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운영체제로 C++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들을 공부했던 사람이라면 " 찰스 펫졸드 " 라는 이름을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 Programming Windows " 라는 책으로 많은 개발자들한테 영향을 줬다는데, 영향을 받을 만큼 깨어있는 머리와 마인드가 아니라 두꺼운 책으로만 기억하고 있다. ㅋㅋㅋ

어쨌거나 이렇게 프로그래밍 분야에서 인지도가 높은 찰스 펫졸드라는 사람이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든 컴퓨터 서적을 오래 전에(?) 썼는데, 2010년에야 김현규라는 분의 번역으로 인사이트 출판사에서 나왔다. 찰스 펫졸드가 스스로 최대의 역작이라고 꼽는다는데, 이 사람이 쓴 책은 이제 두번째라 제일 좋은 책인지는 모르겠다. ㅎㅎㅎ

" 현 세대가 있도록 만들어준 디지털 기술의 진화에 대하여 살펴보는 약간 독특한 여행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하지만, 이제는 좀 더 명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CODE 라는 책은 컴퓨터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설명하는 책이다! "
 - 10쪽 발췌. 지은이의 글 중에서

전체 25 챕터 중 8 챕터까지 읽었는데, 여기까지는 인문계 고등학교까지 일단 졸업한 사람이라면 크게 무리없이 읽을 수 있다고 보여진다. 뭐 중간에 왠 양자, 전자, 중성자라는 단어가 튀어나와 당황스럽긴 하지만, 결국 컴퓨터에서 전기가 흘러가는 얘기를 아주 기초적인 단계에서부터 언급하고 있어 그냥 읽어 넘길 수 있다.

너무 기초적인 부분부터 시작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지루한 면도 있는 반면, 초반 1/3 지점까지 읽었음에도 기억해 두고 싶은 문장들이 곳곳에서 발견됐고, 번역하신 분의 정성과 능력도 놀라울 정도라 틈나는대로 정리해 두고 싶다. 번역하신 분은 뭔 프로세서 아키텍쳐를 설계하신다는데, 허울좋은 스펙만은 아니라는 걸 이 책의 번역을 통해 엿볼 수 있다.

CODE(코드)하드웨어와소프트웨어에숨어있는언어
카테고리 컴퓨터/IT > 컴퓨터공학
지은이 찰스 펫졸드 (인사이트, 2010년)
상세보기

다시 보니 제목이 참 멋지다. 코드 :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숨겨진 언어 ( Code : The Hidden Language of Computer Hardware and Software by Charles Petzold )

클래식이란 시간을 뛰어넘는 영원의 생명력을 얻은 작품이다.
- 5쪽 발췌. 옮긴이의 글 중에서

옮긴이가 아마 어디서 인용한 것이라 간주하는 문장인데, 개인적으로 참 와닿는 표현이다. 바흐의 샤콘느니 뭐니 하는 소리는 모르겠지만서도.. ㅋㅋㅋ 옮긴이는 " CODE " 가 이 분야에서 " 클래식 " 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해 번역했다고 한다.

컴퓨터가 정보 기술 ( Information Technology ) 을 이끄는 대표적인 발명품이라고 하는데, 이런 컴퓨터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최소한의 기초 지식만으로 소설책 읽듯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한 점이 이 책의 장점이라는 게 옮긴이의 평가다. 소설책만큼 흥미진진하고 재밌지는 않지만, 지금까지는 읽는데 짜증나는 수준은 아니었다.

25년 전이나 50년 전의 컴퓨터에 비하면 오늘날의 컴퓨터가 복잡한 것이 사실이지만, 기본적으로는 대부분 동일합니다. 따라서 어떤 기술의 과거 형태를 살펴보면 오늘날의 기술과 기본적으로는 같으며 좀 더 간단한 형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측면에서 좀 더 편하게 기술을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기술에 대한 역사를 공부하는 의의라 할 수 있겠습니다.
- 12쪽 발췌. 지은이의 글 중에서. 2000년 8월 16일 찰스 펫졸드

개인적으로 고전영화나 좀 시간이 지난 영화를 볼 때도 같은 이유에서 보고 있다. 어떤 기법이나 혁신의 이유를 원형 그대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나오는 어떤 영화들은 보기에 참 잘 만들어졌는데, 예전 원형들의 조합에 불과하기에 전문가들이 혹평을 한다는 걸 알게 되곤 한다. 이렇듯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역사나 과거를 살펴보는 건 오늘날에 보여지는 모습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필수적인 일이라고 본다. 컴퓨터와 웹을 좋아한다는 건 단순히 즐기기 위해 이용하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의미라는 걸 알았으면 싶다.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




2006년에 나온 책이라 피어스 브로스넌의 " 어나더데이 " 이전까지만 다루고 있다. 이때부터 우리의 무기만물상 아저씩 " Q " 가 등장하지 않은 것을 간과하고 있었는데, 이 책은 아마 다시 등장할 일이 거의 없어보이는 " Q " 에 대한 헌정집이 아닐까 싶다. 007 은 " 카지노 로얄 ", " 퀀텀 오브 솔러스 ", " 스카이 폴 " 까지 특수무기를 설정으로 보여주는 일이 없어졌다. 007 트렌드가 성공적으로 업그레이드된 것은 맞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 중 하나다. 로저무어나 피어스 브로스넌이 주름잡았던 007을 좋아했던 세대라면 많은 아쉬움이 남을 결정이다. 

" 007 제임스 본드의 과학 " 은 20편 가량의 007 영화를 통틀어 007 과 관련된 과학, 무기, 특수 장비들에 대한 얘기를 14개의 단락에서 다루고 있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등장한 이후로 그 이전 007과는 너무 달라져버린 부분이 많아 이 갑작스런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들에게 위안이 되어줄 수 있는 책이라고 보여진다. 007 과 Q 에 대해 친절한 설명으로부터 시작되어 애틋하기까지 하다. ^^;; 


01장인 " 미스터 본드의 기원을 밝혀라 " 는 역사 속에서 스파이와 과학 ( 구체적으로는 무기나 장치들 )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었는지 짚어보고 스파이 판타지 장르의 환상적인 캐릭터인 007 이 소재된 역사속 인물이나 사건들을 살펴본다. 

스파이라는 존재는 아주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지만, 그 존재의 특성상 역사적 사실로 밝혀지는 일은 드물었기에 스파이의 역사는 언제나 짧게 브리핑될 뿐이었다. 이 책에서도 아주 짧고 굵게 다루고 있는데 주로 007 이나 이언플레밍이 관련된 1, 2 차 세계대전 중심의 여러 재밌던 사건들을 보여준다. 

초창기 007은 실제 스파이들이 사용하던 무기를 많이 보여줬다는 게 놀라웠고, 그 이후로 너무 앞서나가기 시작한 게 재밌으면서도 아쉬웠다. 실제 스파이들이 항문에 숨기는 청산가리 캡슐을 1945년 경에 사용했다는 데 놀랬다. 

007제임스본드의과학
카테고리 과학 > 청소년 교양과학
지은이 로이스 그레시 (한승, 2006년)
상세보기



1952년 4주동안 집필한 끝에 탄생한 제임스 본드의 캐릭터 ( 소설 " 카지노 로얄 " ) 는 저자인 이언 플레밍이 실제 유능한 영국첩보원이었던 존 고드프리의 심복으로 근무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또한 제임스 본드에게 " 007 " 이라는 번호가 붙게 된 경위도 자세하게 알려주는데, 실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 세의 첩자였던 존 디 ( John Dee ) 박사라는 사람이 자신의 이름 대신 코드 번호 007 을 사용했다고 한다. " 00 " 은 두 눈을 뜻하여 " For your eyes only "  로 작성된 비밀전문임을 알리는 표시였다고 하고, " 7 " 은 행운의 숫자로 넣은 것이라고 한다. 오.. 이렇게 깊은 뜻이.. ㅋㅋㅋ

그 뒤로 실제 사용되거나 개발된 스파이용 무기들 - 예를 들면 탄환 한 발이 장전된 립스틱 총이라든가 - 과 007 영화 속에 등장한 무기들과의 비교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의 01장만으로도 흥미진진한 얘기가 가득해 전체 책내용에 대한 도입부로써는 아주 잘 씌여졌다. 실제 무기들이 이렇게 웃음을 줄 수 있을지는 몰랐다. 진짜 뒤꿈치에 송신기가 내장된 구두를 스파이들이 사용했었다고 한다.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





북부의 얼음벽(?)에서 얘기가 시작되서 에다드 ( 네드 ) 가 킹 슬레이어에게 붙잡히고, 북부의 떠돌이 여인네 ( 와이들링?) 도 스타크가에 포획되는데서 끝난다. 

미드를 봤을 때와 여러 면에서 차이를 보이는데, 과연 스타크가의 브랜을 암살하려고 했던 인물이 티리온 ( 티온 ) 라니스터가 맞는가 하는 게 우선 떠오른다. 책을 읽기 전에는 확신하고 있었는데, 2권까지 읽은 결과로는 아직 판단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흥미진진해진다. 과연 누가 티리온의 단검을 주면서 브랜을 죽이라고 시켰을까?

미드에서는 왕비의 역할이 도드라지지만, 소설에서는 왕비의 시점이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후반에 가야 큰 역할을 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는 주변인물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드라마에서는 너무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드라마를 볼 때 가장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이 조프리 왕자가 이미 왕의 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대부분의 인물들이 알고 있었던 것 같은데, 소설을 보니 의외로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왜 서자들을 그렇게 찾아다니나 싶었다. ^^;; 

서자와의 차별 역시 드라마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데, 소설에서는 비중있는 설정이었다. 존 스타크가 북부로 떠나는 이유이기도 하면서 왕의 서자들이 왜 그렇게 살아가는지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드라마에서 뭔가 익숙치 않은 분위기는 바로 이런 부분들을 묘사하기 힘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얼음과불의노래1부(왕좌의게임1)
카테고리 소설 > 장르소설
지은이 조지 R. R. 마틴 (은행나무, 2000년)
상세보기



드라마 시즌2에 좀 보이기 시작하는 스타니스에 대한 암시가 여러 곳에서 등장해 재미가 더해진다. 이미 이때부터 뭔가 사고를 칠 인물이라는 게 눈에 띈다. 드라마에서는 이런 인물이 있었는지조차 모르다가 시즌2에서 쟤 왜 나오는걸까 싶었다. 

스타크가의 아리아는 수련을 통해 상당 수준의 몸놀림을 갖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시즌 1, 2 를 통틀어 별다른 무술실력을 보이지 못해 그냥 거친 소녀 쯤으로 여겼는데, 소설을 보니 악당들의 대화를 침묵 속에서 엿들을 정도의 대담함을 갖췄었다. 

아리아가 스승이었던 시리오에게 배운 경구들이 제법 괜찮아 적어둔다. 

' 그림자처럼 소리 없이 '
' 깃털처럼 가볍게 '
' 뱀처럼 빠르게 '
' 잔잔한 호수처럼 고요히 '
' 사슴처럼 날쌔게 '
' 뱀장어처럼 부드럽게 '
' 곰처럼 강하게 '
' 늑대처럼 사납게 ' 

예전에 어떤 애니메이션의 인디안 보안관이 썼던 말처럼 보이지만, 제법 괜찮은 주문이다. 

시즌2에서 아리아가 만난 이상한 킬러는 아마 ' 얼굴없는 사내들 ' 이라는 전문살인자집단으로 보인다. 소설에서는 이미 소개되고 있는데, 드라마에서는 뜬금없이 등장해 어리둥절했다. 

용의 어머니 대너리스의 오빠인 비세리스는 아직도 안 죽었다. 조프리 왕자와 함께 왕재수의 투톱이었는데 적절한 순간에 아주 적절한 방법으로 드라마에서는 죽었다. 

끝으로, 아리아가 엿들었던 두 명의 대화는 이런 정세 속에 뭔가 더 심오한 계략들이 숨어있다는 걸 엿보게 해주는데, 소설에서나 드라마에서나 아직 감도 못잡겠다. ^^;;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





영화전문기자 이동진씨의 인터뷰 모음집인 " 이동진의 부메랑 인터뷰 그 영화의 비밀 " ( 이하 부메랑 인터뷰 ) 의 세번째 감독편을 읽었다. 298쪽에서 시작해 431쪽에서 끝났다. 쪽수는 130장 가량이지만, 글의 양으로 보면 족히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한권 분량이다. " 아톰의 슬픔 " 이라는 만화가 데즈카 오사무의 에세이집 한권보다 읽는 데 시간이 훨씬 더 걸렸다. ^^;; 

이 책의 초판은 위즈덤하우스에서 2009년 6월 20일에 초판이 나왔기에 류승완 감독의 "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 까지 언급되고 있다. 이 책의 이후버전도 준비한다고 했는데, 아직 나오지 않고 있어 좀 아쉽다. 

이동진의부메랑인터뷰그영화의비밀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 영화
지은이 이동진 (위즈덤하우스, 2009년)
상세보기


전문적인 영화용어들이 곧잘 등장하는 데, 각주가 없어 몹시 불편하다. 문장이라도 쉽게 썼으면 좋으련만, 인터뷰다 보니 감독과 기자의 대화 내용이 별 수정없이 나왔다. 짧게 말하자면 어려운 말이 난무하는 인터뷰 모음집이라는 뜻이다. 또한 감독들의 영화를 좀 봐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내 경우에도 몇 편 못 본 것이 있어 그냥 그러려니 하며 읽은 부분도 있다. 

영화감독으로써의 류승완씨에 대해 아주 집요하게 파고들어 재밌는 얘기를 끌어낸 데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아주 다양한 접근방향으로 인해 간략하게 정리되지 않는 게 흠이지만, 류승완 감독이 영화를 만들어 왔던 과정, 스타일의 발전과 변화 등을 짚어내주고 있다. 곁들여 동생이자 연기자인 류승범씨와 아내이자 제작자인 강혜정씨, 그리고 무술감독 정두홍씨에 대해서도 얘기해 주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부메랑 인터뷰에서 제일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부분이었다. 다 읽지 않아서 확정적인 건 아니지만, 아마도 류승완 > 유하, 봉준호 >> 홍상수, 임순례, 김태용 순으로 즐겁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제일 재밌는 부분은 이제 지나간 것인가.. ㅡㅡ;;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





전편 ( 밀레니엄 1부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 을 읽었을 때는 2권이 이런 식으로 전개되리라 예상하지 못했다. 원래 10부작으로 기획된 것이고, 책제목인 " 밀레니엄 " 이 주인공이 일하는 월간지 이름이라는 얘기를 들었기에, 새로운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남자주인공인 미카엘과 여자주인공인 리스베트가 만나가는 스타일일거라 지레짐작해 버렸다. ^^;; 

1부가 미카엘을 중심으로 사건이 펼쳐졌다면 2부는 리스베트의 심각한 과거를 다루고 있다. 어둠의 해커였던 리스베트가 전면으로 부상하면서 서스펜스와 스릴이 넘치는데, 다소 아쉬운 건 리스베트를 역량을 너무 뛰어나게 설정해 둔 점과 어설픈 후반부다. 1부의 여러 등장인물들이 새로운 복선을 짜여지는 전개를 통해 독자들을 다시 몰입하게 하는데, 이게 엄청난 장점이면서 단점이기도 하다. 1부를 안 읽으면 2부를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사실 1부는 제법 그럴듯한 완결성을 가지고 있어 이야기가 지속될 것 같지는 않았다. 

1부를 굳이 읽지 않아도 될만큼 초반에 설명을 곁들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재미를 충분히 즐기기에는 부족하다. 1부, 2부, 3부가 각 2권씩 구성되었고, 표지까지 특색있게 꾸몄는데, 알고 보니 서로 스토리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라면 약간 속은 느낌이 아닐까 싶다. 참고로 스웨덴에서 1, 2, 3부가 모두 영화화되었고, 실제로 스웨덴은 성폭행 사고가 세계적으로 상위에 랭크되어 있다는 얘기가 있다.  

불을가지고노는소녀.1
카테고리 소설 > 기타나라소설
지은이 스티그 라르손 (뿔, 2011년)
상세보기

불을가지고노는소녀.2
카테고리 소설 > 기타나라소설
지은이 스티그 라르손 (뿔, 2011년)
상세보기


" 밀레니엄 2부 -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 는 서스펜스와 복선, 사회적인 편견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새로운 등장인물들이 곳곳에서 등장하고, 기존 등장인물들 역시 숨겨진 관계가 드러나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조바심에 빠져 단숨에 책장을 넘기게 만든다. 다소 허탈한 중간결과들이 눈에 띄기는 하지만, 전체 흐름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고, 2부의 결말 역시 완결성보다는 3부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선에서 마무리한다.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 편에서 비춰졌던 성폭력에 대한 경고수준을 스웨덴 사회 전반으로 확대한다. 남자들의 무지, 편견, 왜곡, 폭력 등등을 여러 남성캐릭터들을 통해 드러내면서도 스토리의 변주와 재미를 떨어뜨리지 않는다. 

1부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편에는 2010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라는 바르가스 요사의 추천사가 들어있었는데, 그 중 " 리스베트는 살아남아야 한다 " 라는 내용이 있었다. 그때는 무슨 뜻으로 한 소리인지는 잘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이 사람은 연작을 모두 읽은 상태에서 쓴 추천사라 전체적인 맥락에서 한 소리였던 것이다.

이런 부분이 출판사 측에 좀 아쉬운 부분인데, 1, 2부를 읽어본 경험으로는 이 소설을 급하게 제작했다는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는 점이다. 뒷표지 광고들에서부터 지도 등등.. 친절한 설명이 곁들여졌으면 훨씬 더 좋았을 것을 일단 넣어놓고 보자는 식으로 느껴진다. 2부에서는 중요한 부분에서 우연한 만남들이 뜬금없이 등장하는데, 곁들여진 지도에 서로의 위치나 사는 곳을 좀 더 도드라지게 표시해 뒀다면 읽는 이들에게 좀 더 설득력있지 않았을까 싶다. 


!! 발췌한 각주들은 다른 책에서 전혀 몰랐던 내용이거나 다른 책에서도 곧잘 등장하는데, 자꾸 까먹게 되어 기록해 둔 것이다. 책 스토리와 별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그레나다 : 앤틸리스제도에 위치한 소국. 조그만 섬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수도는 세인트 조지스이다. 


육두구 : 인도네시아 원산의 향료의 일종. 영어로는 ' 너트멕 ( nutmeg ) ' 이라고 하는데 ' 사향 향기 나는 호두 ' 라는 뜻이다. 

참고 :  http://ko.wikipedia.org/wiki/%EC%9C%A1%EB%91%90%EA%B5%AC 

메탐페타민 ( methamphetamine ) : 마약 엑스터시의 화확적 명칭. 


레프러콘 ( le prechaun ) : 아일랜드 신화에 나오는 남자 요정. 


무민 ( Moomin ) : 핀란드의 동화 작가 토베 얀손이 창조한 캐릭터. 거인족 트롤의 일종으로, 하마와 비슷하게 생겼다. 


부블라 ( 330쪽 ) : 스웨덴어로 ' 거품 ', ' 풍선 ' 이라는 뜻.


채널 ( Channel ) 제도 : 프랑스 북서부 해역에 위치한 영국령의 제도 ( 諸島 ). 영국령이지만 독자적인 정부 형태를 구성하고 있다. 


팬타그램 ( pantagram ) : 다섯 개의 선으로 이루어진 5각 별 모양 ( ☆ ). 고대 그리스와 바빌로니아에서 유래했는데 비너스, 루시퍼 등을 상징하며, 중세 이후로는 신 ( 新 ) 이교주의, 사탄주의, 사탄교의 도상으로 사용되었다. 특히 사탄교는 이 별 모양을 거꾸로 세워, 두 개의 뿔이 위쪽을 향한 도상을 사용하는데, 이는 뿔 난 염소, 즉 고대의 목신 판 ( Pan ) 이나 루시퍼를 상징한다. 


모페드 ( moped ) : 50cc 이하의 초경량 오토바이.


브레이크윈드 ( breakwind ) : 보온을 목적으로 허리와 소매 부분이 고무줄로 오므려져 있는 운동복의 일종이다.


덧붙이기 : 본문 바로 근처에 있는 각주는 가독성이나 책읽기의 흐름을 깨뜨릴 가능성이 있어 책 뒤쪽으로 옮기는 스타일에는 찬성이다. 하지만, 책 제일 뒤쪽에 있는 각주에서 본문을 찾아올 수 있도록 해주지는 않는다. 조금 거창하게 얘기하자면 쌍방향 링크(?) 를 고려해 줬으면 싶다. ^^;; 
이유는 어떤 내용을 각주로 넣을지는 책을 만드는 측에서 결정하지만, 읽다가 보면 실제 어떤 각주는 본문 못지 않게 중요하거나 따로 분화될 수 있을만큼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다. 해서 나중에 각주를 보고 뭔가 참고하려고 본문 내용을 찾고 싶은데, 막막했던 경험을 종종한 적이 있다. 

덧붙이기 : 스웨덴이 성문제와 관련해 제정한 법률이라는데, 이후로 성폭행사건이 감소 혹은 증가했는지에 관해 궁금하다. 

스웨덴은 성 구매를 금지하는 법률을 1999년 세계 최초로 제정한 국가이다. 이에 따라 성매매 여성에 대한 처벌 규정은 없어지고, 대신 포주와 업주, 인신매매자에게 높은 형량이 부과되며, 성 구매자는 체포하여 기소할 수 있다. 이 법의 제정은 이후 많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첫째, 스웨덴 내 성매매 여성의 수가 현격히 감소했다. 둘째, 성매매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큰 변화가 생겼다. 이것은 더 이상 용인할 수 있는 사회적 관행이 아니라 하나의 범죄행위가 된 것이다.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이러한 입법이 이루어진 직후로서, 아직 입법의 결실이 나타나기 이전임을 감안해야 한다. 

참고 : 이 각주는 출판사에거 1부 제일 서두에 기록해줬어야 할 내용이다!!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