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님께서 직접 지으셨다는데, 야구 감독님답게(?) 문장이나 내용이 단촐하고 꾸밈이 없었다. 김성근 감독님의 시선으로 바라본 스스로의 인생이시기에 분명 주관적이라는 한계가 엿보이긴 하지만, 소신있게 살아왔고, 끊임없이 부딪쳐 견뎌낸 세월의 이력을 새기는 모습이 그대로 연상되는 그분의 책이었다.

이전에 " 꼴찌를 일등으로 " 라는 참 입시중심적인(?) 제목의 책을 본 터라 기대보다 다소 피상적인게 아쉬웠지만, 매 장마다 꾸역꾸역 묻어나는 김성근 감독님의 인생이야기에 순식간에 끝장을 보고 말았다. 뭐.. 내용이 비교적 짧은 탓도 있었지만서도.. ^^;;

김성근이다감독으로말할수없었던못다한인생이야기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지은이 김성근 (다산라이프,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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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을 신봉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중구남방처럼 씌여진 이 책의 모든 챕터는 이미 김성근 감독님께서 야구장에서 몸소 증명하셨던 부분들이라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어떤 때는 자기변명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어떤 때는 아집처럼 보여지기도 했지만, 그런 모습조차 감추려 하지 않고 나는 김성근이다 라는 식으로 써내려간 속내들에서 어른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존경할 만큼 훌륭한 어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판단되지만, 적어도 자신의 생을 열심히 살아오셨고, 고집스레 자신의 열정과 노력으로 세상을 만들어가셨던 존중받을만한 어르신이셨다는 건 확실하다. 요즘 정말 어른다운 모습을 보이는 분들을 본 적도 드믈었고, 몇가지 단점만 부각시켜 존중의 정신을 망각하는 세태에 실망도 하지만 다행이 김성근 감독님은 그런 혼란 속에서 자신을 증명하신 몇 안되는 분들 중 하나라고 본다.

특별히 새로운 메시지가 있지는 않았다.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면 죽어라고 달려들어라. 내가 했던 일들 중에 이런 건 잘한 것 같고, 저런 건 못한 것 같다. 고마운 사람들이 있고, 노력하니 따라와 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스스로 열심히 살았다고 본다. 하는 정도의 얘기들이 주~욱 나열되어 있다. 이 분의 고생담은 오히려 " 꼴찌를 일등으로 " 라는 책에 더 자세히 나와 있다. 단지 스스로 내신 목소리라 새삼 살갑게 와 닿을 뿐이다. ^^;;

덧붙이기 : 이 책이 2011년 12월 5일에 초판 인쇄가 되었는데, 비슷한 시기인 2012년 3월 13일에 김성근 감독님의 아들인 김정준 전 SK전력분석원이 쓴 " 김성근 그리고 SK와이번스 " 라는 책이 나왔다. 두번째 책을 훨씬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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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저자가 지은 메이저리그 관련 서적 중 괜찮은 책이 나왔다. 140년 미국 프로야구 역사 속에서 기억될만한 야구인들 74명을 모아 인물열전식으로 서술한 책이다. 

메이저리그를 자주 보는 편은 아니지만, 인터넷에 관련 동영상이 올라오거나 간단한 기록이나 기사는 살펴보는 편이고, 서양 저자들이 지은 야구관련 서적을 몇권 읽었던 수준에서 보자면 메이저리그 입문서나 야구입문서로 보기는 어렵고, ( 기록이 가지는 의미나 용어들이 아무래도 어렵게 느껴질 것 같다. ) 이미 야구에 대해 어느 정도 알기 시작해서 빠져들기 시작했다고 느껴지면 아주 읽어볼만하다.

크게 8 장으로 구분해서 각 소주제에 걸맞는 야구선수나 관련자들의 일대기를 비교적 짧게(?) 서술해 놨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스타일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싶다.

각 인물에 대한 서술은 기자출신답게 일목요연하고 군더더기없게 요약되어 있고, 적절한 에피소드들이 읽는 이에게 메이저리그의 풍성한 감동을 전해준다. 개인적으로는 5분의 1 정도나 낯선 인물이었는데, 기존에 알고 있던 인물들에 대한 새로운 얘기도 제법 알게 되서 즐거웠다. 

책은 메이저리그의 긍정적인 부분과 인간승리의 드라마가 담겨진 부분을 부각시키고 있어, 메이저리그 역사 전체를 객관적으로 조명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트 로즈는 아마 위대한 경기력을 뒤로 하고 은퇴한 뒤, 도박 문제로 제명된 것으로 아는데, 이런 인물들은 모두 빠져 있다. 특히 스테로이드 관련 선수들은 무조건 빼버렸다.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야구나 메이저리그에 대해 어느 정도 사전지식이 필요한데, 빌 제임스라는 야구통계에 관한 선구자와 야구기록을 표시하는 용어들은 필수가 아닐까 싶다. 인물소개 중 선수의 야구관련 기록에 관해 꼭 몇페이지씩 할애하는데, 74명이나 되다보니 나중에는 지겨워지기도 한다. 의례적인 가정사 역시 비슷하다. 

메이저리그레전드미국프로야구140년전설이된야구인이야기
카테고리 취미/스포츠 > 레포츠
지은이 김형준 (한스컨텐츠,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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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사에 남아있는 명언들을 선수의 삶과 비교해 들려주는 게 아마 이 책의 가장 큰 재미가 아닐까 싶다.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선수나 경구가 좀 더 피부에 와닿는다. 모두 치열한 삶을 살았다는 건 분명하다. 

8장 우리시대 레전드에서 노모 히데오와 박찬호 선수가 등장하는데, 좀 납득하기 힘들다. 박찬호 선수가 우리나라 기준으로 분명 훌륭한 선수이고,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보통 이상임은 분명하지만, 이곳에 나열한 인물들과 비교해 레전드급에 속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최초의 흑인 메이저리거 재키 로빈슨이나 라틴계, 유대계 선수 중 레전드급 선수와 비교해 보면 박찬호 선수는 크게 어필하는 부분이 없다. 우리나라 책이니 박찬호가 들어갔다고 해서 이상할 것 없지만, 책 제목이 " 메이저리그 레전드 " 라면 약간 갸웃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그래도 2만원대 가격, 블로그 포스팅들을 잘 재구성 및 수정해서 책으로 만들어 낸 점, 정말 깨알같은 재미들로 인해 추천할 만한 책이 됐다. 




지은이 김형준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generlst 


베이스볼 레퍼런스
http://www.baseball-referen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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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수팬들과 예비선수를 위한 ) 야구 교과서의 번역가 문은실 씨가 또 한번 야구관련 서적을 번역하셨는데, 번역 수준은 나무랄 데 없지만, 너무 지루하다. 

야구 규칙에 관해 규정집보다 재밌게 서술하고자 했던 의도는 알겠지만, 규칙에 대한 객관적인 얘기들은 아무래도 읽기에 불편한 게 사실이다. ^^;;

내용도 가끔 몰랐던 사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긴 하지만, 이게 우리나라 야구 규칙이 아니라 미국의 메이저리그 야구규칙이라 우리나라와 어떤 게 다른 부분이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야구룰교과서
카테고리 취미/스포츠 > 레포츠
지은이 댄 포모사 (보누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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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광팬들에게는 집에 두고 필요한 자료로 보관하기에 적당하지만, 야구를 새로 알고 싶어하거나 즐기는 것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편이다.

몇 가지 새로 알게 된 사실은 투수가 바운드 된 공이 스트라이크 존을 지나더라도 그건 볼로 판정된다는 것, 안전진루에 2루와 3루까지 진루할 수 있다는 것, 야수들이 왜 글러브를 던져 공을 막지 않는가 하는 점 등등이다. 이밖에도 거의 보기 힘든 어려운 상황들에 대한 희귀한 야구지식들이 들어있다. 구장마다 그라운드 룰이라는 게 있어 양 팀 감독들의 합의에 의해 정해지는 룰도 있다고 한다. 

가끔 TV 야구관련 프로그램이나 야구 서적에서 황당한 질문을 보곤 하는데, 예를 들어 이런 것이다.

"  구장의 각 베이스가 제 위치를 벗어나 있을 경우, 주자는 베이스 자체를 태그해야 진루한 것인가 아니면 베이스가 있던 위치를 태그해야 진루한 것인가? " ( 뭐 이런 비슷한 질문이었다. ^^;; ) 

위와 같은 상황이 어떻게 발생할 수 있을까 하며 쓸데없는 질문처럼 보였지만, 이 책을 보니 Example 로 코치 ( 감독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음 ) 가 주심에게 어필하다 퇴장당하자 홧김에 베이스를 들고 나가버린 일이 있었단다. 

요즘이야 베이스가 여분으로 있을 테지만, 옛날에는 여분의 베이스가 없어 그냥 플레이를 해야 했을 지도 모른다. 그런 경우라면 이 질문에 따른 규칙도 명시되는 것이 바람직할 수 밖에 없다. 정답은 당연히 베이스가 있던 위치를 태그하면 진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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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볼불공정한게임을승리로이끄는과학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영일반 > 해외경영이야기
지은이 마이클 루이스 (한스미디어,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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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상황이 좋지 못했다는 걸 먼저 말해야겠다. 집중해서 읽지 못했고, 이 책을 내가 가지고 있던 잣대에 맞춰보고 있었던 점 때문에 제대로 음미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챕터별로 기억나는 부분들을 다시 흝으면서 포스팅하던 중에 이 책이 처음 느꼈던 것보다 훨씬 더 잘 만들어진 책이라는 걸 깨달았다.

소설이 아님에도 소설같은 느낌을 주는 챕터들과 전문경영서가 아님에도 경영에 관한 멋진 자극을 주는 챕터들, 그리고 빌리 빈에 대한 가감없는 표현들이 어우러졌다. 이런 두서없는 챕터들에 대한 느낌 때문에 혹시 작가가 좋은 소재에만 혹해서 마구잡이식으로 쓴 글이 아닐까하는 과학적이지 못한(!) 의심을 가졌다.

3년간 베스트셀러였다고 광고된 책에 비해 챕터의 순서를 난잡하다라는 섣부른 판단이 포스팅을 여러 번에 걸쳐 해야하는 상황을 만들었고, 단편적으로 떠올랐던 감상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

그가 매력적인 캐릭터인 것은 분명하다.

이 책에서는 그의 단점도 감추지 않는다. 그냥 관찰한 모습만 보여줄 뿐이다. 가난한 구단의 수호자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그의 모습에서 저자는 어떤 점을 우리에게 보여주려하는지 분명히 보여준다. 이 저자가 글을 잘 썼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책을 읽을 때보다 책을 읽은 후에 더 많은 상상을 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평소에 접하는 드라마틱한 소설들과 달리 독자의 느낌을 한정짓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책을 덮고 난 뒤에 그에 관한 사실들과 관련된 주장들을 나열하다보면 더 감정적으로 표현했어야 하지 않나 싶은 아쉬움이 가득해지는데, 저자가 불필요한 간섭을 하지 않았기에 독자는 스스로 상상해서 빌리 빈에게 다가가야 한다. 어찌보면 캐릭터를 관찰하다가 캐릭터의 속성에 문장에 흐름에 빠져든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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