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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마당발(?)이라는 김제동씨의 인터뷰 모음집인데, 흥미있는 분들이 꽤 나왔길래 읽게 됐습니다. 


박원순, 이외수, 엄홍길, 홍명보, 고현정, 황정민, 김C, 나영석씨 등 평소 어떤 분들인가 싶었던 분들의 얘기를 들을 수 있었고, 내용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아 괜찮았습니다. 정치인 분들이나 몇몇 시사적으로 민감하신 분들은 애둘러 말씀하시는 것이 티가 나지만 그럭저럭 잘 마무리하 하신 것 같구요. 

 

 

평소 전혀 모르고 지냈던 고미자 제주 해녀님의 인터뷰에서는 역시나 찡해지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김제동씨의 마당발이 이정도구나 싶으면서 도대체 어디까지 뻗어있는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최근 김제동 씨의 행보는 다소 정치적인 오해를 살만하기도 하지만, 연예인이면서도 자기 소신을 굳이 감추지 않는 자세를 왜곡시켜서는 안되겠지요. 이 책도 그냥 여러 얘기나 여러 입장을 펼쳐둔 느낌입니다. 김제동씨 자신도 세상을 이런 방식으로 이렇게 바꿔야 한다는 게 아닌 듯 보입니다. 여러 사람의 되도록이면 진솔한 얘기를 펼쳐두고 함께 듣고 생각해 가다보면 답이 보이지 않을까요? 하는 식으로 동의를 구하는 것 같습니다. 

" 만나러 갑니다 " 라는 일본영화에서 따온 듯한 다소 유치해 보이는 책 제목이지만, 독자들에게 누군가,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고, 소통시켜 보려는 내심이 숨어있네요. 뜻밖에 가식적이지 않은 얘기들이 나오고, 각 인터뷰들이 전혀 부담 안되게 짧아 들고 다니면서 틈틈이 읽기에 좋습니다. 



덧붙이기 : 며칠 전에 DAUM 사이트에서 김제동씨가 하는 강의를 온라인 동영상으로 보게 됐는데, 김제동씨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는 동화에 대한 얘기가 이 책에 나옵니다. 성공회대 석좌교수 신영복 님과의 인터뷰 말미에 ( 책의 제일 끝부분입니다. ) 김제동씨의 질문과 신영복님의 답변을 발췌해 봅니다.

김제동 : 전에 선생님께서 자유의 의미를 말씀하시길, 자기의 이유로 사는 것이라고 하셨잖아요. 

신영복 : 반 에덴이 쓴 동화 이야기를 자주 예화로 들어요. 아버지와 아들이 길섶에 있는 버섯을 가리키며 ' 이게 독버섯이다 ' 라고 말해요. 그런데 그 이야기를 들은 독버섯이 충격을 받아 쓰러지죠. 옆에 있던 친구 버섯이 위로하는 말을 들어보세요. ' 그건 사람들이 하는 말일 뿐이야. 식탁에 오를 수 없다. 먹을 수 없다는 자신들의 논리일 뿐인데 왜 우리가 그 논리를 받아들여야 하는 거지? ' 우리 자신이 갖는 인간적 이유, 존재의 의미를 가져야죠. 신자유주의적 가치와 질서에 포획당한 환경에서 투철한 자기 이유를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 293 쪽 발췌. 


뭔가 제 논리로는 좀 비약적인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자신의 이유로 살아야 한다는 데는 공감합니다. ^^;; 

아래 동영상에서 김제동씨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 동화에 관한 얘기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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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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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2만리해저 2만리 - 8점
쥘 베른 지음, 쥘베르 모렐 그림, 김석희 옮김/작가정신
보통 사람들에게 고전을 읽는다는 건 언제나 어렵다.
책이 아무리 재미있게 씌였다 할지라도 읽을 때와의 시간차이가 보여주는 괴리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 해저 2 만리 " 완역판을 읽는 데 어지간한 수고가 들었다는 걸 말해야겠다. 출퇴근 길에 읽으면서도 거의 3 주가량이 걸렸다. A4 용지와 비슷한 크기의 228*185mm 사이즈에 568 쪽의 만만치않은 분량이었다.

순전히 " 해저 2 만리 " 를 제대로 알고 싶다는 욕심 하나에 버텼다. 그래도 잘 버텼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책은 좋았다.

느낌도 새로웠다.
노란 잠수함
노란 잠수함 by boounge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 해저 2 만리 " 를 시대를 앞서간 인기소설로 보는 시선이 있는데, 난 다른 의미로 시대를 관통한다고 여겨진다. 바로 책이 인기를 끈 이유다. 이 책은 아동, 청소년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계목적인 모험소설로 간주되는 " 해저 2 만리 " 는 오늘날에도 통용되는 인기작가, 인기소설의 전략을 그대로 구사하고 있다. 바로 신나는 모험과 과학적 지식의 절묘한 배합이다. 그러면서도 통속적이지 않고, 탐구적이면서도 품위있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다양한 사건들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시선, 대사를 통해 보여지는 인간에 대한 냉철한 시선은 일반 인기소설과의 차별화를 확실하게 한다.

초반에 등장하는 과학적인 묘사들이 요즘 소설들과 달라 재미있어 보였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판에 박힌 지식적 반복처럼 비쳐지기도 한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김석희 님의 번역본이라 맛깔스런 표현들로 채워져 있어 즐길만 하다는 점이다. 김석희 님의 번역이라는 점이 이 책에 손을 쉽게 대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정말 제대로 " 해저 2 만리 " 를 읽고, 알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 지 모르겠다. 나 역시 이번 기회를 통해 " 해저 2 만리 " 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던 것, 몰랐던 사실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 이런 몰랐거나 잘못 알고 있던 사실들을 추가로 기록해 둔다.

먼저 잠수함의 선장의 이름인 " 네모 " 는 라틴어로 " 아무도 아니다 " 라는 뜻이라고 한다. 잠수함의 이름인 " 노틸러스 " 도 뜻이 있다. 책의 표현을 그대로 빌린다. " 두족강, 앵무조개과, 앵무조개속 에 딸린 조개 이름이다. 지상과 인연을 끊고 잠수함이라는 조가비 속에 틀어박힌 네모 선장에게 어울리는 이름이 아닐까"

하지만, " 네모 " 선장은 그냥 바다를 탐험하는 것이 아니다. 뭔가 의지를 가지고 바다를 떠돌며 사랑한다. 마침내 의지가 관철되는 순간 소설이 끝나며 네모 선장은 바다의 소용돌이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 노틸러스 " 호는 세계 곳곳을 떠도는데 심지어 아틀란티스도 방문한다. 수에즈 운하 밑에 수중통로를 통해 지중해로 들어가고, 남극에도 도달한다.
 
사실 하나도 몰랐던 사실이다. 내가 기억하는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속에서의 노틸러스 호는 최신예 잠수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냥 정체모를 사람 하나가 바다를 탐험하고, 그의 묘한 매력에 빠진 사람하나가 따라다니면서 기록한 얘기로만 기억됐다.
호핑투어
호핑투어 by JaeYong, BAE 저작자 표시변경 금지


놀란 것들 중에 하나는 모세의 홍해 얘기가 나오는 부분이다. 여기서도 홍해를 물이 가득한 강이라기 보다 발목까지만 물이 차는 옅은 개천 쯤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소설 " 람세스 " 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오는데, 내 예상에도 물이 갈라졌다기보다 얕은 개천에서 꾀를 내서 이집트 군을 물리친게 아닐까 싶다.
http://www.mmd2.co.kr2010-01-23T12:04:01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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