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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를 재밌게 전했던 웰메이드 법정영화다. 인종문제, 사형문제 등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들을 건드려놓지만 실제로는 딱 한 가지 메시지만을 전하고 있다. 당신의 어린 자녀가 성폭행을 당했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라고 묻고 있는 것이다.

10 살의 흑인 소녀가 미치광이 백인 두 명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소녀의 아버지가 법원건물에서 범인들을 총으로 쏴 죽인다. 소녀의 아버지 ( 사무엘 L. 잭슨 분 ) 는 집으로 돌아가서 가족과 함께 있다가 체포된 후, 재판을 기다린다. 재능있지만 아직은 젊고 미숙한 변호사 브리건스 ( 매튜 매커너히 분 ) 가 변호를 맡게 되고, 유능하면서도 야망에 불타는 검사 루퍼스 버클리 ( 케빈 스페이시 분 ) 가 사건을 담당한다.

흑인 노동자인 칼 리 헤일리 ( 사무엘 L. 잭슨 분 ) 가 백인을 쏴 죽인 사건은 사회적 이슈가 되어 여러 단체들이 개입하기 시작한다. 게다가 재판과정은 서로의 약점을 집요하게 물어뜯으면서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하는데, 점점 어두운 결말로 치닫고 있다. 책임감에 얽매인 인권 변호사 브리건스와 그를 도와주는 젊은 법학도 엘런 로아크 ( 산드라 블로그 분 ), 그의 친구 이혼전문 변호사 해리 렉스 보너 ( 올리버 플랫 분 ) 는 과연 위기를 극복하게 될 것인가? 가 관건이지만, 오래된 영화가 그렇듯, 관객을 즐겁게 해주는 영화가 그렇듯 권선징악과 대화해로 영화는 엔딩을 장식한다.

타임 투 킬
감독 조엘 슈마허 (1996 / 미국)
출연 매튜 매커너히,산드라 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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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허구인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미국이 안고 있는 인종문제, 사형문제 등을 제법 현실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아마도 실제 벌어졌던 기사들을 참작해 집어넣었을 테지만 그래도 상당히 리얼해 보인다.

초반부터 관객들이 흔히 예상할 수 있는 인종문제에 접근하고, 사형제도에 대해 잠깐 건드려 보기도 하고, 법의 헛점과 한계를 아낌없이 까발리지만 이런 접근들은 나중에 브리건스의 최종변론에서 반전이 일어날 수 있게 되는 토대가 된다. 재판결과의 방향이 주변의 간섭으로 이렇게 저렇게 휘둘리지만, 결국에는 아주 직설적인 고백 한 방에 확실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즉, 인종문제도 중요하고, 사형문제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 당신들 자식이 성폭행을 당했고, 범인들이 버젓이 거리를 활보할 수 있게 됐다면 당신들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반문하고 있는 것이다.

아주 영리하게 만들어진 소설이라고 보여진다. ^^;; 영화는 그런 영리함을 빼다 박았다. 15년도 더 된 영화지만, 아직도 볼 만한 건 바로 이런 영리함과 풍성한 배우들의 모습때문이다. 등장하는 대부분의 배우들이 다들 만만치 않은데, 미드 " 24 " 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던 키퍼 서덜랜드가 인종차별단체인 KKK 단원을 연기한 적이 있었을 줄은 몰랐다. ^^;; 그의 아버지인 도널드 서덜랜드도 같이 출연한다. 케빈 스페이시의 연기는 이런 역에 잘 어울렸고, 에슐리 주드가 젊은 시절 이렇게 이뿐 줄은 미처 몰랐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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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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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감독 로베르트 슈벤트케 (2010 / 미국,캐나다)
출연 브루스 윌리스,모건 프리먼,존 말코비치,헬렌 밀렌,메리-루이스 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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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업에서 은퇴하고 나이가 지긋한 킬러가 한 명 있다. 어느 날, 의문의 습격이 발생하고, 주인공 킬러는 옛 동료들을 모아 원인을 밝혀내고 악당들에게 복수한다. 그리고 다시 자신의 삶을 찾아간다. 

이런 류의 영화는 흔히 있어왔다. 자주 만들거나 막대한 투자의 대작으로 만들지는 않지만, 꾸준히 나온다. 왜? 배우들 때문에.. ㅋㅋ

RED 는 이런 습관적으로 만들어지는 웰메이드 영화 중 하나다. 명작일리도 없거니와 블럭버스터급 흥행대작도 아니다. 다만, 좋았던 배우들을 기억하고, 뻔하지만 웬지 가슴이 훈훈해지는 어릴 적 얘기들을 다시 떠올려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당하다.

이런 부류의 영화에서 감독의 미덕은 뛰어난 재미나 효과에 집중하기 보다 보는 내내 지루하지만 않게 해주고 배우들의 아직 죽지 않은 연기력을 관객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게 해주면 족하다. 그런데 사실 이런 연출력이 결코 쉽지 않다. RED 는 그런 면에서 매우 볼만한 영화라고 추천한다. 뻔한 얘기인데, 그리 지루하지 않고, 등장한 배우들의 훈훈함이 그대로 오롯이 관객들에게 전해져야 한다. 킬링타임용이라고 해도 무방하지만, 눈을 현란하게 하는 게 아니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시간을 선물한다.

개인적으로 요즘 뭐하나 싶은 배우들로 모건 프리먼, 존 말코비치 등이 나오는데 등장인물들을 모두 살펴보니 평소 내가 좋게 보던 배우들인 바람에 무조건 보게 됐다. 

제목인 RED 는 영화 중에 설명이 나오는데, Retired Extremely Dangerous 의 약자다. 은퇴했는데 겁나게 위험한 놈이라는 뜻일 것이다. 그리고는 빨강은 뜻하는 레드(RED) 라고 읽는다. 늙었지만 아직 붉은 피가 흐른다거나 팔팔 날뛸 수 있다는 이중의 의미를 가진 듯 싶다. 좀 유치하긴 하지만.. 

영화를 좀 많이 본 사람이라면 다들 알고 있을테지만, 존 말코비치도 왕년에 연기력을 한 세월을 풍미했던 분이시다. 블럭버스터 대작들에서는 로버트 드니로나 알 파치노 급으로 인정받지는 못할 지라도 연기력만으로 놓고 본다면 절대 밀리지 않을 분이셨다. 무표정으로도 화면을 장악하시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연로하셨음에도 표정이 귀여워지셨다. RED 를 보면 존 말코비치가 제일 눈에 들어왔다. 어찌 그리 귀여워지셨는지.. ㅎ
존 말코비치 님은 아직 죽지 않으셨다.

다이하드 시리즈의 브루스 윌리스와 파워오브원, 쇼생크 탈출의 모건 프리먼 님은 크게 달라진 점은 없지만서도 그럭저럭 본전치기 수준의 존재감을 보여주셨다. 그래도 좋다는..

헬렌 미렌의 영화는 별로 본 적이 없는데, " 퀸 " 이라는 영화가 입소문을 탈 때, 웬지 어디선가 본 인물이다 싶어 찾아봤더니 개인적으로 명작이라고 생각하는 1981년작 " 엑스칼리버 " 에 아더왕의 누나로 등장했었다.

중딩시절의 어린 나이에 학교에서 단체관람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기네비어가 알몸으로 엑스칼리버 뒤로 주저않는 모습이 갑자기 등장해서 침만 꼴딱 삼기며 보던 기억이 난다. 물론 중딩들이 보는 거라 주요 부위는 다 가렸다. 아마 몇 장면을 잘려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ㅋㅋ ( 내 수준은 아직 여기를 못 넘고 있다 ^^;; ) 

당연히 영화를 제대로 관람하지 못하고, 특정 장면들만 반복해서 기억에 남겼는데, 헬렌 미렌 덕분에 존 부어맨의 엑스칼리버를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다시 감상할 수 있었다. 올디스벗구디스 류의 영화를 괜찮아하는 분들이라면 추천한다. 쉰들러 리스트의 리암 니슨 등 뒤늦게 빛을 본 배우들이 꽤 나온다. 어떤 분들은 아더왕 관련 영화 중에 이 " 엑스칼리버 " 를 최고 훌륭한 작품으로 꼽기도 한다.

이 할머니 젊었을 적 모습은 참 새초롬하면서도 사악해 보였는데, 지금 모습은 웬지 귀엽게 느껴진다.

비교적 젊은 여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메리 루이스 파커도 꽤 좋아한다. ( 64년생이시다. ) 사실 자세히는 모르고, 그냥 이뿌다. ㅎㅎ

미국드라마인 웨스트 윙 시리즈에서 참 예쁘게 봤는데, " 위즈 " (?) 라는 드라마로 더 유명한 듯 싶다. 나이를 먹어 잔주름이나 뭐 그런 나이든 티가 나도 웬지 이쁘게 느껴진다. 사실 성격도 톡톡 튀어 보이고, 까칠할 것 같긴 하지만, 여배우니까 그런 생각 따위는 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보면서 눈이 즐겁기만 하면 된다고 봄.

남자 CIA 요원으로 등장하는 남자 배우는 이름은 모르고 있었지만, 반지의 제왕 시리즈나 본 슈프리머시에서 좋은 느낌을 줬던 배우다. 연기력은 잘 모르겠고, ( 기본 이상은 하는 듯 싶다. ) 이 사람 역시 외모가 반듯해 보인다는..

RED 에서 생각지도 않게 기쁨을 주면서도 깜짝 놀랐던 건 역시 어네스트 보그나인의 등장이었다. 아.. 이 분이 아직 살아계셨구나.. T T

이번 기회에 알아보니 어네스트 보그나인 님은 1917년생이셨다. 대체 연세가 어떻게 되시는지.. 
에어울프라는 오래된 미국드라마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다들 기억할 것이다. EBS 를 통해 고전 미국영화도 종종 접했는데, 거기도 이 분이 나타나실 때가 있으시다. *.*
아직 정정하신 듯 보인다.

브라이언 콕스라는 배우는 조연으로 자주 접했는데, 주로 악당이었다. 여기서는 감칠맛있는 정의의 편으로 나온다. 헬렌 미렌과 왠지 잘 어울려 보였다는.. ^^;;

오랜 만에 리차드 드레이퓨스(? 어케 발음하는 건지.. 원..) 도 볼 수 있었다. 죠스에도 나왔었고, 홀랜드 오퍼스인가로 상도 타셨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이.. 어쨌거나 좋게 기억되는 배우 중 하나다. " 스탠바이미 " 라는 고전 영화에서 아역주인공의 성장 후 모습으로 아주 잠깐 나왔는데, 왠지 그 모습으로 자주 기억된다.

RED 는 이런 식으로 즐기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정말 좋았던 배우들이 아직 사그러질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것이다. 감독은 단지 관객이 무료하지 않게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관객들은 배우들의 옛모습과 지금을 같이 떠올리면서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고, 달라진 모습에 즐거워할 수 있는 것으로 족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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