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O의 드라마에서 캐릭터들의 인기를 확인해서인지 5부 1권에서는 소설 속 인기 등장인물들인 존 스노우, 대너리스 타르가르옌 그리고 티리온 라니스터의 이야기가 주로 나온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티리온은 4부 "까마귀의 향연"이 끝날 때, 가문과 인연이 끊어지면서 조용히 사라지는 게 아닐까 하는 기우에 빠져 있었다. 5부가 나온 줄도 모르고 넋놓고 있다가 마침 발견해 잽싸게 흝었더니 화자이름에 "티리온"이 자주 등장하는 걸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

1부 "왕좌의 게임"부터 4부 "까마귀의 향연"까지는 비교적 연이어 읽은 편이라 스토리가 궁금했지만, 한동안 접하지 못했고 티리온 이야기가 다시 새로운 밑밥을 깔고 있다는 확신이 들자 예전보다 훨씬 더 재미있어졌다. 킹스랜딩의 궁정내시(?) 바리스의 실체가 점점 모습을 드러내는 것 같다. 

5부의 제목인 "드래곤과의 춤"이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5부 1권에서 가끔 나오는 소설 속 역사적 사건인지는 알 수 없지만, 왠지 5부도 드래곤들이 한바탕 그 위용을 드러내며 마무리되는 것 같다. 한 마리(드로고)는 어디론가 날아가 버리고, 나머지 두 마리는 커진 덩치를 사람들 눈에 띄지 않도록 어두운 곳에 감춰두고 있는데, 감당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그냥 놔둘 수 없는 이유는 드래곤들이 어린 아이들을 잡아먹었다고 짐작되는 증거를 가져온 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난쟁이 티리온이 드래곤을 타고 조종하는 드래곤 로드가 된다는 얘기가 돌고 있어 흥미진진하다. 여왕과 드래곤들과 난쟁이라면 딱 환타지 표지에 나올법한 조합이 아닌가? ^^;;

276쪽에 존 스노우의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조금 실망스럽다. 각색할 여지가 많기는 하지만, 그냥 에다드 스타크가 곤경에 처했을 때 도와준 아가씨와 인연으로 낳은 사생아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이전 스토리들에서 존 스노우의 어머니가 누구인지 밑밥을 꽤 깔았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ㅡㅡ;; 

대너리스는 드래곤의 탄생 이후로 많이 지지부진하다. 아기자기하고 신비로운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기는 한데, 도대체 속시원하게 뚫리는 부분보다 갑갑한 부분이 더 많다. 

4부 이후로 6년만에 나온 5부라는데, 우리나라에서 번역되는 시점은 그 주기가 짧았던 모양이다. 4부 읽으면서 5부는 아주 오랜 후에 나오는 줄 알고 잠시 신경을 끄고 지냈다. ^^;; 

5부부터는 번역이 잘 된 건지 아니면 마틴 할아버지의 문장스타일에 익숙해진건지 아주 읽기 편했다. 문장에서 좀 이상한 부분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워낙 얘기가 방대하고 문장력이 있어 단숨에 읽어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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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왕의 동생인 스타니스를 옆에서 보좌하던 마에스터 크레센이 프롤로그에 짧고 굵게 등장해 사라져간다. 붉은 여자는 대체 뭐하는 여자인지..  

드라마에서는 스타니스가 붉은 여자에게 빠져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소설에서는 스타니스의 부인이 먼저 붉은 여자에게 심취해있는 것으로 나온다. 엄격하고 속좁은 캐릭터가 느닷없이 나타난 사이비종교인 여자에게 빠지는 게 낯선 상황은 아닐텐데 왠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캐릭터인 부인을 중간에 끼워넣었다. 아마 소설 속 시대상이 남존여비에 차별이 심했던 설정이라 둘이 바로 접촉하게 되는 게 어색해 보일까봐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드라마에서도 처음 봤던 스타니스의 심복 다보스는 원래부터 기사는 아니었다. 밀수꾼이었다가 심복이 된 사람이지만 성품만은 우직해서 스타니스가 중용해 쓰고 있는 것일 뿐이며, 또다른 밀수꾼을 포섭하는 데 곧잘 나서는 건 역시 그런 이유다. 드라마에서는 아들이 한명 나오는데, 소설 속에서는 두 명이었다. 

임프 티리온 라니스터에게 사랑받는 여자가 등장한다. 샤에라고 불리는 18세 소녀인데, 드라마에서와 달리 소설 속에서는 상당히 의심스런 캐릭터로 보인다. 브론이라는 셀소드가 전쟁터에서 구해온 창녀인데 둘 다 생뚱맞다고 하기에는 너무 중용되고 있다. 뭔 길거리 무사가 칼싸움에 그리 조예가 깊으며, 느닷없이 등장한 아가씨를 티리온이 좋아하게 되는 명확한 이유가 나오지 않는다. 그냥 첫눈에 반한 정도인데, 이미 수많은 여자와 잠자리를 같이 했던 인물이 숫처녀 한번 만났다고 그냥 사랑한다는 게 어째 자연스러워 보이지가 않는다.

그래도 티리온이 화자로 등장하는 챕터들이 여전히 제일 재밌다. 상대적으로 브랜이 화자로 등장하는 챕터들은 지루한데 뭔가를 설정해 놓고 방향을 못잡았거나 너무 뒤에 터뜨릴 뭔가가 있어 중간중간 등장하는 게 아닌가 싶다. 스타크 가문의 형제자매들은 누구나 대대적인 고생을 하고 있는데 굳이 브랜까지 자주 끼워넣을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왕들의전쟁.2얼음과불의노래제2부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지은이 조지 R. R. 마틴 (은행나무,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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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왕의 동생인 스타니스가 로버트왕의 왕비인 세르세이의 비밀을 왕국 전체에 까발리면서 왕비는 극도로 긴장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동생인 티리온 라니스터와의 갈등도 시작된다. 티리온 라니스터를 왕의 핸드로써 차근차근 권력을 장악해 가고 있고, 리틀핑거 페티르와 환관 바리스와 협조해가면서도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세력이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데, 그쪽에서 나온 인물들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한명은 착한 편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용을 탄생시킨 대너리스는 소수의 추종자들과 죽도록 고생하다 자유도시 " 콰스 " 에서 온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드라마에서도 유난히 대너리스에게 충성하는 조라의 과거가 밝혀진다. 드라마에서는 잘 느끼지 못했는데 대너리스 역시 조라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조라가 마상시합에서 킹슬레이어 자이메를 이긴 적이 있다는 부분이 나오는데, " 얼음과 불의 노래 " 에 등장하는 기사들은 누가 확실히 더 쎈지를 미리 알 수 없다. 싸워서 스토리 전개에 따라 아무나 살아남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두서넛 확실히 쎈 쪽과 약한 쪽이 있긴 하지만, 이미 죽은 네드나, 킹 슬레이어 자이메, 조라, 사냥개 산도르 등등 여러 기사들 중 누가 더 강한지는 전혀 모르겠다. 

스타크의 대자이자 볼모였던 테온이 자신의 왕국으로 돌아가는 스토리가 등장하는데, 드라마에서는 이것때문에 네드 스타크의 아들 롭 스타크와 네드의 부인 캐틀린이 상당한 의견충돌을 보이는데, 소설에서는 상대적으로 별 문제없이 테온을 자기 영지로 보내준다. 또한 테온은 갈 때부터 이미 어느 정도 독립하려는 의지가 있었는데, 테온의 아버지가 거기에 불을 지르는 것 뿐이었다. 드라마에서는 그의 아버지에게 완전히 휘둘려 제정신 못차리는 식으로 보여진다. 

전체적으로 환상의 왕국에서 벌어진 암투스토리였던 " 왕좌의 게임 " 을 이어받아 이제 환타지적인 요소와 생물체들의 등장으로 자연스레 넘어가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스토리라인이 산지사방으로 흩어지면서 마법, 미지의 생명체 등등이 한걸음씩 소설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덧붙이기 : A Clash of Kings 를 왕들의 전쟁으로 해석했는데, Clash 는 이해관계가 충돌하다. 부대가 서로 부딪친다 등의 의미가 있고, 종이 땡땡 울린다는 뜻도 있다고 한다. 어쨌거나 전체 내용을 잘 압축한 단어 선택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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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네드 ( 에다드 스타크 ) 가 죽었다. 드라마에서처럼 어느 정도 볼만하게 죽은 것도 아니고, 조프리를 왕으로 인정한다고 선언한 후, 조프리의 명령에 의해 자신의 애검 아이스에 의해 목이 잘린다. 얼음과 불의 노래에서 화자가 죽는 건 처음이었다. 

네드의 죽음은 롭, 산사, 존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고 자신들이 갈 길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리아, 브랜든, 릭콘은 아직 어리기에 스스로 뭔가를 결정하지는 못했지만, 스토리 전개의 뚜렷한 갈래는 정해진 듯 보였다. 얼음과 불의 노래가 크게는 북쪽 " 월 " 과 세븐 킹덤 그리고 검은 바다 건너의 자유도시들이 있는 곳으로 스토리가 분명히 나뉘어 전개되지만, 화자들마다의 갈래도 제법 굵직하게 재밌다. 

얼음과불의노래1부(왕좌의게임1)
카테고리 소설 > 장르소설
지은이 조지 R. R. 마틴 (은행나무, 2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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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전개가 늦고 있는 북북의 경우에는 존 혼자서 얘기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존은 캐릭터 자체가 대단한 복선이 아닐까 의심하고 있다. 왕의 서자 중 한명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아니면 네드의 여동생이 폭군에게 겁탈당했을 때 낳은 아들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 순전히 재밌는 스토리에 대한 기대로 발생한 망상에 가깝다. ^^;; )

북부에서는 죽은 뒤에서 살아움직이는 좀비가 등장했고, 존은 많은 갈등 끝에 맹세를 지키는 북부의 형제로 남기로 했다. 소설의 서술로는 끝도 없이 펼쳐진 얼음의 대지에 수많은 기괴한 생명체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는데, 지도상으로는 별로 커보이지 않는다는 게 약점. 2부나 3부에서 북쪽의 지도가 더 크고 자세하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만일 없다면 대단히 실망할 것이다.

아더, 거인, 쉐도우(?) 등은 아직 구분 못하겠고, " 월 " 은 세븐킹덤에 정착한 최초의 사람들은 " 퍼스트맨 " 들이 " 숲의 아이들 " 과 싸우고 협상한 끝에 세워진 거대한 얼음벽이라고 한다. 퍼스트맨들 뒤에 안달스족이 도착했고, " 숲의 아이들은 북쪽으로 올라가 " 월 " 너머로 갔다고 전해진다고 한다. 


1부는 세븐킹덤이 주무대이고, 이쪽에서 등장하는 화자들 중 유일하게 라니스터 가문인 난쟁이 티리온의 이야기가 정말 재밌다. 드라마에서 착각했던 것과 달리 아주 현명하고 굳은 심성의 사내다. 적어도 소설 속에서는 제일 매력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외모들이야 스타크 가문이 꽉 잡고 있지만.. ^^;; 

4권에서 재밌게 읽은 두 대목 중 하나인데, 하나는 대너리스에 의해 드래곤이 탄생하는 엔딩부분이고, 다른 하나는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대화다. 


대너리스는 소설로도 다루기 힘든 드래곤을 탄생시키는 화자인데, 캔디 캐릭터와 어머니의 캐릭터를 잘 조합했다. 죽도록 고생하지만, 꿋꿋하게 견뎌내고 용의 어머니가 된다. 중간에 등장했던 마녀가 드라마에서는 대너리스에게 아주 잘해주는 것으로 보였는데, 소설을 보니 신전의 사제로서 작은 복수를 하는 적대적인 캐릭터였다. 

1부 말미에 로버트 왕의 둘째 동생인 렌리가 왕을 선포하면서 세븐 킹덤에는 마침내 여러 왕들의 시대가 도래하고 2부의 제목이 " 왕들의 전쟁 " 이 된다. 네드의 아들 롭 역시 " 북부의 왕 " 으로 추대받는다. 

롭의 어머니 캐들린은 점점 캐릭터의 힘이 약해지는데, 어머니의 속성을 대너리스와 나눠 표현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판타지 소설의 새로운 전형이라고 칭찬이 자자하긴 한데, 없는 걸 만들어냈다기 보다 다른 장르들의 특성을 잘 조합해 놨다고 보여진다. 1부처럼 전쟁판타지이거나 정략판타지처럼 보이다가 막판에 신기한 생명체들이 여럿 등장하면서 혼란스런 세계가 펼쳐지는 게 낯설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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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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