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야구영화의 수작이다.
다소 감상적인 연출이나 편집이 아쉽긴 하지만 그밖에는 모두 높은 점수를 줄 만한 영화.


이 영화의 매력은 단연 패배자를 감싸안아주는 따뜻한 시선과 옛시절에 대한 향수라고 본다. 거기에 실존인물인 " 감사용 " 이라는 아주 좋은 소재와 적절한 유머가 맛을 더한다.

그밖에도 영화는 영화 바깥에서도 많은 미덕을 보여주는데, 우선 영화감독이 원년 OB 의 팬임에도 ( 영화에서는 감사용이 넘어야 할 거대산 산이었다. ) 당시 투수로써 보잘 것 없었던 감사용이란 분을 눈여겨 보다가 6년동안 찾아뵈면서 영화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얘기가 있다. 감사용 씨는 정성에 감동해 승락했다고 한다.

박철순_감사용_20110917_01

출처 : DAUM 영화



영화는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시작인 82년에 사회인야구 출신이셨던 " 감사용 " 이란 분이 전설적인(?) 구단인 " 삼미 슈퍼스타즈 " 에 입단해서 패전처리, 중간계투를 도맡아 하다가 당시 우리나라 최고의 투수였던 " 박철순 " 선수와 멋진 한판을 벌이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슈퍼스타감사용_20110917_02

출처 : DAUM 영화



원년부터 야구팬이었던 분들이라면 정말 " 삼미 슈퍼스타즈 " 는 엽기적으로 전설적인 구단일 것이다. 그 짧은 생명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분들에게 잊혀지지 않는다. 내 기억으로도 " 삼미 슈퍼스타즈 " 는 우리나라 야구사에 각종 황당한 기록은 다 가지고 있고, 지금에는 "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 클럽 " 이라는 재밌는 소설, " 장명부 " 라는 희대의 투수 전설, 그리고 " 슈퍼스타 감사용 " 이라는 훈훈한 영화를 남겼다.

슈퍼스타감사용_20110917_03

출처 : DAUM 영화



영화는 의외로 디테일이 많이 살아있다. 1982년 당시 모습들을 정말 꼼꼼하게 그려내고 있다. ( 어린 시절이라 내 기억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 ) 공장, 하숙집, 가정집 할 것 없이 옛 생각을 절로 떠오르게 만든다. 버스안내양의 " 오라이~ " 소리가 좀 작아서 아쉽긴 했어도 종이봉지에 담아주는 쥐포, 공중전화기, 택시미터기 등등 새록새록 머리 속의 먼지가 털어내고 반짝이는 뭔가를 다시금 그려볼 수 있게 해준다.

사회인 야구선수로 있다가 프로야구가 출범하고, 단지 팀에 왼손투수가 없다는 이유로 발탁되어 느린 공으로도 꾸준한 모습으로 저렴한 커리어를 쌓아갔던 서민 투수의 인생을 재조명해 줌으로써 관객들에게 마음 속의 슈퍼스타를 떠올려 보게 해준다.

슈퍼스타감사용_20110917_04

출처 : DAUM 영화



우리가 바라봐야 할 슈퍼스타가 언제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비추는 곳에만 있는 건 아니다.

영화 끝 무렵에 글러브를 때리며 분해하는 감사용의 모습에서 정말 감동 먹었다.

덧붙이기 : 배우 캐스팅은 적절해 보였다. 공유는 멋있게 나오고, 윤진서는 이쁘게 나오고, 이범수는 순수하고 성실하게 나온다. 그런데 어째 연기력들이 좀 뭔가 부족해 보인다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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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근래는 홍콩영화를 잘 보지 않는 편인데, 삼국지의 관우에 대한 영화라고 해서 혹시나 하고 보게 됐다. 결과는 역시나.. ㅡㅡ;;
( 영화 내용 있음 )

제목부터 수입사측의 의도(?)로 " 삼국지 : 명장 관우 " 로 정해진 모양인데, " 삼국지 " 와 " 명장 " 은 어디갔는지 모르겠다.

원제대로 " 관운장 " 이나 그냥 " 관우 " 정도가 적당해 보인다.

왜냐하면 " 명장 " 이라는 수식을 달기에는 전쟁터보다 개인적인 무예가 빛을 발하는 내용이 많고, " 삼국지 " 라고 하기에는 조조와 관우 외에 다른 이들은 완전 엑스트라 수준이어 갖다 맞추기가 힘들다. 그나마 장료가 조연 정도는 해주는 것 같다.

삼국지 : 명장 관우
감독 맥조휘,장문강 (2011 / 중국,홍콩)
출연 견자단,강문,손려,방중신,안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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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삼국지연의에 있는 오관 돌파 ( 조조에게 의탁해 있던 관우와 유비의 식솔들이 유비의 소재를 알게 되자 조조의 허락을 받아 떠나게 되는데, 조조의 부하들이 이를 방해해서 관우가 무예로 이를 헤쳐나갔던 사건 ) 를 소재로 당시 관우가 겪었을 법한 인간적인 갈등을 다루고 있다. ( 갈등을 이것저것 다룬다는 게 문제긴 하지만.. ㅡㅡ;; )

영화 속에서 눈에 띄는 건 유비와 결혼을 앞둔 처자와 관우 사이에 애정과 의리 사이에 갈등이지만, 관우의 입장 혹은 삼국지적인 입장에서 조조와 관우 사이에 나라와 백성들을 보는 견해 차이도 만만치 않다. 보이지 않는 유비와 들이대는 조조를 관우가 어떻게 보고 있는지는 왠지 드러내지 않는다. 다만 조조를 재평가하는 시선은 확실히 드러난다.

감독이 무간도를 만들었던 사람이어서 사람들 간에 미묘하면서도 처절한 갈등을 묘사하려 하지만, 견자단의 화려한 액션에 묻히는 느낌이다. 삼국지연의를 재밌게 읽었던 사람들이 관우를 화려한 액션스타로 기억하지는 않을 것이다. 견자단은 정통 액션 혹은 무술 감독으로써 역량이 뛰어나지만 관우를 표현하기에는 너무 역동적이다. 개인적으로 관우는 사실 양의 심성을 가진 늑대라기 보다 웅장하면서 순박한 곰의 이미지로 엄청난 무예와 기량을 가졌으면서도 문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영웅이라고 본다.

동양에서 많은 이들에게 신격화된 관우를 " 인간 관우 " 로써 보여주며 새롭게 조명해 보려곤 했지만, 이래저래 조합의 불일치로 엇박자가 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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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도박업계의 폐해를 보여주며 그 안에서 인간성 회복을 그리는 영화. ( 영화내용 있음 )


영화 중반까지 서스펜스가 넘치지만 그후부터는 임펙트가 떨어져버린다. 전체적인 맥락을 보자면 크게 이상한 건 없지만 후반부 전개가 좀 산만하다.

정리해 보면 결국 스포츠 도박 컨설팅업체의 사장인 알 파치노 ( 월터 ) 가 잘 버텨오다가 결국 아내를 걸고 도박을 하게 되고 아직 순수함(?)을 잃지 않은 매튜 매커너히 ( 브랜든 ) 이 멋지게 속이면서 교훈을 주고 자신의 길을 찾아 떠난다는 결론이다.

그 과정에서 알 파치노의 이미지가 혼란스럽게 그려지는데, 처음에는 돈을 위해 매튜 매커너히를 이용하는건지 아니면 정말 자신의 후계자로 여기는건지 아리송하게 그려지다 막판에 알 파치노가 짜놓은 판을 매튜 매커너히가 뒤짚으면서 둘 다 안식을 찾게 되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지만, 아무래도 관객들에게 어필하기 어려워졌다.

투 포 더 머니
감독 D.J. 카루소 (2005 / 미국)
출연 알 파치노,매튜 매커너히,르네 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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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터가 브랜든을 " 존 안소니 " 로 키우는 과정에서 매튜 매커너히의 연기력이 돋보이지만 명연기라고 하기에는 좀 부족해 보이고, 마지막에 알 파치노가 브랜든의 반격을 알게된 후 눈물을 흘리며 안식을 찾게되는 모습은 좀 안쓰럽기까지 하다.

알 파치노가 항상 가지는 음험함이 영화에서 힘을 주기도 하지만 그 바람에 관객들이 혼란스러워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중반 이후 월터가 짜는 판을 쉽게 잡아내기가 어렵다. 아예 모르는 게 아니라 어떤 쪽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

사실 중반 이후 브랜든이 실패하기 시작했을 때, 월터가 브랜든의 확실한 결론을 토대로 승부를 조작하는 게 아닐까 하는 짐작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뜬금없이 돈을 잃은 사람들의 모습이 중요한 듯 등장해서 알 파치노가 이번에도 배후음모자로 위력을 발휘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 바람에 월터의 아내와 브랜든의 관계가 부차적인 듯 보여지고, 가끔 월터가 브랜든에게 매몰차게 대하는 모습이 도박에 중독된 승부사의 기질로 비쳐진다.

아마 편집의 문제로 추측되는데, 이런 부분만 잘 정리해서 묘사했다면 꽤 괜찮은 영화가 될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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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춤추는 대수사선 " 의 아류작이 아닐까 의심되는 영화.

법정에서 분투하는 검사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이지만, " 춤추는 대수사선 " 처럼 윗선의 특수부와 일반 검사의 차별을 두드러지게 보여준다. 조연들 역시 캐릭터마다 서민적인(?) 특징들을 가지고 일본식 개그를 구사한다. 다른 점이라면 역시 남녀 주인공의 외모가 뛰어나 " 춤추는 대수사선 " 에 비해 러브라인이 확실히 돋보인다는 것. 선남선녀라 보기에는 좋더라. --;;

히어로
감독 스즈키 마사유키 (2007 / 일본)
출연 기무라 타쿠야,마츠 다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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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류작이라고 간주하기에는 화면을 잡는 카메라의 위치가 뭔가 일관성이 있고, 특이한 편이라 감독이 뭔가 추구하는 것 같은 냄새가 풍긴다.

초반부터 사람의 얼굴을 가까이에서 잡고 얼굴이 사라지면 배경에 있던 사람들이 한번에 다수 비춰지는 구성이 곳곳에서 등장한다.

우리나라(한국)로 밀반출된 차량을 찾기 위해 시장에서 한국인 사무관(?)과 사람들에게 묻는 장면도 아류작이라고 하기에는 아주 공들인 티가 난다.

게다가 중간중간 다수의 등장인물이 넓은 공간에서 서로 다양한 얘기와 시선을 교환하고 모였다 흩어지는 장면들 역시 범상치 않아 보인다. 일본의 직장문화를 단적으로 요약해서 보여주려는 것 같이 생각되기도 한다.

아마 설정은 일본 제작자 쪽에서 밀고, 화면이나 연출은 감독이 스타일을 고집한 듯 하다.


문제는 그래도 크게 재미를 못 느끼겠다는 거다. --;; 원작 일본드라마를 보지 못해서일수도 있겠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좀 식상하다. 일본 법정이 좀 산만해 보이고, 재판장이 허투루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스릴이나 압박이 제로다. --;; 영화를 보니 원작 드라마가 어떤 패턴일지도 어느 정도 엿보인다.

사건을 풀어가는 것이 영화 속에서 극적으로 보이기 위해 아주 노력하지만, 너무 뻔한 패턴임이 짐작된다. 일본 만화나 애니에 비해 짜임새가 떨어진다.

기무라 타쿠야와 마츠 다카코가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구나 하는 것과 우리나라 홍보영화가 아닐까 싶을 만큼 불필요하게 우리나라 장면이 많다는 것 정도로 만족하고 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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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유쾌한(?) 한풀이 수다를 100분 동안 감상한 기분이다.

왜 소수가 열광하는 코미디물인지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공감하기 힘들 것 같고, 아마 여자들도 싫어할 만한 요소가 꽤 있을 것 같다. 그래도 메시지가 아주 훈훈해서 괜찮게 본 영화.

정말 진상짓하는 무한솔로 여인네의 절박한 몸부림을 코미디로 표현하면서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열심히 살라는 격려를 날려준다.

코미디가 아주 지지리도 궁상맞다. 궁상 코미디도 내 취향 중 하나라 웃으면서 봤지만 그간의 경험을 보자면 많은 이들이 좋아할 스타일은 아니다. 여주인공이 아주 이쁘면 궁상도 로맨틱 코미디로 과대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공효진씨가 미녀 배우는 아닌터라 궁상 코미디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공효진씨가 주연을 맡았기에 이 수다스런 영화가 제 맛을 낼 수 있었다고 본다.


미쓰 홍당무
감독 이경미 (2008 / 한국)
출연 공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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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들이 유난히 귀에 들어왔는데, 어떤 면에서는 아주 유쾌하면서 황당하고, 어떤 면에서는 아주 현실적인 느낌의 말빨들이 섞여 있었다. 게다가 감독의 메시지를 담은 듯한 대사들이 앞뒤에 반복적으로 배치됐고 오프닝에 등장한, 평범해 보이는 대사 한마디가 여운을 남겼다. 찾아보니 각본을 맡은 사람들 중 박찬욱 감독, 이 영화의 감독인 이경미 감독이 들어 있었다. 고개가 끄덕여졌다.


전체적으로 수작이긴 하지만, 잘 만들어졌다는 느낌보다는 여자 감독이 만들었다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경험해 본 바로는 의외로 비상식적인 상황을 여자 감독들이 더 잘 써먹는 영화들이 많더라. 대부분 중요한 메시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배치해 놓은 것들인데, 여기에 목매고 트집잡는 사람도 꽤 된다. 개인적으로도 트집잡는 정도는 아니지만 효과는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양미숙(공효진 분)씨가 피부과 의사와 결혼했으면 싶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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