주동적으로 처리했던 신하가 비무극이다. 당시 초나라에는 오상이라는 충신이 있어 이를 반대하다가 목숨을 잃는데, 그 아들 중 하나가 오자서다. 오자서는 이에 분개해 오나라로 도망간 후 오나라의 한 공자를 도와 왕위에 올린 후(이 사람이 오왕 합려다) 그 힘을 빌어 초나라에 처절하게 복수한다. (이때 백비란 인물도 덩달아 오나라의 신하로 합류한다. 이렇게 다른 나라에 가서 벼슬을 하던 이들을 가리켜 객경이라고 불렀다.) 초나라는 그 후 오랫동안 힘든 세월을 보냈다고 하는데, 다시 강대국의 면모를 살렸었는지는 모르겠다. 이렇게 초나라를 정벌할 때 주요인물이 훗날 손자병법을 저술하게 되는 손무라는 책략가이고, 손무의 책략을 현실적으로 진행한 인물이 오자서다. 왕이 여색에 눈이 멀고, 간신의 아첨에 취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극악한 결과를 보여주는 역사적 사실이다.

불행히도 역사적 교훈은 깨닫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그런 일이 벌어진지 얼마되지 않아 오왕 합려도 여색을 참지 못해 오, 월 전쟁의 빌미를 만든다. 이때는 여색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아니고, 오왕이 주변국을 복속시키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만을 노리다가 냅따 들이쳤다. 당시에는 손무라는 책략가는 이미 은거한 상태고, 오왕 합려는 자만심에 차 있어 오자서를 대동하지 않은채 전쟁을 벌이다 큰 변을 당한 것이다. 그 후 오만가지 정치적 책략 끝에 오나라에는 부차가 등극하게 되고, 열심히 준비하여 월나라에게 복수한다. 여기까지가 드라마 " 와신상담 " 의 중간부까지 이야기다.

그 후 월나라는 중국 4대 미녀 중 한명인 서시를 동원해 오왕 부차에게 미인계를 벌이고, 간신 백비를 뇌물로 녹여내 오나라를 내부적으로 철저히 부실하게 만든다. 월나라는 오랜 만반의 준비 끝에 오나라를 지도상에서 없애버린다.

공통점이 있지 않은가? 미녀와 간신!! 의지가 없는 지도자들에게는 치명적이다!!

역사를 상상해 보는 것은 부질없다지만, 열국지에서 오자서, 범려, 문종 등의 인재들이 초나라에서 자신의 역할만 충실히 했더라도 춘추전국시대 최후의 주인공은 초나라가 아니었을까 싶다. 자기집 자식들이 남의 집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기분이란 어떤 것일까? ㅋㅋㅋㅋ

와신상담이란 드라마가 앞으로 얘기를 어떻게 보여줄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갖은 책략과 전술보다 가장 단순하고 가장 위력적인 전술이 미인계와 간신의 활용이 아닐까 싶다. 춘추전국시대에 날고 긴 책략들에 놀라다가도 이런 초간단 전략이 역사적 흐름을 바꾸는 경우를 보게 되면 허허롭다.  

추신 : 왜 드라마에 나온 왕후(좌소청)가 서시보다 이뻐 보이는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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