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포스팅한 게 다행이다 싶습니다. 사실 이번 발표회에 참석하고 돌아오는 길에는 꽤 실망하고 있었습니다. 참석한 이유가 우리나라 블로그마케팅의 현황을 체험해 보고 싶어서 였는데, 이게 과연 내가 예상했던 블로그마케팅, 블로거들의 모습이었나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른 여러 블로거 분들의 포스팅을 10 여개쯤 읽고 나니 다소 안도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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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와 함께하는 '인텔 센트리노2 프로세서 기술 발표' 기념 선상파티
(웹페이지 주소를 보니 꼬날님이 작성하신 듯 싶습니다.)

행사진행을 담당하셨던 그만님의 포스팅
"... 문제는 그 다음부터... 그만은 전문 진행자도 아닌데다 남의 제품 발표회 비스무리한 행사에서 홍보 도우미 역할이나 하는 것이 과연 잘하는 짓인지에 대한 고민이 밀려왔다. ... " 라는 고민이 눈에 선합니다.

블로거와 함께 하는 ?


인텔 센트리노2 프로세서 기술 발표 X


기념 선상파티 O


웹2.0 이 시들해진 듯한 모습이긴 하지만, 기업에서는 심심찮게 블로거들을 대상으로 많은 행사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기업의 행사에는 HP 노트북 발표회와 이번 인텔 센트리노2 발표회인데, 둘 다 다른 블로거 토론회 등에 비해 화려하고 푸짐합니다. 그만큼 블로거들은 기업의 관심과 인정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기에 이런 행사가 치뤄진다고 봅니다. 이 부분만은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블로그를 개설하고 여러 메타블로그, 유명블로거, 오프라인 모임을 다니면서 블로거란 존재에 대해 많이 배우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 글 역시 한 명의 블로그 운영자의 소소한 의견일 뿐입니다. 매우 엇나갔을 수도 있음을 양해바랍니다.




블로거들이 그런 자리에 가는 이유는 블로거들의 특성만큼이나 다양합니다. 개인적으로 블로그 운영에 바람직한 모습은 자신 뿐 아니라 남들에게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좋은 블로거, 영향력있는 블로거에게 가치있는 자사의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해서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할 것입니다.

이번 행사에서 배포자료를 찾아보기 힘들더군요. 언뜻 식탁을 보니 어떤 분 앞에 A4 지 한장에 인텔센트리노 어쩌구 라고 써있는 하얀색 프린트물이 보이긴 했습니다. 지각자는 안 주는 건가요? 비록 7시 30분 경에 도착했지만 팜플렛조차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이름표를 확인하고나니 응모권에 이름을 적고 들어가라고 하더군요. 이미 늦은 터라 지체없이 들어가 TV 가 잘 보이는 구석에 서 있었습니다.
이희성 사장님의 PT - 노트북 시장의 성장세에 관한 - 가 눈에 들어왔고, 이후 9시까지 경청했습니다. OX 퀴즈 직전에 나왔습니다.

HP 행사와 비교해 보자면 HP 행사에서는 배포자료(팜플렛 등등)가 두툼해서 좀 짜증났습니다. 길거리나 대리점에서도 볼 수 있는 자료인 듯 한데, 굳이 본전뽑겠다고 나눠주다니 하는 생각을 했지만, QA 시간에 팜플렛이라도 열어보니 뭔가 이해가 되더군요.

게다가 HP 행사에는 다행히 회사근처여서 일찍 갈 수 있어서였는지는 몰라도 마음껏 체험했습니다. HP 는 초창기 모델부터 최신모델까지 모두 전시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시간도 행사전, 중간, 후에도 널널했습니다. 심지어 노트북에 달린 리모콘의 배터리까지 열어서 눈으로 확인해도 별 말 하지 않더군요. 정말 그 노트북은 지금까지 눈에 선합니다. 덩치는 탱크만한데 디자인은 정말... --;; 집에 탱크하나 들여놨으면 싶더군요. 350만원대의 고가였는데, 제발 좀 더 생산되길 빕니다.

이번 행사에도 그런 환경이 있었던 건 알지만, 언뜻 보니 깨끗하더군요. 많은 분들이 직접 만져보고 테스트해보지는 않으신 듯 합니다. HP 에서는 행사 끝에 보니 프로그램 뻗은 게 많았는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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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들을 모아놓고 블로거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모토를 내세우셨다면 블로거가 자신의 블로그에서 무엇을 하면 좋을 지에 대한 확신을 줄 수 있는 행사였으면 합니다. 단지 그만님의 표현대로 홍보 도우미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나 뿐 아니라 내 주변의 누군가 혹은 내 블로그를 방문하는 누군가에게 컴퓨터 혹은 노트북의 CPU 에 대한 도움이 필요할 때 유용한 정보를 가지고 싶을 뿐입니다.

모든 블로거가 저같지는 않을 것이고, 어쩌면 저만 그런 것일 수 있겠지만, 블로거들은 희귀한 정보, 유용한 정보, 빠른 정보에 관심이 많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용도를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커플들이 와서 즐거이 식사하고 좋은 문화적 체험도 즐기고 나서 인텔센트리노2가 출시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서 주변 사람들에게 자연스레 얘기하게 되는 것도 나쁠 것 없습니다. 게다가 평소 잘 몰랐던 블로거들이 서로 만나 웃고 떠드는 것 역시 좋은 현상입니다. 그런 면에서 파티는 좋았습니다. 그런 점에 중점을 두셨다면 이번 행사는 성공적이셨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텔의 새로운 제품의 홍보에 블로그마케팅적인 시도를 하셨다면 좀 아쉬울 것으로 보입니다. 후기 포스팅을 보니 지금까지 10 ~ 20 여개 사이로 보입니다. 게다가 센트리노 스펙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신 분도 드물구요. 그만님에 따르면 100 여명은 족히 넘었다고 하시는데요..

http://blog.kimtree.net/106 
(김트리 님이라는 블로거이신데, 이 분의 글이 가장 좋아보였습니다. 진짜 블로거의 모습이신듯..)

제가 늦게 포스팅한게 다행이다 싶은 건 이런 분들이 몇몇 계셨기 때문입니다. 다른 분들의 감상은 주로 행사참가에 대한 기쁨, 즐거움, 음식, 행사 진행에 관한 얘기들이 많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부러워하실테고, 다음 번에는 참가하고 싶다는 욕구를 유발하실 테지요. 뭐 나쁘다거나 잘못됐다고는 생각지는 않습니다. 그 안에서도 다양한 사람들을 엿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인텔에서는 이런 행사를 자주 하실 생각인가요?

저는 블로거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블로거에 대한 오해도 많습니다. 제 주변에는 블로그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고 삐딱하게 보기도 합니다. 주로 돈과 연관된 문제나 자기도취쪽으로.. 저역시 이 부분에는 책임이 크다고 봅니다. T T 이런 오해나 편견이 빨리 해소되기 위해 블로그에 유용한 글이 풍성해 졌으면 합니다. 인텔의 신기술이라면 그런 소재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봅니다.

블로거다운 글을 쓸 수 있는 체험이나 자료에 좀 치중해주셨으면 합니다. 대외비라서 안되는 내용이라면 어쩔 수 없겠습니다만, 이런 판단이 서지 않는 자료라면 유언비어처럼 흘려보는 건 어떠신지요? 입소문 마케팅의 진수가 아닐까요? ㅋㅋ 신문기자들이 쓴 글과 내용에 별 차이가 없고, 너무 개인감상 위주라면 글쎄요.. 얼마나 발전할 수 있을지요..

조명받는 자리에서는 입을 떼기 어려운 블로거들도 많습니다. 편하게 두런두런 얘기하면서 제품을 체험하기는 힘들겠지요? 아프리카로 생중계되고, 그만님의 포스팅에 따르면 매우 중요한 자리였기에 그랬다는 건 이해합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블로거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자리는 아니였던 것 같습니다. 저도 많이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초보딱지를 막 뗀 블로거입니다. 그래서 더 아쉬운 듯 합니다.

기술발표회에 다녀왔는데, 기술내용은 희미합니다. 아마 zdnet 코리아 같은 컴퓨터웹진이나 파코즈같은 하드웨어 사이트에 가입해서 자세한 성능이나 정보를 얻을 것 같습니다. 컴퓨터에 문외한은 아니라 일년에 한두번은 컴퓨터를 조립하고, 종종 주변 사람들에게 컴퓨터 구입에 관한 문의를 듣곤 합니다. 하지만 아직 인텔 센트리노2에 대해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차라리 닭집들의 최근 추세처럼 양념반 프라이드반으로 모아서 입소문을 내시는 것도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직 블로그 포스팅의 평균적인 질이 특정 까페 혹은 커뮤니티의 글에 못 미친다고 봅니다. 언젠가 까페에 계신 분들도 개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블로그를 개설할 날이 오리라고 봅니다. 제 상상에는 파코즈 서울 회원분들이나 노트북 동호회 회원분들이 1/3 쯤 오셨다면 볼 만했을 것 같습니다. 치열한 질문이 난무하고, 듣고 있던 다른 블로거 분들이 포스팅했다면 더 다양하고 심도있는 글을 접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게 블로그마케팅이 아닐까 싶습니다.

PS : HP 행사나 인텔 행사나 약간 형식적었다거나 보여주기 식인 면은 있었습니다. HP 때는 서운 했던 것이 주요 관계자, 기자분들을 블로거들과 같이 불렀는데, 홀대받은 느낌이 났습니다. 주요관계자들은 준비된 방에서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하고 일반 사람들은 복도나 잔디에서 뷔페를 제공했는데, 불행히도 칸막이를 제공하지 않아 복도에서 먹던 중에 심기가 불편했었습니다. 인텔은 그런 실수를 하지 않은 듯 합니다. 뭐 특별한 게스트들을 우대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최소한 눈에 띄지는 않는게 상대적인 박탈감을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요? 게다가 기자들을 우대한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다른 분의 포스팅에 따르면 인텔은 기자쪽과 블로거쪽을 구분해서 진행하셨다고 하니 잘했다 싶습니다.

PS : 선상에서 진행하셨는데 강가쪽 창문을 가려두신 듯 합니다. 뭐 행사에 집중하는 차원에서 그랬다는 건 인정하지만, 차라리 열어두고 야경이 멋진 경우 저런 멋진 모습을 노트북으로 담아 HD 급을 집, 차안에서 감상할 수 있다고 유도하는 멘트도 좋아보이는데요? 우리나라 한강 야경이 좀 아닌가요? ^^;; 후기를 보니 BC 멘트 등 재미있는 멘트도 꽤 있었던 것 같더군요. 늦은 게 좀 아쉽네요.

PS : 행사장소가 너무 찾기 힘들더군요. 잠원에 6시 50분에 도착했는데, 찾아가는데 저의 경우 50분이 걸렸습니다. 갈때는 4분에게 묻고, 올때도 1분에게 물었는데, 같은 길을 가르쳐주시더군요. 행사장 사이트에는 10분정도로 표시되고, 방향표시가 있길래 걸어서 10분인줄 알았더니 차타고 10분인가요? 음식맛이 좋았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하도 걷고 서 있었더니 이상하게 배도 안 고프더군요. --;;

PS : 유명블로거(혹은 파워블로거)이신 그만님이 진행을 하신다는 사실이 더욱 땡겼습니다. 블로거들을 모아 얘기할 때 어떻게 하면 더 알차게 할 수 있을지 그만님께서 의사표시를 하신 건지 궁금합니다. HP 때는 TV 홈쇼핑 호스트 분께서 진행을 해주셔서 쇼같은 느낌이 나서 재밌긴 했습니다만 블로거들이 이걸 보고 뭘할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인텔 때는 그만님께서 진행을 하신다길래 어떤 것이 묻어나올까하는 작은 기대가 있었습니다. 후기들을 보니 OX 퀴즈때 재미난 일이 있었던 듯 합니다. 하지만 지쳐서 먼저 나왔습니다. 다 끝난 자리에 뒤늦게 혼자 뭘 먹자니 뻘쭘해서.. ^^;;

PS : 이러니저러니 해도 아직은 기업의 블로거들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가 더 진행됐으면 합니다. 서로 역할을 인식하고, 좋은 관계, 분명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 마이너 블로거 분이 부럽습니다. 언제 나노블로그 수준을 벗어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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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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