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의 만행'에 해당하는 글 7건






동네에 제법 큰 놀이터가 하나 있다. 가운데 커다란 인조나무가 있고, 미끄럼틀과 계단과 줄사다리 비슷한 것이 있어 아이들이 좋아하는데, 조카 녀석이 거기서 술래잡기를 하잔다.

몇 번 서로 쫓아다니다 지겨웠는데, 마침 조카녀석이 눈 앞으로 지나가길래 눈치채지 못하게 조용히 뒤따라갔다.

여전히 앞만 보며 걷던 녀석이 조금 빨라지면 나무를 크게 돌아가길래 냅따 쫓아가서 손가락을 갈퀴모양으로 한 채 얼굴 양 쪽으로 올리며 " 어흥 " 하고 소리를 질렀는데, 놀란 얼굴로 돌아보는 조카보다 비명을 지르며 모바일폰을 머리 위로 올린 여고생이 보였다.

넨장할.. 나무에 붙어서 채팅 좀 하지 말라고.. 나도 놀랬다고.. ㅡㅡ;;

물론 민망한 얼굴로 사과하고 조카를 앞질러 뒤도 안 돌아보고 뛰었다. ㅡㅡ;; 나이 40줄에 이게 뭔.. 쩝..




얼마 전 집에 들어왔다가 우연히 들은 조카 얘기 하나..

올해 5살 ( 만 나이로는 4살 ) 인 조카가 영어를 좋아하는데, 그날 영어선생님이 오셔서 수업을 하신 듯 했다.

수업을 끝내면서 선생님이 종이로 된 버스 모형을 들고 이렇게 물었단다.

" 자동차 아래 있고, 검은색에 고무로 된 둥근 모양의 물건을 영어로 뭐라고 하지? "

조카는 가만히 생각하다가 자신있게 큰소리로 혀를 굴러가며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 바~아~ㄹ~퀴 "

ㅋㅋㅋㅋㅋㅋㅋ

그 뒤로 직접 " 휠 ( wheel ) " 을 열심히 반복 연습시키고 있다.

복수다!! 커서 이 글을 꼭 읽게 해주마..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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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녀석이 유치원 어린이집에 지난 주부터 다니기 시작했다.

스트레스도 받고 있는 듯 한데, 가면 재미있긴 하다고 하니 크게 걱정되지 않아서 다행이다. 심하게 싫어하는 아이들은 차라리 6개월이나 1년가량을 쉬었다 다시 보내는 게 낫다는 얘기도 들었다.

어쨌거나 이제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유치원에 가야 해서 저녁에 9시쯤 되면 자게 하려고 분위기를 잡는 중이었다.

" 큰아빠는 시계의 작은 바늘이 ' 9 ' 를 가리키면 들어간다~ " 라고 반복적으로 말하기도 하고, 9시경이 되면 방에서 잘 나오지도 않고 집이 전체적으로 조용해진다. 그래도 곧잘 10시를 넘겨 잠드는 것 같았다. ^^;;

오늘도 저녁먹고 컴퓨터 좀 하다가 적당한 시간에 마루로 나가니 조카가 놀자고 달려들었다.

직소퍼즐도 하고, 나라국기들을 그린 직사각형의 나무조각들로 도미노도 만들고 있었는데, 제수씨가 이제 잘 시간이라고 조카에게 말했다.

그러자 조카녀석이 갑자기 나보고 주저없이 말했다.

" 큰아빠! 방으로 들어가!! "

ㅡㅡ;;

아~ 이눔아! 그게 아니야!! 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재우기 위해 군말없이 들어왔다.

뭔가 잘못한 것 같은 이 기분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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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녀석이 말을 배우게 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의 일이었다.

하루는 둘이 마주 앉아 어머니께서 깎아 놓고 가신 사과를 먹고 있었는데, 양이 조금 작았다.

사내녀석이라 몇 살되지 않았어도 왕성한 식욕을 자랑했기에, 조카가 사과 두 쪽을 먹을 때, 반쪽이나 한 쪽 정도를 먹고 있었다.

사과를 다 먹어갈 때쯤 이를 수상히 여긴 조카가 물었다.

" 큰아빠는 사과 왜 안 먹어? "

왠지 궁금하다는 눈빛이었다.

말을 배운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였는데, 큰아빠는 순간 이게 노래가사에서나 볼 법한 그런 상황이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져 버렸다. 마치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시면서 안 드셨는데, 자식이 나중에 커서 진상을 알게 되어 감동하는 그런 류의 추억이 되지 않을까 하는 헛된 망상에 잠시 젖어 있었다.

" 으..응, 큰 아빠는 이따가 먹을거야.. "

" 왜? "

" 응, 큰 아빠는 나중에 먹어도 돼 "

" 그래? 음.. "

적어도 이때까지는 내심 행복했었다. ^^;;

그런데, 갑자기 현실을 깨닫게 하는 한 마디..

" 어디서 먹을 껀데? "

큰아빠는 당황해서 눈을 껌뻑거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눈빛이 이상해지기 시작하면서 따져 묻기 시작하는 조카 녀석.

" 그러니까 큰 아빠는 나중에 어디서 먹을 껀데~~~ "

그렇다. 조카는 큰 아빠가 못 먹어서 궁금한 것이 아니라 나중에 어디선가 혼자 먹을까봐 궁금했던 것이었다. ㅡㅡ;;

웃으면서 엄지와 검지로 양 볼을 꽉 잡고 양 쪽으로 최대한 늘려줬던 때가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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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해야 할 지 난감하다. 혼내기도 그렇고, 가만두자니 그렇고..

놀려도 틈만나면 내 손가락으로 콧물이 흐르는 자신의 콧구멍을 긁거나 코를 파려고 들어가지 않는 콧구멍을 향해 밀어대곤 한다. ㅡㅡ;;

아무것도 묻지 않으면 별 상관없는데, 점액질이 손가락에 묻어있을 때가 가끔 있다. ㅡㅡ;

화를 내도 그때뿐이고, 평소에는 손가락으로 뺨을 긁거나 손바닥에 얼굴을 문대기도 해서 손을 안 잡혀줄 수가 없다.

게다가 용의주도하게 서로 마주본 상태에서는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

재미있는 TV 프로그램을 신청하면서 넋놓고 있을 때, 바로 앞에 슬그머니 앉은 뒤에 내 한쪽 손을 겨드랑이 사이로 빼내 자기 앞으로 자연스럽게 이동시킨 뒤, 느닷없이 콧구멍으로 향한다. 당한 뒤에 알곤 하는데, 참.. ㅡㅡ;;

언젠가는 그만두겠지 하며 일단 " 에이 디러.. " 할 뿐이다. 그때마다 그냥 배시시 하며 웃어버리니 원.. 흠..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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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녀석이라 그런지 말을 늦게 배워서 걱정이 좀 생긴다.

아빠, 엄마, 이건 뭐지? 요깄네 등등 몇 가지만 반복하고 있는데, 말하는 습관을 들이려고 요즘에는 박자에 맞춰 대꾸하는 놀이를 가르치고 있다.

강아지 - 멍멍, 고양이 - 냐옹, 호랑이 - 어흥, 돼지 - 꿀꿀 정도인데, 며칠전부터는 다시 네발로 기어다니며 멍멍하고 다가오곤 한다. ㅡㅡ;;

어디선가 아이들이 애완동물 흉내를 내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잘 다독일 필요가 있다고 읽은 기억이 나는데, 다시 찾을 수가 없다. ㅡㅡ;; 어떻게 다독여야 하는지 빠른 시일 내에 확인할 필요가 생겼다.

사내녀석들은 자기성질 부리고, 욕심도 부리고, 먹는 것에 집착하는 게 다반사인데, 어제 또 만행(?)을 저지른 모양이다. 동네 아주머니가 하도 먹을 것을 탐하는 조카를 보고 약간 핀잔섞인 목소리로 " 이 돼지야 " 라고 장난스레 말하자 조카는 너무 신나게 " 꿀꿀 " 하며 화답해 줬단다. ㅋㅋㅋㅋㅋㅋㅋ

애를 키운다는 게 이리 황당할 줄은 몰랐다. 자기 물건, 남의 물건도 구분시켜줘야 되는 것 뿐 아니라 자기가 사람인지도 인식시켜줘야 할 줄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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