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무렵 부른 배를 두드리며 케이블TV채널을 탐색하다 보니 마침 중학교 농구대회 결승전을 하고 있었다. 군산중과 화봉중의 경기였는데, 아주 재밌는 경기였다. 보기 드물게 재미있었다고 하고 싶지만, 근래에는 프로든 중고등부이든 농구경기를 제대로 본 적이 없어 우리나라 중학부 수준이 이 정도인지 아니면 드물게 이 경기만 재미있었던 것인지는 모르겠다. ^^;;

얼마나 재밌었는지 포스팅하려고 자료를 찾아보니 이미 2월 27일에 끝난 경기에 대한 녹화방송이었던 걸 알고 나니 약간 허탈하기까지 했다. ^^;; 방송에서는 경기가 끝나자마자 급박하게 마무리짓길래 생중계인 것으로 착각했다. ㅡㅡ;;

장신이 즐비한 군산중학교 선수들과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편인 화봉중학교의 결승전은 전형적인 키의 농구와 스피드의 농구의 대결이었다. 초반부터 화봉중학교는 스피드와 적극적인 일대일 압박수비로 군산중학교를 몰아붙였다. 한때 9점차까지 점수를 벌였으나 3쿼터 중반 무렵 동점과 역전을 허용했고, 이후 1 ~ 3점 차이로 엎치락뒤치락해가며 경기가 끝날 때까지 살얼음판을 연상시키는 경기를 펼쳐나갔다.

언제부터 중학교 농구경기도 4쿼터가 됐는지 신기하다. 체력적으로 무리가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교체선수들이 나올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나쁘지는 않아 보였다.

화봉중이 가로채기나 돌파력에서는 압도적이었으나 리바운드와 슈팅성공율에서 밀려 선전을 펼치고도 1점차로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특히 178cm 의 화봉중 윤원상 선수는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멋진 활약을 펼쳤다. 중학생 선수가 이런 플레이를 할 수 있나 싶을 정도였는데, 막판에 화봉중은 이 선수에게 너무 의존하려는 모습을 보인 게 패인이 아닌가 싶다. 종료 28초전부터 손에 땀을 쥐었는데, 화봉중이 공격할 때 센터에게 패스가 제대로 연결됐거나 마지막에 얻은 자유투 2 개가 모두 성공했더라면 경기결과는 확실히 바뀌었을 것이다.

군산중학교 홈페이지
http://www.gunsan.ms.kr/index.jsp?SCODE=S0000000612&cmd=view&did=1303412&mnu=M001002010

화봉중의 전술은 일단 압박수비와 스피드있는 돌파력을 중심으로 득점하면서 체력유지를 위해 교체선수들도 준비하고 리바운드에도 적극 가담했다. 하지만, 리바운드가 열세일 것이라는 건 이미 예상했는지 3점슛은 거의 던지지 않다가 막판에 몇 차례 시도했으나 무위에 그쳤다. 군산중은 큰 키를 바탕으로 비교적 간결하게 득점하고, 지역방어로 체력을 비축한 뒤 막판에 몰아치기와 적절한 3점슛 공격으로 착실하게 득점했다.

전체적으로 어린 선수들은 몇몇 에이스급 선수를 제외하고는 경직된 플레이 혹은 ( 좋게 말하면 ) 훈련받은 대로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학부모들은 일희일비하는 눈물겨운 응원으로 화답했다. 코치진들은 카메라 때문에 애써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으나, 간혹 멀리서 찍은 모습에서는 여전히 윽박지르는 관례가 여전하다는 걸 눈치챌 수 있었다. 기존에 간간이 TV 에 등장하던 대학감독 혹은 프로감독들의 모습도 비춰졌는데, 정작 KBL 총재로 추측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심판진들은 크게 잘못했다고 보여지지는 않았지만, 별로 신뢰받는 것 같지도 않았다. 우리나라 농구선수들은 중학생때부터 큰 자세로 넘어지는 걸 연습하나보다.

KBL총재배 농구경기임에도 KBL 홈페이지에서는 관련소식을 찾기 어려웠다. 오히려 상주시 블로그에서 관련소식을 포스팅하고 있었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greatsangju&logNo=150160421911

하지만, 검색하다 보니 희귀하면서도 가치있는 블로그도 한 개 발견했다. 아마농구 열혈팬으로 보이시는데, 덕분에 재밌는 포스팅들을 접할 수 있었다. ^^;;

농구의 새싹을 찾아서
http://blog.daum.net/drdarm123/789

중고등학생들의 스포츠 경기도 좀 더 TV를 통해 자주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알기 쉬운대다 훨씬 진정성이 느껴질때가 많기 때문인데, 요즘 리얼 버라이어티들보다 나아보일 때도 있을 정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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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중력 삐에로 " 의 원작소설이다. " 사신 치바 ", "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 의 작가 이사카 고타로가 썼다. 영화보다는 확실히 낫지만, 지루하고 억지스러운 부분은 여전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는 2006년 5월 30일에 초판이 나온뒤로 15쇄가 넘도록 계속 팔리고 있는 것으로 볼 때는 재미있어 하는 사람도 꽤 있는 것 같다. ^^;;

성문화가 우리나라에 비해 자유롭다고 알려진 일본에서 " 강간 " 을 소재로 쓴 소설이 인기있었다는 것이 조금 특이했지만, 책 곳곳에서 유쾌하지 않은 일본식 가치관이 드러나는 문장들이 접하고 많이 아쉬었다. 초반에 주인공 중 한 명인 " 하루 " 에게 너무나 비상식적인 악담을 퍼붓는 미술업계 관계자(?) 뿐 아니라 스토리를 이끌고 있는 주인공 이즈미조차 감정의 기복이 극단적인 것으로 보였다.

또한 " 강간 " 을 사회적인 문제로 승화시키지 못하고 개인 혹은 가족적인 차원에서 아름답게 극복할 수 있다는 건 별로 희망적인 메시지가 되지 못한다. " 강간 " 은 이제 " 성폭력 " 이라 불리는 것이 더 정확한 의미전달이 가능하고, " 성폭력 " 이 분명 완전 박멸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 할 지라도 예방을 위해 최선의 조치와 단호한 태도가 필요함에도 그냥 당한 사람들끼리 개인적으로 극복하자는 식은 좀 곤란하다.

더 황당한 건 하루가 생물학적인(?) 아버지를 살해하는 것을 마치 극복의 한 과정처럼 묘사하는 점인데, 심정적으로는 이런 행동에 공감하는 면이 많지만, 좀 더 신중하고, 좀 더 많은 고민을 곁들였어야 한다고 본다. 성폭력 피해를 당한 사람이나 가족들 그리고 피해자측의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따뜻한 말만으로 다독거리거나 극복할 수 있다는 식의 메시지로는 부족해 보인다.

중력삐에로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지은이 이사카 고타로 (작가정신, 2006년)
상세보기



좋게 보자면 하루의 생물학적인 아버지가 여전히 죄의식없이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방관하고 있는 일본 사회에 대한 지적일 수도 있겠지만, 소설 전체적으로는 그런 모습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오히려 피해자 가족으로써의 형제가 사적인 처벌을 위해 서스펜스를 조성하는 모습은 읽는 이들이 많이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이런 부분들이 그동안 읽어왔던 일본 소설들의 아쉬움인데, 특이한 설정이나 소재는 괜찮지만 재미를 위해 그냥 뭉게버리는 부분이 너무 많다. 개인의 자유나 인생에 대한 소재를 선택하는 것과 사회적인 소재를 선택하는 것에는 꽤 많은 차이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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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무모한 도전을 시작했는데, " 레미제라블 " 의 지은이인 빅토르 위고가 스스로 가장 잘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는 " 웃는 남자 " 를 읽기 시작했다. 1800년대 사람이고, 프랑스 작가니 읽는 이에게는 생소하지만, 배트맨의 명악당(?) 조커의 모티브가 된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이라기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챕터 한 개를 읽는 게 어려운 명작고전이라 몇 주에 걸쳐 드문드문 읽을 것 같기에 틈틈이 흔적을 적어두기로 한다.

" 웃는 남자 " 는 고전답게 첫 챕터에서부터 생소한 단어들이 등장한다. " 앙가스트리미트 " 는 옮긴이의 주석에 의하면 빅토르 위고가 고유명사처럼 사용한 단어라고 하는데, ' 입 대신 배로 말하는 사람 ' 을 뜻한다고 한다. 즉, 복화술사다. 이 표현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히포크라테스라고 하는데, 확인해 보고 싶다. " 아르도 " 는 그 뜻을 전혀 알 수 없다고 하는데, 후미진 지방의 방언이거나 보헤이안 혹은 바스크인의 용어로 보인다고 각주를 했는데, 왠지 있으나마나한 설명이다. ㅋㅋㅋ

빅토르 위고가 스스로 가장 잘 쓴 작품이라고 하고, 나름 명작이라고 칭송되는 듯이 보이는 이 작품은 첫 챕터에서부터 오류를 대놓고 인정한다. 오래 전 프랑스의 뷔퐁이라는 자연 연구가(?)는 식물원 관장이었다는데, 소설에서는 그가 동물 사육장 관리원으로 등장한다고 옮긴이는 밝히고 있다. 사실관계가 다소 틀려도 명작이 되는 것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모양이다. 지금까지는 공감하는데, 머리가 아파도 재밌게 잃히긴 하고 있다. 469장 분량의 상권에서 겨우 50 장을 넘긴 상태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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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를 재밌게 전했던 웰메이드 법정영화다. 인종문제, 사형문제 등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들을 건드려놓지만 실제로는 딱 한 가지 메시지만을 전하고 있다. 당신의 어린 자녀가 성폭행을 당했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라고 묻고 있는 것이다.

10 살의 흑인 소녀가 미치광이 백인 두 명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소녀의 아버지가 법원건물에서 범인들을 총으로 쏴 죽인다. 소녀의 아버지 ( 사무엘 L. 잭슨 분 ) 는 집으로 돌아가서 가족과 함께 있다가 체포된 후, 재판을 기다린다. 재능있지만 아직은 젊고 미숙한 변호사 브리건스 ( 매튜 매커너히 분 ) 가 변호를 맡게 되고, 유능하면서도 야망에 불타는 검사 루퍼스 버클리 ( 케빈 스페이시 분 ) 가 사건을 담당한다.

흑인 노동자인 칼 리 헤일리 ( 사무엘 L. 잭슨 분 ) 가 백인을 쏴 죽인 사건은 사회적 이슈가 되어 여러 단체들이 개입하기 시작한다. 게다가 재판과정은 서로의 약점을 집요하게 물어뜯으면서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하는데, 점점 어두운 결말로 치닫고 있다. 책임감에 얽매인 인권 변호사 브리건스와 그를 도와주는 젊은 법학도 엘런 로아크 ( 산드라 블로그 분 ), 그의 친구 이혼전문 변호사 해리 렉스 보너 ( 올리버 플랫 분 ) 는 과연 위기를 극복하게 될 것인가? 가 관건이지만, 오래된 영화가 그렇듯, 관객을 즐겁게 해주는 영화가 그렇듯 권선징악과 대화해로 영화는 엔딩을 장식한다.

타임 투 킬
감독 조엘 슈마허 (1996 / 미국)
출연 매튜 매커너히,산드라 블록
상세보기



영화는 허구인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미국이 안고 있는 인종문제, 사형문제 등을 제법 현실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아마도 실제 벌어졌던 기사들을 참작해 집어넣었을 테지만 그래도 상당히 리얼해 보인다.

초반부터 관객들이 흔히 예상할 수 있는 인종문제에 접근하고, 사형제도에 대해 잠깐 건드려 보기도 하고, 법의 헛점과 한계를 아낌없이 까발리지만 이런 접근들은 나중에 브리건스의 최종변론에서 반전이 일어날 수 있게 되는 토대가 된다. 재판결과의 방향이 주변의 간섭으로 이렇게 저렇게 휘둘리지만, 결국에는 아주 직설적인 고백 한 방에 확실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즉, 인종문제도 중요하고, 사형문제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 당신들 자식이 성폭행을 당했고, 범인들이 버젓이 거리를 활보할 수 있게 됐다면 당신들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반문하고 있는 것이다.

아주 영리하게 만들어진 소설이라고 보여진다. ^^;; 영화는 그런 영리함을 빼다 박았다. 15년도 더 된 영화지만, 아직도 볼 만한 건 바로 이런 영리함과 풍성한 배우들의 모습때문이다. 등장하는 대부분의 배우들이 다들 만만치 않은데, 미드 " 24 " 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던 키퍼 서덜랜드가 인종차별단체인 KKK 단원을 연기한 적이 있었을 줄은 몰랐다. ^^;; 그의 아버지인 도널드 서덜랜드도 같이 출연한다. 케빈 스페이시의 연기는 이런 역에 잘 어울렸고, 에슐리 주드가 젊은 시절 이렇게 이뿐 줄은 미처 몰랐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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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이 나서 정신이 멍한 상태였는데,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관심있게 지켜보던 미드 " 한니발 " 의 프리미어 에피소드를 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잠시 원기를 회복했다. 소설로는 레드 드래곤, 양들의 침묵, 한니발 3 편을 모두 읽었는데, 시간이 많이 지났기에 별 기억은 나지 않았다.

레드드래곤 사건의 3년전 부터 다룬다고 하는데, 한니발 렉터 박사를 007 카지노 로얄에서 악당으로 등장했던 매즈 미켈슨이 맡고, ( 최근 " 더 헌트 " 라는 영화에서 연기를 아주 잘했다는 소문을 들었다. ) 유능한 FBI 프로파일러인 윌 그레이엄을 휴 댄시라는 낯선 연기자가 맡았다. 그나마 제일 이름이 알려진 사람은 FBI 국장인 댄 크로포드를 맡은 로렌스 피쉬번이다. 미션 임파서블에서나 CSI 에서나 요즘 피쉬번은 이런 스타일로 많이 등장한다.

한니발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AXNHannibal

프리미어 상영 이벤트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AXNHannibal/app_134667286710641

출처 : DAUM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윌 그레이엄은 한니발 렉터 박사를 잡아넣은 인물인 것으로 기억된다. 레드드래곤의 주인공이기도 한데, 이때 한니발 렉터 박사는 아주 잠깐 등장한다. 그래도 착한 편을 괴롭히는데는 충분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윌 그레이엄은 " 양들의 침묵 " 에 등장하는 스탈링의 이전 버전인데, 이번에 등장하는 미드에서는 뛰어난 정신적 교감 능력 혹은 상상력을 가진 캐릭터로 묘사됐다. 레드드래곤에서는 이런 능력이 맛보기 정도의 수준이었는데, 한니발 렉터 박사를 잡을 때도 순간적인 직감(?) 덕분이었다.

프리미어로 살펴본 바로는 " 양들의 침묵 " 에서 보여준 렉터 - 스탈링 조합을 렉터 - 그레이엄의 프리퀄 조합으로 가져오고, 한니발 캐릭터는 존재감을 그대로 차용한 반면 그레이엄에게는 뭔가 불안정함 혹은 불안감을 증폭시켜 입혀놨다. 그래도 이 그레이엄은 3년 안에 결혼해야 한다. 왜냐하면 레드드래곤에서는 결혼해서 애까지 있는 것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ㅋㅋㅋ 아니면 벌써 결혼한 인물로 나와야 하는데, 프리미어 에피소드에서는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잭 크로포드는 로렌스 피쉬번도 나쁘지 않지만, " 양들의 침묵 " 에 나왔던 스콧 글렌이 더 인상적이었다. 박력은 더 있지만 뭔가 계략이나 정치적인 면모가 옅어 보인다.

윌 그레이엄은 아직 한니발 렉터에게 털끝만큼의 의심도 갖지 않은 모습이고, 한니발 렉터는 아마 FBI 가 궁금해서 잭 크로포드의 제안에 응했다가 윌 그레이엄에게 관심을 가진 것 같다. 시즌 1 을 일단 13 에피소드 정도로 계획하는 것 같은데, 4월 13일부터 본 방송이라니 시간되면 계속 볼 것 같다. ^^;;

덧붙이기 : 영화 " 레드드래곤 " 은 영화 " 양들의 침묵 " 이 나오기 전에 " 맨헌터 " 라는 제목으로 먼저 만들어진 적이 있다. " 양들의 침묵 " 이 대히트하게 되어 다시 만들어졌는데, 이때는 호화판 출연진을 자랑했고, 볼만했다.

덧붙이기 : 한니발은 고급스런 먹방의 일인자다. 은근히 먹는 장면이 많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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