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대부 ( The Godfather ) " 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마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영화사에서도 뛰어난 가치와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갱스터 장르를 좋아하는 보통 사람들에게도 엄청난 인기를 누려왔다. 

나 역시 " 대부 " 를 볼 기회가 되면 항상 반복해서 보곤 한다. 그러다 보니 좀 더 알고 싶고, 더 재밌게 즐기고 싶어 원작소설도 보게 됐다. 소설 " 대부 " 는 영화 " 대부 " 못지 않게 재밌게 색다른 재미가 있다. 영화에서 잘 다루지 못했던 부분을 더 세밀하게 확인할 수 있고, 멋진 대사들이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 영화에서 변주되었던 부분을 비교해 보는 재미 역시 놓칠 수 없다. 

이렇게 " 대부 " 를 두 번 즐기고 난 후에도 또다르게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바로 " 대부 시나리오 & 제작노트 " 다. 영어 원제는 " THE GODFATHER : THE COMPLETE ANNOTATED SCREENPLAY " 보인다. 


대부시나리오제작노트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 영화
지은이 마리오 푸조 (늘봄,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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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내용은 영화 시나리오를 그대로 보여주면서 관련 에피소드들과 요점들을 덧붙이는 형식으로 서술되어 있다. 

이 책에 실린 시나리오는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와 마리오 푸조가 함께 작업한 최종 원고, 즉 프리-프러덕션 드래프트 혹은 슈팅 스크립트인데, 공식적으로는 1971년 3월 29일에 탈고된 '제3고'Third Draft다. 여기에 시나리오의 발전 과정, 다양한 버전에서 확인할 수 있는 변화, 그리고 1972년에 개봉된 영화에서 보이는 재편집 과정들을 덧붙였다. - 7쪽 발췌.


제작과정을 간단하게 보자면, 영화제작을 목적으로 마리오 푸조가 " 대부 " 라는 소설을 쓰게 됐는데, 소설을 쓰기 시작했을 당시에는 파라마운트사에서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소설이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자 영화제작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게 높아졌단다. 그럼에도 당시 제작진이나 감독인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은 다소 회의적이었는데, 경제적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영화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은 특유의 고집과 열정으로 영화를 완성시켰는데,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그의 노력은 그가 직접 기록한 " 대부 노트북 " 에 담겨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 대부 노트북 " 중 몇 장이 사진으로 실려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소설, 제작노트가 모두 정말 재밌고 유익했다. 특히 제작노트는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꽤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의 의도와 고민도 여러 곳에서 그대로 드러날 뿐 아니라, 영화를 만들면서 겪게 되는 난관들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또한 영화에서는 배우들의 연기력만 즐길 수 있었지만, 제작노트에서는 배우들의 익살과 황당함, 그리고 미덕도 엿볼 수 있다. 말론 브란도, 알 파치노가 팬티를 벗고 엉덩이를 까는 장난을 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는 사람이 있을까? ( 정말 놀라기도 했지만, 어이없이 한참을 웃어댔다. ^^;; ) 


그밖에도 아주 많은 재미난 사실들을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대부' ( Godfather ) 라는 단어가 원래부터 마피아의 두목을 뜻하는 말은 아니었다고 한다. 

내가 [대부]를 발표하기 전에는 그 어떤 마피아 멤버들도 '대부'라는 호칭을 그런 식으로 쓰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도 그런 뜻으로 부르지 않았어요. 이탈리아에서는 아이들이 부모의 친구들 모두를 '대부' Godfather 혹은 '대모'Godmother 라고 부르지요. 그건 마치 미국에서 아이들이 부모의 친구들을 '이모'Aunt 혹은 '삼촌'Uncle 이라고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그들이 실제로 이모나 삼은 아니더라도 말이지요. ... 그런데 이제는 마피아들이 '대부'라는 단어를 씁니다. 모든 사람들이 '대부'라는 말을 쓰지요. 
- 마리오 푸조. 내셔널 퍼블릭 라디오에서 방송도니 테리 그로스와의 인터뷰에서, 1996년. 




당시 상황설명들을 보면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엿볼 수 있는데, 영화감독이라는 직업 자체가 그런지도 모르겠다. 

촬영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자신들이 만들면 ( 감독이 만드는 것보다 ) 훨씬 더 잘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떤 영화든, 어떤 세트장이든 그렇다. 심지어 전기 담당 노동자들까지. - 코폴라 2007년




" 대부 " 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라고 자처하려면 이 시나리오 노트는 반드시 읽어봐야 할 것이다. 칼라사진들만 봐도 영화장면의 대부분을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책의 품질과 구성이 좋다. 게다가 그간 접하지 못했던 정말 다양하게 특이한 사실들이 "대부"의 재미를 한층더 풍성하게 해준다. 예를 들자면, 프랜시스 코폴라는 영화제작을 너무 가족끼리 해먹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을 했다는 데, 읽어보면 아주 많이 해먹긴 했다. ^^;; 심지어 대부 1편 후반부에 등장하는 세례받는 아기는 프랜시스 코폴라의 딸, 소피아 코폴라였다. 커서 대부3에 출연했고, 괜찮은 영화감독이 됐다. ( "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 를 재밌게 봤다. ) 

음.. 솔직히 너무너무 재밌게 본 영화관련 서적인데 뭐라 표현력이 부족하다. ^^;;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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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스터 무비의 원전 " 대부(The Godtfather) "(이하 대부) 를 마침내 책으로 읽었습니다. 7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임에도 힘든 줄 모르고 읽었습니다. ^^;; 책장을 넘길 때마다 영화의 각 장면들이 저절로 떠오르더군요.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 부분들조차 어떤 상상들이 그려졌습니다.

대부는 갱들을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흡입력있고 재미있게 씌여지고, 영화화됐지만, 정작 작가는 자신의 최고의 작품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 썼다고 하더군요. 또한 작가의 의도와 다르게 독자들에게 받아들여지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했답니다. 그래도 넘치는 카리스마 때문에 별로 신경쓰이지 않습니다. 책으로 읽어도 가슴이 불끈해집니다.

책을 통해 그간 영화에서 느끼지 못했던 플러스 알파를 보충했습니다.

1. 등장인물의 외모

등장인물의 소설 속 묘사는 영화와는 거의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말론 브란도가 맡았던 " 비토 꼴레오네 " 는 키가 작고 통통한 이탈리아 아저씨같은 모습으로 나오고, 아들들을 약간의 성격적인 차이가 있을 뿐 다들 미남이라고 표현합니다. 영화에서는 성격따라 배정한 듯 싶습니다. 말론 브란도는 소설 속의 비토 꼴레오네보다 훨씬 더 마피아보스같은 외모를 그려냈고, 정말 소설을 고쳐야 하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입니다.

2. 영화에서 잘 안 보였던 주요인물들..

소설에서는 꽤 일정한 비중을 차지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정말 엑스트라급으로 보여지는 인물들이 있습니다. 영화 초반 돈 꼴레오네(비토 꼴레오네)의 딸의 결혼식에서 맏아들과 바람피던 여인이나 후반부 경쟁자들을 제거할 때 등장한 경찰복의 사내 등등은 사실 꽤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었습니다. 얘깃거리가 좀 중심에서 벗어나거나 시간 관계상 생략된 경우로 보입니다만, 경찰로 분한 킬러는 들어갔으면 좀 더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말없이 열혈행동대장들로 나오는 캐릭터가 2명이나 됐는데, 영화에서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3. 대부의 위대함..

사실 대부 1편을 볼 때는 영화 전반부는 비토 꼴레오네, 후반부는 마이클 꼴레오네의 이야기라고 느꼈는데, 책을 보니 후반부는 마이클 꼴레오네가 비토 꼴레오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실행하면서 비토 꼴레오네의 위대함과 대부의 위엄을 깨닫는 과정이더군요.

비토 꼴레오네가 죽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복수를 진행하는 게 마이클이 치밀하게 기다리던 때라고 생각했으나, (영화 중반에 마피아 패밀리 간에 평화협정을 맺으면서 비토 꼴레오네는 자신은 절대 복수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마이클 꼴레오네의 귀향을 보장받습니다.) 마이클이 대부가 되고, 때가 되면 복수하려고 기다리던 중 우연히 비토 꼴레오네가 죽은 것이었습니다.



이성적으로는 마초적, 갱스터 미화적인 영화라는 걸 인식하면서도 영화를 볼 때나, 책을 읽을 때면 참 멋진 삶이 아닐까하며 빠져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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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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