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저렴하게 말아먹은 영화가 아닐까 싶다. 소재는 괜찮았고, 배우들도 보통은 해줬는데 신파조의 전개나 이제 닝닝해진 강우석 영화스타일의 대사빨들이 영 식상했다. 건졌던 건 단 2 가지, LG 구단이 PPL 로 나왔던 것과 충주성심야구단이라는 장애우들이 실제로 있다는 것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라 대강 짐작은 갔지만, 그래도 얼마 안되는 야구관련 영화라 야구를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끝까지 봤다. 결과는 씁쓸하달밖에..

글러브
감독 강우석 (2011 / 한국)
출연 정재영,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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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고 싶은 점들..

1. 중학교때까지 정상이었던 아이가 돌발성 난청으로 장애우들의 고등학교에 들어온다. 말 잘하던 아이가 갑자기 귀가 멀었다고 발음이 그런 식으로 엉망이 되는건지 납득하기 힘들다. 장애에는 다양한 종류와 증상이 있으므로 잘 모를수도 있겠지만, 모르는 사람도 어느 정도 넘어갈 수 있도록 표현해 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2. 주인공이 왜 개판이 됐는지 설득력이 떨어진다. 후반부에 자신의 매니저가 고등학교 시절 자신을 위해 희생했던 것에 부담을 느끼다 못해 지쳐서 스스로 야구를 포기한 것처럼 설명하긴 하지만 그래도 좀 부족하다. 게다가 지난 해 이대호 사건 때 알게 된 사실이지만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는 에이전트 제도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매니저와 에이전트는 많이 다른건가? 아님 매니저는 비공식적인 존재고 에이전트는 공식적인 직함인가?

3. 바닷가에서 야구연습하던 중에 바닷물에 글러브를 적시면서 훈련하는 장면이 나온다. 가죽에 소금물이라.. 조합이 이상하다.

4. 영화 끝 무렵에 마지막 야구시합에서 한 타자가 타석의 라인을 밟고 타격을 한다. 컨설팅 안했나?


처음과 중간까지는 그래도 버티며 봐줄 만 했는데, GLOVE 에서 G 를 빼고 LOVE 어쩌구 하는 부분부터는 정말 숨이 막혀왔다. 강우석 감독님의 필이 이만큼 낮았나 싶을 정도다. 아니면 다른 큰 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하면서 영화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제작비도 상당 부분을 지원받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영화기 때문이다. 보면 알지만, 보는 걸 권장하고 싶지는 않다. 막판에는 아주 신파극이 따로 없다.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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