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선거를 지켜보면서 이렇게 충격적이었던 것은 처음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예상과 너무 달라 뭔가 세상을 잘못 해석하고 있었구나 하는 무력감이 밀려온다. 그래도 지난 선거들을 통해서는 어느 정도 예상과 비슷했기에 어떤 결과가 나와도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이번 총선을 통해서는 내가 객관적인 시선에서부터 멀어졌다는 걸 인정해야 할 것 같다. ㅡㅡ;; 

이런 개인의 변화가 좋은지 나쁜지는 아직 모르겠다. 세상을 관조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들은 세상을 이해하기는 쉽지만, 변화시키기는 어렵다. 비슷하게 세상이 바뀌기 바라는 사람들은 현실에 극복하고서라도 원하는 목표들이 있기에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어렵다.

어느 쪽이 옳은가의 문제가 아니다. 단지 자신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는 알고 있는 게 좋다는 거다. 아마 예전에는 기다리면 언젠가 변화가 시작될 거라 예상했기에 차분히 예상했지만, 어느 사이엔가 생전에 그런 세상이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 같다. 이런 된장~ ㅡㅡ;; 




2012년 총선을 통해 느낀 것들..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소셜 네트워크에서는 자신들이 원하지 않았던 결과에 대해 온갖 원인분석과 위로가 가득 올라왔었다. 개인적으로는 선거 전의 모습이나 선거 후의 모습에서 별 차이가 없다. 선거결과처럼 실질적인 근거가 되기는어렵기 때문에 설득력있는 가설로만 습득해둬야 할 뿐이다. 거품이 빠진 것일 수도 있겠고, 실질적인 가치보다 더 떨어진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소셜 네트워크는 현재 영향력이 주춤한 상태다. 이 틈에 소셜 네트워크와 사람들을 분리시켜 다루기 쉽도록 만들려는 분위기가 엿보이는데, 어떻게 대처할 지 지켜봐야겠다. 

사람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만큼 똑똑하지도 않았고, 다른 사람들이 판단하는 것만큼 멍청하지도 않았다. ( 나 역시 마찬가지다. ) 그 결과로 나온 게 투표율과 지지율이다. 참 어중간하고 복잡하지만, 무엇을 지향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균형만 잘 잡으면 나라가 안정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개혁에 대한 엄청난 의지를 가진 유권자도 많았겠지만, 분명 전체적인 결과로는 변화도 아니고, 기존 정치의 강화도 아니었다. 여당은 치열했고, 야당은 무능했다. 

이꼴을 보자니 정말 간에 가 붙고, 순대에 가 붙고 싶은 욕구에 시달린다. 제길슨~ 알게 뭐냐.. ㅋㅋㅋㅋ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

"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 

아직 대통령을 뽑는 대선이 남아있기에 권력의 완성은 아니겠지만, 이미 충분한 권력이 꾸려진 상태다.

중요한 건 현재 선거를 좌지우지할 만한 부정에 대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기에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거다. 투표율, 지지율에 의해 "국민"이 만들어 준 건 인정해야 한다는 거다. 앞으로 여권, 대통령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은 먼저 투표를 했는지 증명해주길 바란다. 현대통령에 대해 비난하는 사람들은 수두룩하게 봤지만, 그 높은 투표결과에 비해 현대통령에게 투표했다는 사람은 아직 보질 못했다. 은근히 꼴보기 싫은 모습들이다. 

개인적으로 동생이 어떤(?) 선거 때 지금의 여당에서 나온 이에게 표를 줬다고 솔직하게 밝혔다가 주변 사람들에게 된통 욕을 먹었다고 한 얘기를 들었다. 나 역시 그 얘기를 듣고 약간의 핀잔(?)을 주긴 했는데, 돌아보면 잘 처신한 것 같지는 않다. 평소에는 그런 사람을 만나면 타박하기 보다 그런 선택을 한 이유나 근거를 묻고 몇 가지 정도 짚어보고 생각을 공유해 주고 싶었는데, 정작 바로 코앞에 닥치고 보니 평소 생각대로 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무지하게 타박한 건 아니고, 황당한 웃음, 약간의 비꼬기, 다음에는 잘 해라 정도로 정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동생에게 주입식으로 암시를 주거나 강요하지도 않는다.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나이이기도 하지만, 정치의 궁극적인 완성은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 고민해서 근거있는 의사표시와 실천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도 솔직하게 밝히는 습관은 나쁘지 않다고 보는데, 그 경험 때문에 정치얘기에 대해서는 주눅이 좀 든 것 같다. ㅋㅋㅋ ( 우리는 평소 정치얘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 ) 
 
개인적으로도 세상에 불만이 많은 편이지만, 비교적(?) 조용히 있는 이유 이런 맥락이다. 비난하기 전에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스스로 최선을 다했는가 자문해 본다. 그래도 기록하는 일은 중요시 하고 있다. 다시 언젠가 변화의 기회는 돌아오는 법이기에..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WRITTEN BY
리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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