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26일 토요일에 올블로그에서 주최한 "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 영화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그 자리에서 청년필름 대표이신 김조광수님과 영화감독님이신 정윤철님, 영화 팀블로그 익스트림무비의 편집장님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분들께서 많은 재미난 얘기를 해주셨는데, 일단은 영화얘기부터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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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농축 교육영화 "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

멋진 남자주인공, 어여쁜 여자주인공 등장.

인간상실, 환경오염, 철거민 문제, 5.18 광주항쟁을 아우르는 현재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모든 사회 문제를 꾹꾹 채워넣고, 노골적으로 착한 일을 해야하지 않겠느냐고 윽박지르는 정직한 영화.

영화가 보여주는 모든 당면과제들은 개인의 미래개혁의 의지를 지닌 실천이 꼭 필요하므로 자신의 행동하나하나가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판타지적 의지를 갖길 권장하는 인간미 홍보영화.

불행한 사고를 당한 착한 주인공은 굳이굳이 착한 일 하다가 끝내 자기희생으로 감동을 주고, 세상사에 시달린 여주인공은 남자주인공에게 감명받고 개과천선을 하는 듯 마는 듯 하는 이상한 신파조의 마무리.

구정명절 13세 미만의 아동과 함께 영화를 볼 계획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가족단위 관람 권장. 아이들은 이런 것 좀 봐야된다는 근거없는 배경사고방식이 있어서임. 또한 유머도 아이들 취향이 다분히 보여짐.

참고로 관람자는 일본애니, 서양영화에 찌든 30대 중반의 인물임. --;; 영화의 강력한 메시지에 별수없이 작성자는 텍스트도 자연친화적인 녹색으로 치장.

"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 는 그 제목에서 풍기는 주제와 전지현이라는 여주인공으로 인해 홍보물을 접했을 때는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았으나, 올블로그 시상식을 관람하러 가는 길에 덩달아 관람신청해서 보게 됐습니다. 영화를 보기 직전에야 정윤철 감독님이 " 말아톤 " 을 만든 분이란 걸 알게 됐고, 참석하신 영화관계자분들이 김조광수님과 좋아하는 팀블로그 익스트림무비의 편집장님이신 걸 알고 기대치가 많이 상승했었으나 개인적인 느낌은 지루함의 4단콤보와 부담팍팍이었습니다.

도입부는 괜찮았습니다. 느닷없이 땅바닥에 엎드려있는 황정민의 등장이나, 얼굴을 약간 감추는 분위기에서 퍽퍽한 필의 전지현이 얼굴을 드러내는 등장은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임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후 자잘한 에피소드들의 나열과 주인공들의 교감, 이현석(황정민)의 과거와 현재를 환타지적으로 보여주며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의 촉구를 피력했습니다.

영화를 보고난 후 되돌아보니 이정도면 영화의 얼개는 무난하게 꾸리신 것 같은데, 아무래도 편집 쪽에서 뭔가 틀어진 것 같았습니다. 영화보면서 끊기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영화전문가는 아니지만, 비교적 영화나 애니를 자주 보는 편이라 보면서도 오만가지 잡생각을 다했습니다. 편집은 영화를 잘 마무리하는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으로 알고 있고, 어떤 다큐를 보니 좋은 영화감독은 편집하기 좋을 만큼 충분한 양질의 촬영분을 제공해주는 감독이라고 말할 정도로 영화의 느낌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영화의 주제, 전개 등이 대부분 뻔한 내용이라 호흡을 빠르게 가져가려고 그러셨는지 궁금합니다.

영화관람 후 촬영 및 후반작업기간을 들어보니 대강 이해가 가더군요. 그런 짧은 기간동안에는 메시지와 재미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 않나 싶습니다. 그나마 황정민이라는 배우의 역량, 순수함이 묻어내려는 유머코드, 맨얼굴을 드러내며 발음도 많이 정확해진 전지현이라는 배우의 노력을 엿볼 수 있어 괜찮았습니다. (쓰다보니 무척 거만한 것 같은데, 초보블로거가 퇴고할 시간이 부족합니다. 양해바랍니다. ^^;; ㅋㅋ)

시사회 상영필름이 가편집본 중 10분 정도가 짤린 것이어서 극장에 배포될 버전은 느낌이 다를 것이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다시 볼 엄두는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같이 관람한 후배는 고민중이라네요. 그 친구 취향에는 괜찮은 점이 몇 있었나 봅니다. 아무래도 전지현씨 때문이 아닐까 싶은 의구심이.. ㅋㅋ

영화는 체험이므로 다른 분들께 영화를 보라마라 하고 싶지는 않고, 이 글이 매우 거슬리셨다면 극장에서 영화를 보시고 어떤 감상포인트로 영화를 보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지 지적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저도 남들이 재미없다는 영화를 이리저리 살펴보고는 굳이 찾아볼 때가 많습니다.

김조광수 대표님의 영화불법다운로드를 양성화하려는 영화계의 소식이 좋았습니다. 500원에 영화한편을 다운받아 몇번 볼 수 있도록 하는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하십니다. 얘기를 듣고 있자니 이 분이 정말 " 디워 " 논쟁에서 시달리셨던 분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정상적이시고 건전한 모습이셨습니다.(이말 꼭 넣으라고 하시더군요.. ㅋㅋ)

또한 관람자의 입장을 많이 대변해 주셨던 영화팀블로그 익스트림무비의 편집장님 말씀도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영화관계자 분들 앞에서 그런 의견을 과감하게 피력하시다니..

끝으로 정윤철 감독님은 영화계의 블로그 마케팅을 실제 체험을 요약, 프린트해 오셔서 아주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는 성의를 보여주셨습니다. 이분들 블로그도 조만간 방문해서 동물들의 영역표시 비스무리한 것이라도 해놔야겠습니다. ㅋㅋ 아마 이름새겨놓고 다시 방문안할지도..

그나저나 영화 공짜로 보고 영화평을 이리 써도 되는지.. 흠.. --;;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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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첫날을 독립영화 관람으로 시작했습니다. 사실 2007년 마지막날에 관람하려 했으나, 친구들과의 약속으로 1월 1일 1회를 명동에 있는 인디스페이스에서 박하동하 감독님의 " 택시블루스 " 를 관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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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인터뷰(필름2.0)

관련기사(필름2.0) - 기사 하단 내용이 재미있네요. 진짜 이렇게 제작된 영화는 다큐멘터리로 인정해야 할 지 궁금합니다. ^^;;

감독인터뷰 동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택시블루스는 승객들의 동의를 얻은 장면과 재연장면이 같이 들어있습니다. 재연장면과 실제장면을 구분하는 것이 큰 의미는 없어 보입니다. 어떤 제작방식이었든 이것이 독립영화임은 분명하니까요. 오히려 편집을 통해 감독이 보여주고자 하는, 혹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생각해 보는 게 재미있어 보입니다. 항상 벌어지고 있지만 잘 비춰지지 않았던 불편한 사실들을 드러내 주고 있습니다. 심하게는 혐오감을 느끼실 분도 있으시리라 생각됩니다.

알려진 대로 감독이 직접 택시운전기사 생활을 하면서 차에 카메라를 설치해 두고,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7만 여대의 택시들이 돌아다니고 있고, 다양한 사람들을 화려한 도시의 이곳저곳으로 데려다 줍니다.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을 잠시나마 닫혀진 작은 공간에서 엿보는 이 영화는 다양한 삶의 고뇌와 단편들을 나열해내고 있습니다. 누가 더 괴로운지 누가 외로운지 누가 더 한심한지 단정하지 않습니다. 삶이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인지 자기가 만든 삶인지도 불분명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목적지도 확신하지 못한 채 하루를 버텨내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저녁, 아침, 낮 등의 시간마다, 택시기사의 일상마다 옥죄여오는 인생의 무게가 사람들 속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천천히 생각해 보면 편집에 따라 운전기사(감독)의 모습도 점차 변해가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이 부분이 제 생각에는 재연장면과 함께 다큐멘터리로 인정해야 할지 아닐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감독은 다큐멘터리로 고집해서 봐주지 않았으면 하는 내용이 담긴 기사를 본 것 같은데, 지금 찾을 수가 없네요. 혹시 확인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저는 희미하지만, 편집을 통해 주인공(택시기사, 감독)의 감정의 기복이 노출된다고 느꼈습니다.

영화를 한창 보고 있으면 택시를 탄 기분을 느끼게 해 줍니다. 영화가 어디에서 끝날지, 어떻게 끝날지 모르지만, 내릴 수 없는 기분이랄까요? 씁쓸한 커피한모금이 입안에서 삼켜지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손가락 끝에 걸린 매미의 모습이나 길가에 머리가 터져 죽어있는 고양이를 빙글빙글 맴돌며 지켜보는 카메라의 시선이나, 택시 창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둘러보는 순해 보이는 개의 모습이나 그저 삶을 지켜보기만 하며 눈을 떼지 못하는 이는 애환의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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