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담 북스 ( Gotham Books ) 에서 2008년 2월에 출간한 " The Psychology of Baseball: Inside the Mental Game of the Major League Player " 을 2011년에 번역한 책이다. ( 진짜다. 고담 북스 라는 외국출판사가 있다!! 저자는 다행이 배트맨이 아니다. )

야구에 관한 것이라면 미친듯이 알고 싶어하는 열성적인 팬들을 위한 책으로 보이는데, 최근에 나온 야구 관련 서적들 중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열성적이었다기보다 MLBspecial.net 블로그의 포스팅을 통해 할인쿠폰을 받아 싼맛에 읽어본다는 발상이었다. 싼맛에 고급 음식을 먹은 느낌이긴 한데 머리 속이 놀랜 느낌이다. --;;

야구라는 스포츠를 물리학, 통계학적으로 접근해서 그 속에 숨겨진 심리적인 요소들을 파헤쳐 보는 책인데, 저자가 인지심리학과 부교수인지라 여러 실험과 복잡한 용어들이 여럿 등장한다. 실험 얘기만 나오면 머리가 지끈거리고 도통 뭔소리 하는지는 모르겠다. --;; 답보다 질문이 매력적인 책이다.

저자는 대학원 시절 교수님들로부터 " 평균타율이 한 타석의 결과를 얼마만큼 설명할 수 있을까? " 하는 질문을 받은 것을 계기로 야구와 심리학을 접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저 질문을 받고 야구와 심리학을 접목시켜 책을 쓴 생각을 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어쨌거나 저자의 주장은 위의 질문으로부터 야구에서 심리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꽤 높다는 확신을 가졌고, 야구라는 스포츠를 인지심리학적인 분석을 통해 야구를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

그런데 중요한 건 빠른 반사신경도 선수의 지능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고, 선수의 지능은 심리학의 영역인 인지작용과 정서작용에 의해 형성된다는 것이다.
- 8쪽. 머리말 중에서


야구의 심리학 표지_2011.07.12

겉표지는 빨간색 스프라이트!!


목차를 보면서 심리학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싶었다. 심지어 내용을 읽으면서도 이게 심리학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다 읽고 나서 정리해 보니 야구라는 스포츠를 구성하는 파트들을 6 개로 구분해 놓고, 물리학과 통계적인 수치를 통해 그 파트들에 존재하는 한계와 불명확성을 실험결과를 통해 설명한 후, 그 부족한 부분들에 대해 선수나 관계자 및 관중들이 어떻게 정신적으로 대처 혹은 반응하는가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 아마 선수들이나 야구관계자들의 속내를 드러내는 인터뷰나 대화를 기대했다면 좀 실망할 수도 있겠다. )


다시 말하지만, 아주 열정적인 야구팬을 위한 책으로 보인다. 어려운 내용이나 부교수다운 담백한 서술때문에 읽기 어려운 면이 있다. ( 포스팅하는 사람의 수준을 의심해도 할 말은 없다. ^^;; ) 그래도 몇몇 단락들은 줄을 쳐둘만큼 좋은 내용도 있다. 가격대비로는 읽을만한 책이다.


야구의심리학야구경기그이면에숨겨진놀라운심리법칙
카테고리 취미/스포츠 > 레포츠 > 구기종목 > 야구
지은이 마이크 스태들러 (지식채널,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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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기 : 마이클 루이스의 베스트셀러 " 머니볼 " 이라는 책에 관한 내용이 " 4장 선수선발의 심리학 " 부분에 나온다. " 머니볼 " 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주는데, 빌리 빈이 스스로 평했던 모습과 빌리 빈을 관찰한 사람들의 모습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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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볼불공정한게임을승리로이끄는과학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영일반 > 해외경영이야기
지은이 마이클 루이스 (한스미디어,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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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상황이 좋지 못했다는 걸 먼저 말해야겠다. 집중해서 읽지 못했고, 이 책을 내가 가지고 있던 잣대에 맞춰보고 있었던 점 때문에 제대로 음미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챕터별로 기억나는 부분들을 다시 흝으면서 포스팅하던 중에 이 책이 처음 느꼈던 것보다 훨씬 더 잘 만들어진 책이라는 걸 깨달았다.

소설이 아님에도 소설같은 느낌을 주는 챕터들과 전문경영서가 아님에도 경영에 관한 멋진 자극을 주는 챕터들, 그리고 빌리 빈에 대한 가감없는 표현들이 어우러졌다. 이런 두서없는 챕터들에 대한 느낌 때문에 혹시 작가가 좋은 소재에만 혹해서 마구잡이식으로 쓴 글이 아닐까하는 과학적이지 못한(!) 의심을 가졌다.

3년간 베스트셀러였다고 광고된 책에 비해 챕터의 순서를 난잡하다라는 섣부른 판단이 포스팅을 여러 번에 걸쳐 해야하는 상황을 만들었고, 단편적으로 떠올랐던 감상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

그가 매력적인 캐릭터인 것은 분명하다.

이 책에서는 그의 단점도 감추지 않는다. 그냥 관찰한 모습만 보여줄 뿐이다. 가난한 구단의 수호자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그의 모습에서 저자는 어떤 점을 우리에게 보여주려하는지 분명히 보여준다. 이 저자가 글을 잘 썼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책을 읽을 때보다 책을 읽은 후에 더 많은 상상을 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평소에 접하는 드라마틱한 소설들과 달리 독자의 느낌을 한정짓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책을 덮고 난 뒤에 그에 관한 사실들과 관련된 주장들을 나열하다보면 더 감정적으로 표현했어야 하지 않나 싶은 아쉬움이 가득해지는데, 저자가 불필요한 간섭을 하지 않았기에 독자는 스스로 상상해서 빌리 빈에게 다가가야 한다. 어찌보면 캐릭터를 관찰하다가 캐릭터의 속성에 문장에 흐름에 빠져든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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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마이클 루이스 (한스미디어,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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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의 글 _ 한 권의 책에 담긴 수많은 교훈들
저자의 글 _ 빌리 빈, 신화를 쓰는 사나이

제1장 길을 잃은 천재
제2장 숨어있는 보석을 찾아라

제3장 깨달음
" 빌리 빈 " 이 야구선수로써의 한계를 보여주고, 어드밴스 스카우터로 전향해서 구단관계자로 출발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어드밴스 스카우터 ( advance scout ) 란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각 구단을 탐방하면서 향후 적수가 될 만한 팀들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는, 이를테면 사전 시장조사역을 맡은 사람을 말한다.
- 94쪽


그렇다면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 통계를 이야기한다면, 제일 먼저 언급되어야 할 것이 타자의 출루율임이 명백하고 또 그렇게 취급되어야만 한다. 출루율이란 타자가 그 이닝의 종말을 향하여 발을 내딛지 않는다는, 거의 유일한 증거다.
- 99쪽

이 장에서 재밌는 주장을 알게 됐는데, 포볼 ( 4구 ) 를 투수의 책임이라기보다 타자의 능력으로 보는 것이다. 야구에 대한 시선이 확 트이는 순간이었다.


제4장 무지(無知)의 필드
이 책의 전체를 통틀어 야구를 좋아하지만 깊이 있는 정보를 얻지 못해 안달이 난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챕터다. 경영이나 인간미에 대한 내용없이 순수하게 야구를 좋아하지만 직접 뛰지 못했거나 관여할 수 없었던 사람들의 다양한 노력이 나온다.
빌 제임스라는 중요한 인물이 등장한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여러 번 읽어볼 챕터다.

박스스코어 ( box score ) : 야구 경기를 이닝별로 분석, 기록한 표. 팀과 각 선수들의 성적 산출의 중요 자료가 된다. - 옮긴이
- 109쪽

이곳에서도 야구와 관련한 재밌는 주장들을 많이 발견하게 되는데, 그 주장들에 절대적으로 공감하는 건 아니지만, 이유들만큼은 들을 수록 재밌다.

그리고 다음 단계의 통계로 넘어갔는데, 이것이 바로 ' 범위 요인 ( range factor ) ' 이라는 것이다. ' 범위 요인 ' 은 야수들이 경기마다 성공적으로 수비를 마친 숫자의 합을 말한다. 물론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 114쪽

평소 알고 있던 수비에 대한 설명이 나온 대목인데, 사실상 통계의 블랙홀이 아닌가 싶다. 아무리 수치화하더라도 헛점이 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데이타를 아무리 집어넣어도 과학적으로 뚜렷하게 확실하다고 주장할 근거가 희박하다고 보여진다.

마침내 본격적으로 냉철한 지적 능력을 갖춘 야구 분석가들이 등장하게 되었고, 제임스는 이에 맞춰 그들이 활동하는 연구 분야에 ' 세이버메트릭스 ( sabermetrics ) ' 라는 명칭을 붙여주었다.
- 133쪽
이 명칭은 SABR, 즉 ' Society for American Baseball Research ( 미국 야구 연구회 ) ' 의 약자에서 빌려온 것이다. 2002년 기준으로 이곳의 회원은 1만 7,000명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정말 야구에 대한 안목을 높여주는 장이다. 100년 이상의 깊은 역사를 가진 메이저리그의 거품도 걷어주는 효과가 있다. 무조건 메이저리그의 방식이 최고는 아니다.


제5장 제레미 브라운 스페셜
빌리 빈이 자신의 철학대로 드래프트에 성공하는 사례가 나온다. " 제레미 브라운 " 이라는 야구선수같지 않은 외모를 지닌 선수를 발굴해 내는 과정을 영화장면처럼 보여준다.

재미있는 사실은 제임스가 주장하는 바의 요체도 결국 ' 모방자 ' 가 되지 말자는 것이었다. 그것에는 의문이 생길 때마다기존의 답변에 만족하거나 쉬운 해답을 예상하지 말고, 혼자 힘으로 합리적인 방향에 따라 사고하고 가설을 수립하고 증거를 찾아 실험을 해보자는 것이었다. 여기에는 유명한 야구인이 말했다고 해서 그것을 쉽게 진실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제임스는 이런 말을 남기기도 했다. " 누구든 나를 모방하는 사람은 진실로 나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다. "
- 156쪽



제6장 불공정한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과학
경영자로써 야구에 접근하는 태도가 나온다. 이런 접근이 더 많은 승리를 안겨줄 수 있다는 건 확실하다. 우리나라 야구팬들이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아래 문구는 야구팬들이나 관계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본다.

빌 제임스의 제일 큰 업적은 선수의 성적 통계가 가지는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물어봄으로써 전통적인 경기의 이해 방식에 정면으로 도전했다는 사실에 집중된다.
- 205쪽

재미있는 문구 하나.

10년간의 자료에서 2루타에는 8,642가지의 동일한 방식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그렇게 날아간 공 가운데 92퍼센트는 2루타가 되었고, 4퍼센트는 1루타가 되었으며, 4퍼센트는 야수에게 붙잡혔다.
- 208쪽

2루타에 그렇게 많은(?) 동일한(?) 방식이 존재한단 말인가? 난 수백가지도 많다고 봤는데.. ^^;;


제7장 지암비의 허점

지금부터 오리 조직은 상의하달식으로 운영됩니다. 선수 수급 문제도 우리가 직접 통제하겠습니다. 그건 원래 우리가 할 일입니다. 따라서 그에 대한 이유도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지금까지 야구 팀은 감독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 빌리 빈 ( 2003년 1월 16일자 < 보스턴 헤럴드 > 지와의 인터뷰 )
- 213쪽

대놓고 거슬리는 문구로 시작하는 7장은 메이저리그의 훌륭한 선수 중 한명이었던 지암비 선수를 중심으로 선수 수급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선수를 분석하고 한 선수에 대한 요구치를 어떻게 충족시키는지 볼 수 있다.

위의 문구는 나를 많이 자극하는데, 이 책과는 크게 상관이 없는 관계로 생략한다. 7장에서 비교적 빌리 빈의 평소 생황태도가 많이 나오는데, 별로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제8장 스캇 해티버그의 부활
또다른 성공사례로 포수였던 스캇 해티버그를 1루수로 전향시켜 영입했던 과정을 보여준다.

재미있는 문구 하나.

경기 중 상대 팀 선수들과는 어떤 형태로든 친밀감을 교환하는 것이 금지된다.
- 메이저리그 규칙 3장 9절

야구선수노조까지 운영되고 있는 메이저리그의 규칙에 이런 문구가 있다는 것에 놀랐다. 추측으로는 이 문구가 아마 유명무실한 문구일 듯 싶고, 도박파문 등의 이유로 생겨나게 된 듯 싶다.

이 장에서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프런트가 어디까지 구단의 운영에 관여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데, 과연 좋은 것일지 의문이 든다. 사실 감독과 코치의 역할이 정말 직장인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이런 체제에 맞는 선수들은 만족감을 느끼겠지만..

워닝 트랙 ( warning track ) 외야수에게 담장 가까이 있음을 알리기 위해 잔디를 깔지 않은 지역 - 옮긴이
- 285쪽

이 장에서도 재미있는 사건이 나오는데, 제이미 모이어라는 투수가 경기 중에 해티버그에게 내려와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 " 어떤 공을 원하는지 말하라고. " 정말 투수가 제대로 짜증이 났던 모양이다. 286쪽에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찾아서 읽어보시기를..


제9장 트레이드 테이블
선수들을 트레이드 하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소설처럼 스토리가 있어 읽을만 하다. 특히 296쪽에는 빌리 빈의 다섯가지 규칙이 나오는데, 내용이 많아 발췌하지 않는다.

이 장에서 재미있는 건 빌리 빈의 트레이드 실패가 나온다는 점이다. 보스톤 레드삭스에 관심있는 야구팬이라면 알고 있을 테오 엡스타인 단장과 케빈 유킬리스 선수가 등장한다. 실패라고 해서 큰 피해를 입은 건 아니고 단지 원하는 선수를 얻지 못했을 뿐이다. 가난한 구단에서 이런 일은 흔할 수 밖에 없는데도 다른 구단의 단장들은 " 빌리 빈 " 을 두려워한다. 그는 단장들이 " 환장할 만한 " 트레이드를 성공시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웹툰인 " GM " 이라는 만화를 봐도 좋겠다. 발행이 늦어 원성을 사고 있지만, 완간되면 재미있을 것이다.


제10장 투수 해부하기
투수를 뽑는 이야기.
357 쪽을 살펴보기 바란다. 투수들은 인플레이 상태가 된 이후에는 안타를 막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알쏭달쏭하다. 어찌보면 뻔한 얘기가 왜 중요한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공을 던졌는데, 타자가 치고 난 뒤에는 수비수의 역할로서 타자를 아웃시킬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이 주장에 왜 의미가 있는지 알쏭달쏭하다. 이 챕터를 읽을 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읽고나서는 헷갈리는 부분이다.


제11장 인간적인 요소
오클랜드가 20연승을 이루는 순간을 다룬다. 제일 재미있는 부분이기도 한다. 빌리 빈의 상황이 경기 진행과 맞물려 보여지고, 그의 한마디로 마무리 된다.

그로부터 5분 뒤, 빌리 빈은 필자를 바라보며 그래봐야 한 경기 더 이긴 것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 392쪽


제12장 아이디어의 속도
챕터의 제목을 잘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야구에서 도루가 가지는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장은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데, 앞서 다뤄왔던 모든 이야기들의 결론같다.

내 전략은 플레이오프엔 별 효력이 없거든요. 따라서 내가 할 일인 플레이오프 진출이 끝났으면 남은 거라곤 행운이 따르기를 비는 수밖에 없지요.
- 409쪽

이 챕터를 읽고 있노라면 사실 제목은 좀 다른 의미를 지녔어야 하지 않나 싶다. 빌리 빈은 보스톤 레드삭스의 단장이 될 수 있었고, 최고의 연봉을 받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돈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철학을 지키기 위해 오클랜드에 남기로 한다. 그의 철학은 프로리그의 최고봉에 서는 것에 중점을 두지 않는다. 주어진 한계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철학과 싸운다.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나면 마치 소설 속의 투사를 보는 듯 한 느낌이 든다.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고, 무수한 강적들이 있지만 끊임없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향해 나가는 것을 보여준다.

에필로그 _ 오클랜드의 오소리 이야기
제레미 브라운 선수의 일화를 재밌는 스토리텔링으로 보여준다. 빌리 빈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구단이라는 현실계를 벗어난 듯한 틀 안에서 뛰노는 야구선수의 모습이 그려진다.

공은 외야 어디에도 없었다. 제레미 브라운의 상상 속에서 3루타로 생각되었던 공이 사실은 홈런이었던 것이다.
- 에필로그 끝자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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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볼불공정한게임을승리로이끄는과학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마이클 루이스(Michael Lewis) (한스미디어펴냄,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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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프로야구인 " 메이저리그 " 를 관심있게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 빌리 빈 " 이라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구단의 단장에 관한 이야기다. 하지만, " 빌리 빈 " 이라는 인물의 성장이나 인간미를 다루기 보다는 그의 야구철학과 메이저리그에 관한 이야기로 꾸려진다.

전체적인 감상은 좋았다. " 빌리 빈 " 이라는 인물에 대해 포장하기 보다는 그의 모습과 그와 관련한 현실들을 담담하게 써내려갔다고 본다. 사실 " 빌리 빈 " 에 대한 얘기보다는 메이저리그가 전통의 가치관을 근거로 무시해 왔던 통계의 과학이 어떻게 메이저리그에 자리잡게 되었는지에 대한 얘기가 더 많다. " 빌리 빈 " 은 자신이 평소에 야구에 대해 품고 있던 의구심들과 생각들을 " 빌 제임스 " 의 이론을 통해 자신의 철학으로 승화시켜 구단에 적용시킨 것이다.

그의 성공은 소재만 야구일 뿐 사실 경영자의 성공이라고 보여진다. 구단의 승리를 위해 자본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그의 철학이 증명된 것일 뿐이다. 

이 책을 읽고난 후, 그가 언젠가는 메이저리그 우승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평생 우승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하지만, 다윗과 골리앗으로 비유되는 대자본과의 경쟁에서는 많은 승리와 재미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믿음을 준다. 야구를 보는 재미 중 하나다. 물론 " 빌리 빈 " 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우승을 원하긴 하는 것 같다. 그건 메이저리그 구단이면 어디서나 꿈꾸는 희망이며, " 빌리 빈 " 에게는 자신의 철학을 더욱 빛내줄 요소일 것이다.

야구팬이 아닐지라도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야구에서도 충실한 경영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걸 알 게 해줄 것이다. 비록 충실한 경영이 우승만을 바라보는 팬들을 사로잡지는 못할지라도 야구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많은 기쁨을 줄 수 있다고 본다.


감수의 글 _ 한 권의 책에 담긴 수많은 교훈들
야구는 즐거움이다. 하지만 프로구단 운영은 철저한 사업이자 과학이다. 야구라는 분야를 지탱하는 수많은 숫자들에 대한 과학적 접근과 해석은, 여러분이 몸담고 있는 그 어떤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 감수의 글 중에서. 감수 송재우

수많은 교훈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나라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 우리나라 선수층이나 데이타들은 거래가 자주 이뤄질 정도로 충분하지는 않다고 본다. 하지만, " 빌리 빈 " 이 선수들을 수급할 때 근거로 삼는 기준들은 분명히 우리나라 야구문화에서도 필요하다고 본다.

저자의 글 _ 빌리 빈, 신화를 쓰는 사나이

이미 오래전부터 메이저리그의 구단 경영자들은 프로야구가 운동능력을 겨루는 스포츠가 아닌, 누가 더 많은 돈을 쏟아 부을 수 있는지를 겨루는 게임으로 바뀌었다고 말해왔다. 실제로 프로야구의 부자구단과 가난한 구단 간의 재정 능력은 다른 어떤 프로 스포츠보다 격차가 크고, 그마저도 해가 바뀔수록 더욱 심화되고 있다.
..(중략)
막강한 금전공세의 부자구단을 외면하고 그들을 선택한 성공 요인은 무엇이날 말인가?
해답은 우선 명확한 진실 한 가지로부터 시작된다. 프로야구에서는 얼마나 많은 돈을 갖고 있느냐보다, 어떻게 그것을 사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중략)
지금 오클랜드가 행하는 일련의 실험에는 야구에 대한 다른 사고, 즉 팀을 어떻게 관리하고, 어떻게 경기를 치르고, 여기서 가장 좋은 방식은 무엇이고, 그것은 왜 그러한가에 대해 새로운 사고로 접근하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팀의 단장인 빌리 빈은 오클랜드가 양키스와 같은 규모의 자금 투자가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일찌감치 비효율적인 구단 운영 방식을 개선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 핵심은 야구의 신지식 탐색으로 종합된다. 즉 스포츠에 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새로운 지식을 찾으려는 오클랜드 구단의 노력 속에는, 선수들의 달기 능력과 같은 간단한 문제에서부터 평범한 메이저리그 선수와 우수한 트리플A(마이너리그 중 가장 상위급 팀들이 참가하는 리그전 또는 그에 소속된 팀, 모든 마이너리그 팀들은 그 수준에 따라 트리플A, 더블A, 싱글A(하이/로우), 루키의 다섯 단계로 구분되고 각 수준에 소속된 팀끼리 리그전을 가진다-옮긴이) 선수 사이의 가격 차이에 이르기까지, 야구에 관한 모든 지식을 다시 검토하려는 시도가 포함되어 있다. 그런 바탕이 있었기에 저렴하면서도 훌륭한 선수들을 찾아내는 그들만의 노하우도 생겨난 것이다.
사실 오클랜드가 드래프트하거나 계약한 대부분의 선수들은 메이저리그 경영자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그릇된 편견의 희생자들이었다. 빌리 빈은 그들을 이러한 편경으로부터 해방시켰음은 물론, 그들의 진정한 진가가 드러날 수 있게 해주었다. 그것은 이성의 힘이 세상일에 얼마만큼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일개 야구팀이 증명한 사건이다. 또한 야구계 내부로 대변되는 인습과 편견의 장벽이 그들의 과학적이고도 합리적인 방식에 대항하여 얼마만큼 비과학적인 문화로 맞서는지를 ( 혹은 맞서지조차 못하는지 ) 있는 그대로 보여주었다.
- 저자의 글 중에서. 마이클 루이스

사실 저자의 글이 이 책의 핵심이다. 책을 다 읽고난 후, 다시 이 부분을 읽어보면 많이 정리가 된다. 이 책은 챕터별로 완결성을 가져서 전체 이야기가 어디로 가는지 감을 못잡을 때가 있다. " 빌리 빈 " 에 관한 얘기라고 하면서도 " 빌리 빈 " 못지 않은 - 혹은 더 중요해 보이는 - 인물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제1장 길을 잃은 천재 
메이저리그 유망주였던 선수로서의 " 빌리 빈 " 의 실패담을 들려준다.

스카우터 중에는 얼굴만으로도 선수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종종 ' 좋은 얼굴 ( good face ) ' 이란 표현을 쓰는데, 빌리가 바로 그 ' 좋은 얼굴 ' 을 지니고 있었다.
- 27쪽 발췌


제2장 숨어있는 보석을 찾아라
이 챕터는 " 빌리 빈 " 이 단장으로써 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메이저리그의 관행과 이에 맞서는 " 빌리 빈 " 사단(?)을 보여주는 데, 평소 야구선진국으로 상상했던 메이저리그와는 아주 다른 모습으로 그려진다. 100년이 훌쩍 넘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이 정도라면 우리나라 야구계의 내부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주요인물인 빌리의 보좌관 폴 디포데스타가 등장한다.

몇 년이 흘렀다. 빌리는 프로야구 선수가 되기로 결심했던 때를 돌이키면서, 오직 그때가 돈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유일한 시기였고, 그 뒤로는 절대 돈을 목적으로 일하지 않았다고 말하곤 했다. 그는 돈 때문에 자신의 삶이 달라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가 가장 가난한 메이저리그 팀 중의 하나를 경영해야 하는 입장에 섰다는 것이다. 구단을위해 자금을 구하고, 누구를 위해 그것을 쓸 것인지 결정하는 일이 그의 몫이 된 것이다.
- 37쪽

이 내용은 마지막 부분에서 증명된다. " 빌리 빈 " 은 자신의 철학을 증명하기 위해 일하는 인물로 보여진다. 하지만, 야구를 드라마틱하고 역동적인 스포츠로 만들기 보다 합리적으로 이기는 데 중점을 둔다.

원래 스카우터들은 고교생 선수들을 높이 평가하는데,주로 투수들을 선호하는 편이다. 성장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모습으로도 탈바꿈을 할 수 있는 데다가 싱싱한 팔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체로 직구 구속도 빠른 편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미처 모르고 있던 사실은 투수의 중요한 자질 가운데 하나가 가공할 힘의 과시가 아닌 타자를 속이는 능력에 있고, 그러한 능력은 연륜에 비례한다는 점이었다.
- 39쪽

메이저리그의 사이영상은 많은 승수도 중요하지만 타자들을 얼마나 압도했는지도 중요하게 평가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시선에 공감한다.
이 문단 다음에 재미있는 얘기가 나오는 데, 합리성 또는 과학적인 무언가를 경영방식에 도입하려던 " 빌리 빈 " 은 방법적으로는 여러 가지 비합리적인 수단이나, 협박까지도 서슴지 않는 모순을 범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여기서 폴이 설명하지 않고 넘어간 부분이다. 사실 메이저리그에서는 대학 선수가 재학 중에 얼마나 많은 4구를 얻었는지는 따지지 않는다.
..(중략)
그의 연구에 따르면 특정한 선수에게는 중요한 능력들이 다른 선수들에게는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달리기 스피드, 야수로서의 수비 능력, 타고난 파워 따위의 능력이 지나치게 과도한 평가를 받고 있었다. 스트라이크 존을 제어하는 투수의 능력과 4구를 얻어내는 타자의 능력이 그들의 성공을 보장하는 최고 지표란 사실도 스카우터들에게는 관심 밖의 일이었다.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단하는 선구안이나 좋은 공을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 역시 프로에 들어와 새롭게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닌, 선천적인 재능이란 사실도 마찬가지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타자의 팀 공헌도를 측정하는 또다른 방법이 있다는 사실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간과하고 있었다. 그가 보기에 타자에게 있어 출루율은 가장 중요한 능력 중의 하나였다. 끈질기게 투수를 물고늘어지는 투구수 역시 좋은 타자가 갖추어야 할 특별한 능력이었다.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것이 단편적인 데이터로부터 얻어진 것이 아니라, 방대한 자료로부터 얻어진 지극히 일반적인 이론이란 것이다.
- 65쪽

** 여기서 폴은 빌리 빈의 보좌관인 폴 디포데스타를 말한다.

요즘 야구보는 사람들은 " 출루율 " 이 가지는 가치를 많이들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놀랐던 건 이 개념이 메이저리그에서는 꽤 오래 전부터 성립된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책을 쓸 당시인 2002 년에도 제대로 인정받고 있지 못했다는 점이다. 메이저리그의 거품을 빼주는 문단이다.

선구안이나 좋은 공을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이 선천적인 재능이란 사실에 좌절감이 들었다. 가끔 야구연습 배팅장에 갈 때마다 선구안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야구선수의 연봉에 대해 이야기할 때 팀공헌도가 빠지기 일쑤다. 출루율이 팀공헌도에 들어간다는 것 역시 새로 안 사실이다. 개인 기록 중에 일부인줄 알았는데..

그러나 빌리는 미래의 빅리거들을 찾아내느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었다. 그것은 폴의 컴퓨터를 통해서였다. ..(중략)
폴의 노트북은 유망한 선수들을 찾아내는 최고의 도구였다. 그곳에는 의미 있는 통계수치들이 가득했다.
대학 선수들은 대부분 고교 선수들보다 치열한 경쟁을 거치며 성장했다. 그들의 통계수치는 비교적 중요한 사실들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었고, 고교선수들과는 달리 합리적이고 정확한 판단의 근거 자료가 되었다. 게다가 그 통계들은 현장을 중시하는 스카우터들의 온갖 편견들, 가령 키가 작은 우완 투수나 발만 빠르고 야위었거나 왜소한 타자들에 대해 지니고 있는 이유 없는 편견과 혐오를 극복할 수 있게 해주었다.
모든 갈등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빌리와 폴 그리고 다소 차이는 있지만 에릭과 크리스가 생각하는 것은, 젊은 선수들은 외견상 보이는 모습뿐 아니라 지금까지 이룬 결과를 가지고도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야구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에게는 얼핏 당연한 주장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야구계 내부에서는 외계인의 설교에 다름 아니었다.
스카우터들은 빌리와 폴의 주장을 ' 성과 지향적 스카우팅 ' 이라 불렀다. 스카우터 세계에서 ' 성과 지향적 스카우팅 ' 이라는 것은 일종의 모욕이었다. 그것은 젊은 선수들의 진정한 가치는 자신들의 마음속 눈으로 목격하는 그 무엇이어야 한다는 야구인들의 일반적 관점에 대치된다. 스카우터들이 보기에 빌리와 폴 일행은 야구 선수에게 중요한 것 모두가 그가 관리하는 성적 통계에서 찾아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성품까지도 말이다.
- 70쪽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 중에 하나인데, 이 책에서 보여주는 빌리 빈과 다른 구단 혹은 메이저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기존 가치관과의 대립을 보여준다. 이 문단의 뉘앙스는 빌리 빈의 의견이 옳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틀린 것처럼 느껴지지만, 좀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물론 전반적으로는 빌리 빈의 의견이 현재는 옳다고 보지만, 원래 빌리 빈의 의견이 옳기 때문에 기존의 가치관이 잘못됐다고 보지는 않는다. 이 두 부분은 양립됐어야 할 부분인데, ( 빌리 빈 스타일로 말하자면 ) 과학적인 방법이 저평가됐기 때문에 제 자리를 찾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고 본다.

과학적인 방법으로 많은 승리를 안겨줄 수 있겠지만, 결정적인 승리를 안겨주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게다가 야구가 가지는 변화무쌍한 흐름을 즐기는 야구팬들에게 좋은 잣대는 될 수 있을지언정 절대적인 목표는 아니다. 야구는 사람이 만들어내고 사람이 움직이며, 사람이 참여함으로써 즐거움을 나누는 스포츠다. 과학적인 방법에 집착해서 결과에만 중점을 두는 게 과연 어떤 드라마를 만들 수 있을까?

그래도 과학적인 방법이 이미 한 개의 드라마를 만들긴 했다. 신체적으로나 직업적으로 야구에 직접 관여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어떻게 야구란 스포츠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었는지 보여준 것이다.

제3장 깨달음
제4장 무지(無知)의 필드
제5장 제레미 브라운 스페셜
제6장 불공정한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과학
제7장 지암비의 허점
제8장 스캇 해트버그의 부활
제9장 트레이드 테이블
제10장 투수 해부하기
제11장 인간적인 요소
제12장 아이디어의 속도

에필로그 _ 오클랜드의 오소리 이야기

내용이 길어진 관계로 3장 이후로는 다시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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