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야구영화의 수작이다.
다소 감상적인 연출이나 편집이 아쉽긴 하지만 그밖에는 모두 높은 점수를 줄 만한 영화.


이 영화의 매력은 단연 패배자를 감싸안아주는 따뜻한 시선과 옛시절에 대한 향수라고 본다. 거기에 실존인물인 " 감사용 " 이라는 아주 좋은 소재와 적절한 유머가 맛을 더한다.

그밖에도 영화는 영화 바깥에서도 많은 미덕을 보여주는데, 우선 영화감독이 원년 OB 의 팬임에도 ( 영화에서는 감사용이 넘어야 할 거대산 산이었다. ) 당시 투수로써 보잘 것 없었던 감사용이란 분을 눈여겨 보다가 6년동안 찾아뵈면서 영화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얘기가 있다. 감사용 씨는 정성에 감동해 승락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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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DAUM 영화



영화는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시작인 82년에 사회인야구 출신이셨던 " 감사용 " 이란 분이 전설적인(?) 구단인 " 삼미 슈퍼스타즈 " 에 입단해서 패전처리, 중간계투를 도맡아 하다가 당시 우리나라 최고의 투수였던 " 박철순 " 선수와 멋진 한판을 벌이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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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DAUM 영화



원년부터 야구팬이었던 분들이라면 정말 " 삼미 슈퍼스타즈 " 는 엽기적으로 전설적인 구단일 것이다. 그 짧은 생명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분들에게 잊혀지지 않는다. 내 기억으로도 " 삼미 슈퍼스타즈 " 는 우리나라 야구사에 각종 황당한 기록은 다 가지고 있고, 지금에는 "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 클럽 " 이라는 재밌는 소설, " 장명부 " 라는 희대의 투수 전설, 그리고 " 슈퍼스타 감사용 " 이라는 훈훈한 영화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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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DAUM 영화



영화는 의외로 디테일이 많이 살아있다. 1982년 당시 모습들을 정말 꼼꼼하게 그려내고 있다. ( 어린 시절이라 내 기억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 ) 공장, 하숙집, 가정집 할 것 없이 옛 생각을 절로 떠오르게 만든다. 버스안내양의 " 오라이~ " 소리가 좀 작아서 아쉽긴 했어도 종이봉지에 담아주는 쥐포, 공중전화기, 택시미터기 등등 새록새록 머리 속의 먼지가 털어내고 반짝이는 뭔가를 다시금 그려볼 수 있게 해준다.

사회인 야구선수로 있다가 프로야구가 출범하고, 단지 팀에 왼손투수가 없다는 이유로 발탁되어 느린 공으로도 꾸준한 모습으로 저렴한 커리어를 쌓아갔던 서민 투수의 인생을 재조명해 줌으로써 관객들에게 마음 속의 슈퍼스타를 떠올려 보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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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DAUM 영화



우리가 바라봐야 할 슈퍼스타가 언제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비추는 곳에만 있는 건 아니다.

영화 끝 무렵에 글러브를 때리며 분해하는 감사용의 모습에서 정말 감동 먹었다.

덧붙이기 : 배우 캐스팅은 적절해 보였다. 공유는 멋있게 나오고, 윤진서는 이쁘게 나오고, 이범수는 순수하고 성실하게 나온다. 그런데 어째 연기력들이 좀 뭔가 부족해 보인다는.. ㅡㅡ;;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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