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재밌게 보고 있는 만화라면 단연 윤태호 작가님의 " 미생 " 이다. " 이끼 " 가 꽤나 좋은 작품이라 여겨져 아마 이분한테서 이보다 더 좋은 작품이 나올것 같지 않아 - 작가 개인에 대한 판단이기보다는 우리나라 만화 환경 자체가 워낙 열악하고, 한 작가가 연이어 뛰어난 작품을 내놓는 경우는 드물었기에 ^^;; - 낼름 구입했는데, 차라리 " 미생 " 을 구입했어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ㅡㅡ;;

좋은 작품들을 여건이 되는대로 구입하는 게 뭐 나쁘겠는가마는 책 놓을 자리가 없는 궁색한 공간인지라.. ^^;; 얼마 되지도 않게 구입한 몇 십권의 책들도 진열보다는 쌓기 중심의 배치로 되어 있다.

이렇게 재밌는 작품에 대한 뒷얘기를 작가의 인터뷰 속에서 볼 수 있어 좋았는데, 아직 연재 중이고, 주 2 회인지라 한참 있다가 몰아볼 것 같은데, 그러기에 가끔 작가 인터뷰를 같이 보면 좋을 것 같아 기록해 둔다.


http://www.hani.co.kr/arti/SERIES/379/571334.html ( PC 버전 )

http://m.hani.co.kr/arti/culture/music/571334.html ( 모바일 버전 )


...

자기 회사가 원 인터내셔널의 모델이라는 사람을 여럿 봤습니다.

“회식 자리 나가보면 각 상사의 차장, 부장님들이 모두 ‘우리 회사가 모델이죠?’ 물어요. 전반적인 회사 분위기는 대우인데, 회의 준비나 절차를 보면 삼성 스타일, 또 어떤 면은 엘지 같고.”

-어두운 만화를 주로 그리다가 일종의 인생지침서나 자기계발서로 분위기를 확 바꿨습니다. 동기가 뭔가요, 혹시 먹히는 걸 한번 해보자?(웃음)

“출판사에서 계약금을 받고도 <이끼> 끝나고 3년 동안은 취재만 했어요. 바둑과 샐러리맨을 연결시킨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는데, 제가 두 분야 모두 문외한이잖아요. <가우스 전자>, <무대리>처럼 회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유머러스한 만화는 많은데, 어떻게 극만화를 만들까 고민이 많았죠. 그렇다고 우리가 혼다를 무릎 꿇리는 식의 성공신화는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세상 사는 게 힘든 것은 악인 때문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의 내적 모순 때문일 때가 많거든요. 자기 한계, 내 생각의 편협함 때문에 힘든 건데, 자기를 돌아보면서 발전하는 사람들의 작은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어요. 그러나 회사에 대한 개략적인 이해만 있을 뿐, 제가 현실을 모르잖아요. 취재하다 보니 다행히 디테일이 살아나고 갑자기 저 스스로 재미있어졌어요. 인생지침서나 자기계발서 같다? 이 책은 사실 제 개인의 고백서예요. 많은 에피소드들이 제가 살면서 후회했던 지점들에 대한 반성이에요. 왜 그때 그 노력을 하지 않았지? 왜 그때 용감하게 그 말을 하지 않았지? 왜 자기 합리화를 하고 도망쳤지? 인정받고 싶은 장그래의 욕망에 제 감정이 많이 이입되죠.”

-어떤 점이 고백적인가요?

“그 친구(장그래)는 바둑 특기생으로 자랐고, 저는 미술 특기생으로 자랐어요. 똑같이 고졸이고 학업성취도가 많이 떨어지는 삶이었죠. 저도 세상에 나와서 만화가 아니면 뭘 했을까 싶을 정도로 일반적인 상식의 기초가 떨어지는 사람이에요. 문하생 때는 비슷한 또래끼리 생활하니 별로 부끄럽지 않았는데, 제 이름 달고 데뷔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이 많아지니까 영어 쓰는 사람 많고, 그런 사람들에게 꿀리는 게 싫어서 알아듣는 척하다가 돌아와서는 좌절에 빠지고, 전화해서 그게 무슨 뜻이었지 물어보고, 무식에 대한 공포가 컸어요.”

...

- 한겨레 토요판 " 김두식의 고백 " 에서 발췌.

출처 : DAUM



일단 지금 여기까지 봤으니 다음에 볼 때 헤매지 않도록 링크를 걸어둔다. ^^;;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er/19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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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밑의 파리 

마스터 키튼의 만화를 어떻게 그림들이 구성되어 있는지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허투루 들어간 컷도 없으면서 안정적인데다가 나름 변화도 준다. " 지붕 밑의 파리 " 에서는 흔히 뭔가 상상할 때 컷을 통째로 말풍선에 넣거나 컷의 외곽선들을 특이하게 표현하는 대신 기존의 네모 외곽선을 유지하고 한 곳을 터서 상상하는 주체를 넣어 표현했다. 

" 지붕 밑의 파리 " 는 " 마스터 키튼 " 에서 중요한 에피소드 중 하나인데, 그의 학문적, 정신적 스승인 유리 스콧트와 재회하게 되는 에피소드다. 이후 키튼은 끊임없이 도나우 문명설을 찾아 나서게 된다. 딸에게는 쩔쩔매지만, 장관에게는 호통을 치는 등 " 마스터 키튼 " 의 전형적인 클리셰들이 뭉뚱그려져 들어있다. 




작은 거인

현상금 사냥꾼에 관한 얘긴데, 전형적이지만 고소한 스토리다. 키튼을 무시하던 상금 사냥꾼들이 키튼의 실제 모습을 알게 된 후, 약간 겸손해진다. 




라지니에, 그리고 기이한 이야기

마스터 키튼의 단점은 일본만화의 단점이기도 한데, 암묵적으로 자신들의 가치관이 다른 나라에서도 좋은 가치관일 것이라는 시선이 깔려있다. 특히 가족, 부모 사이의 모습은 안정적이면서도 약간 보수적이라 무심결에 동조하기 쉽다. 분명 나쁜 건 아니지만, 언제나 그렇듯 그런 사고방식만 옳다고 고집했을 때 문제가 된다.  

권력있는 시어머니와 힘없는 며느리의 갈등을 키튼이 실력으로 해결하고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한다. 




알렉세이예프의 메시지

마스터 키튼의 또다른 단점이자 장점은 착한 메시지를 전하면 상대방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들릴 것이라는 희망과 고문을 준다는 점이다. 현실에서는 아주 다르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건 대상이 항상 나쁘거나 머리가 좋지 않아서일 수도 있지만, 말하는 쪽에서 키튼만큼의 성의와 요령이 없을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 용서 " 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할 때의 근본적인 한계다. 

키튼은 할 일 없이 유적을 배회하다 폭탄을 든 노인네를 도와준다. 놀 때가 많은 게 아주 편한 설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 




모두에게 꽃을

키튼의 아버지가 키튼의 여자 동창생을 도와주는 에피소드. 키튼의 아버지가 젊었을 적에 군대연구소에서는 아주 무서운 사람으로 통했다는 얘기가 등장한다. 키튼의 아버지와 그가 기르는 개는 정말 많이 닮았다. 

필요하면 아무나 주요 등장인물이 되어도 큰 흐름에 벗어나지 않는 게 이 만화의 장점이다. ㅋㅋㅋ




검은 숲

첫번째 에피소드의 업그레이드판이다. 누군가의 죽음을 조사하러 왔다가 악당들에게 쫓기고 서바이벌 지식, 고대 무기의 재활용 등등을 이용해 물리친다. 처음 버전보다 훨씬 흥미진진하다.




오후의 모험

맘에 드는 제목이다. 키튼이 친구를 만나 해후하는 에피소드. 줄줄이 이혼남. 




붉은 드레스의 여인

슬픈 사연을 가진 매혹적인 여인과의 만남. 팜프파탈 캐릭터를 적절하게 버무린 후, 끝내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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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툰"이라는 만화를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림체도 별로 끌리지 않고, 말만 많아보여 내 취향이 아닐 듯 싶었다. 지금도 딱히 내 취향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읽어 보니 좋아할 사람들이 꽤 있어 보인다. ( 2001년에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했단다. ) 

1968년생 작가분인 홍승우 씨는 1999년부터 "비빔툰"을 그리기 시작했고, 전 9 권으로 완간됀 것으로 알고 있다. 한겨레 신문에서 연재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볼 수 없었다. 

만화가 홍승우의 블로그 : http://blog.naver.com/bibimtoon/ 

한겨레 만화소설 페이지 : http://legacy.www.hani.co.kr/section-011000000/home01.html

비빔툰1-9완결세트
카테고리 만화 > 명랑/코믹만화
지은이 홍승우 (문학과지성사, 2012년)
상세보기


불쑥 4권만 읽은 상황이라 전체적인 평은 할 수 없지만, ( 1, 2권은 꽤 오래 전에 읽었던 기억만 있어서.. ^^;; ) 확실한 건 예전에 기억하던 "비빔툰"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조카와 잠시 같이 살아봐서인지 5살, 3살 아이들과 풀어내는 유쾌한 에피소드들은 많이 공감했다. ㅋㅋㅋ 죽음이다.. 

그외에도 부부간의 갈등,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일상생활의 소소한 재미들을 찾아 들려주는데, "비빔툰" 은 그런 에피소드들 중에서 정말 현실감 넘치는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육아교육용, 부부생활 참고서쯤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 

다분히 김양수의 "생활의 참견"을 연상시키는 대사빨 ( "생활의 참견"이 나중이겠지만 ) 과 스토리 전개는 독자로 하여금 쉽게 빠져들 수 있도록 하는 의외의(?) 매력이 있다. 그나저나 홍익대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하셨다는 분이 이렇게 그림을 임펙트없게 그릴 줄은 몰랐다. ㅋㅋㅋ 가정얘기를 다뤄서 이런 그림체일지도 모르겠지만서도.. ㅎㅎㅎ

끝으로 4권 뒤에 붙은 "발문"은 옥의 티가 아닐까 싶다. 한겨례 쪽 사람으로 추측되는데, 가끔 이쪽 분들은 가볍게 써도 될 것을 너무 정성스레 쓰시다가 복잡하게 만드신다. " 비빔툰 " 은 가정 문화의 심오한 뜻보다 어디선가 똑같이 살아가고 있을 우리네 젊은 부부와 아이들의 이야기다. 그냥 부딪치고 울고불고 뒹구는 사람이 살아간다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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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님이 " 구르믈 서버난 달처럼 " 이라는 영화를 들고 나왔을 때, 이 만화를 알게 됐다. 그런데, 영화가 별로 흥행에 성공하지 못해 관심이 시들해질 무렵, 블로그나 만화비평 자료들을 통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음을 알게 된 후 찾아읽게 됐다. " 박흥용 " 이란 만화가도 처음 보게 됐는데, " 내 파란 세이버 " 도 그의 작품이라고 한다.  

원래는 10년도 더된 작품인 것으로 보이는데, 얼마 전에 3권짜리로 재출간된 듯 싶다. 

 http://cartoon.media.daum.net/info/total/465 

검색결과에 오류가 있어 확신할 수 없었다.



스토리는 전형적인 자아성찰, 인생달관인데, 꼼꼼한 사전조사, 울림이 깊은 컷, 싯구같은 텍스트들 그리고 민족정서가 담뿍 묻어나는 연출에서 그래픽 노블이라고 불릴만 했다. 

만화시사회 바로가기 ( 몇 컷 정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 
http://cartoon.media.daum.net/preview/viewer/768 


만화스토리는 주인공 견자가 장님검객 황정학을 따라다니며 검술과 인생을 배우고, 세상사를 이해하면서 자아를 완성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 배경에 신분제도, 당파싸움, 현실개혁, 임진왜란 등의 역사적 사실을 깔아 묵직한 무게를 담아낸다. 실제 당시에 살았던 칼잡이를 모델로 한 작품으로 알고 있다. 


구르믈버서난달처럼세트
카테고리 만화 > 드라마
지은이 박흥용 (바다그림판, 2007년)
상세보기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사뭇 다른 것으로 들었다. 황정학이 병으로 죽는 대신, 현실개혁 반란군의 수장인 이몽학과 대결하는 것으로 바뀌었는데, 어떤 식으로 바뀌었든 보수적인 냄새가 난다.

보지 않았아도 대강 짐작으로 황정학이 이겼거나 아니면 이몽학의 반란이 좌절됐을 것 같다. 만화에서는 이몽학이 견자를 끝내 자기편으로 끌어들이지 못하고 한탄하는데, 둘 다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구름을 벗어난 달이 되고자 견자는 고뇌가 가득한 길을 떠나 마침내 마음의 자유를 얻지만, 스스로의 자유 뿐이다. 여인네를 얻고 행복을 찾는 게 뭐 그리 답답한 것인가 싶겠지만, 현재의 시점에서는 외면하고 조금 비겁해 보이는 편이다. 

그림체, 만화적 완성도와 재미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 주제의식이 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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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동님의 시사만화 8년치를 모은 책이다. 대략 1988년경부터 1996년경이 아닐까 싶은데, 정말 기억해 둬야 할 많은 사건들이 들어있다. 

시사카툰이기에 당시 상황을 어느 정도 기억해야 그나마 제대로 읽을 수 있는데, 다행이 대부분은 기억나는 사건들이었다. 불행한 건 여전히 속이 쓰리다는 거다. 몇몇 사건은 이게 당시 얘기인지 지금 얘기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우스개꺼리로 요즘 인터넷에 떠도는 강남 성형 미인에 대한 그림 한컷이 있는데, 이 만화 책에서 똑같은 설정과 의도의 컷이 들어있다.

시사만화지만 조금씩 틀린 형식을 가지고 있는 그림들이 있어 즐기는 만화로써는 별로지만, 옛 기억 속에 의미있는 사건들을 오늘에 되짚어보는 촌철살인의 풍자가 지금도 살아있어 눈을 떼기 쉽지 않다.

비유나 풍자가 절묘한 반면 그 많은 우울한 사건을 보고 있자니 정신상태가 무력해 지기도 하는데, 지은이는 어떻게 버티셨나 싶다.

목긴사나이
카테고리 자기계발 > 화술/협상
지은이 박재동 (글논그림밭, 2001년)
상세보기


웃겼던 건 우리나라에서도 시사애니메이션이라는 걸 했던 적이 있다는 걸 알게된 것이다. 당최 생소한 시사애니메이션을 박재동 님이 진행을 하셨었고, 3편 정도가 만화 컷으로 이 책에 들어있는데, 기회가 되면 한번 보고 싶다. 뭐 재밌을 거란 기대는 없지만, 어느 정도 의미있는 시도가 아니었을까 싶어 수준을 살펴보고 싶을 따름이다. 발전된 모습으로 새롭게 시도해도 재밌을 장르로 보여진다. 특히 요즘에는.. 

책크기가 다소 위아래로 긴데, 아마 뒷부분에 있는 " 샤위나 " 라는 작품 때문이 아닌가 싶다. SICAF 콜렉션 작품집에도 들어있는데, 위아래 크기가 SICAF 콜렉션 " 한국 대표 만화가 10인 작품집 " 의 크기와 같다.

참고로 전, 노 법정 스케치가 들어있는데, 당시 상황이 몇 줄 소개되고 있다. 몇 줄만으로도 심기가 몹시 불편해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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