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 마을버스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다 우연히 담배피는 노인을 발견했다. 

이제 곧 여름이 올거라 시위하는 듯한 더위가 있는 날이지만, 아침 무렵이라 열기가 퍼지지 않아 동네는 맑아 보이고, 나무는 시원한 녹색을 띄고 있었다. 그런 차도 옆에서 새로 지어지고 있는 건물의 3층 창가에 올라 앉아 위태롭게 담배를 피고 계신 노인을 발견했다. 

마을버스는 언제나 그렇듯 바삐 다음 정거장으로 가고 있었지만, 한번 눈에 밟힌 풍경은 몇 분간 계속 됐다. 머리가 희끗해 나이 60은 가볍게 넘기셨을 듯한 노인이 공사 중인 건물의 방안에서 창가에 팔꿈치를 대고 여유롭게 담배를 피지 못하시고, 자칫 현기증이라도 나면 어찌될 지 모를 위험한 자세로 이른 아침부터 담배를 피고 계신 걸까?

공사장 인부로 보이는 듯한 사람들 서넛은 건물 앞에서 뭔가 얘기를 나누고 있고, 햇빛에 찌들은 피부로 먼 하늘을 바라보는 노인은 창 가에 양 발을 올린 채 쭈구리고 앉아 담배연기를 내뿜는 모습이 왠지 평범해 보이지는 않는다. 건물주와 관계없는 사람이라면 곧 쫓겨날 것이라 생각되지만, 그런 사람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여유롭다.

뒤로 떨어져도 뇌진탕의 위험이 있고, 앞으로 떨어지면 적어도 팔다리 하나쯤은 족히 부러뜨릴 높이에서, 어깨는 한 쪽 벽에 기댄 채, 양 발로 창가를 디딘 채, 주저않아 피는 담배 맛은 어떤 것일까? 노인의 표정은 그닥 행복해 보이지도, 불행해 보이지도, 그렇다고 슬퍼보이지도 않았다. 

아침을 맞이하는 노인의 모습이나 출근길 창 밖을 바라보는 모습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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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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