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강정 마을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부와 마을 주민 간에 대립을 여러 독립영화 감독들이 자유로운 형식에 따라 제작한 다큐멘타리입니다. 

제주도를 가 본 적은 없지만, 이번 다큐를 통해 돌고래가 해안가에서 뛰노는 모습, 용천수, 산호초 (?) 등 진기하고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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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_Docu_강정_01

출처 : DAUM 영화





재미를 넘어선 다큐멘타리의 의미


실험적으로 시도된 다큐멘타리라 불친절하고, 100 간의 짧은 기간 동안 기획, 촬영, 편집 등등의 모든 작업을 진행했기에 기존 다큐멘타리에 비해 서투른 느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서투름 안에 기존의 영화나 다큐에서 느끼지 못하는 날 것 그대로의 생생함이 고스란히 들어있었습니다. 영화는 어찌됐건 허구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고, 다큐멘타리에는 편집에 따른 의도가 들어가 있기에 사실상 완전한 리얼리티가 존재할 수 없지만, 사람의 메시지를 숨겨두기에는 너무 짧은 제작기간과 찍어야 할 가치를 남기기에 급급해 관객들에게 있는 그대로 노출되었습니다. 

다양한 참여자들의 카메라의 시선이기에 혼란스럽지만, 찍혀진 풍경, 자연, 사람들 그리고 사건들을 쫓다보니 마음 속에 투영되는 뭔가가 느껴졌습니다. 


출처 : DAUM 영화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현재 강정마을에서는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시는 분들과 찬성하시는 분들이 서로 대화조차 나누지 않으시는 피폐한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찬성하시는 분들의 구체적인 근거는 알 수 없지만, 찬성하시는 분들은 정말 우리나라에서 자연이 잘 보존되었고, 사람들에게 살고 싶은 고향의 의미를 찾을 수 있게 해 주는 강정 마을을 있는 그대로 지키시려는 노력이 눈물겹기까지 합니다.

게다가 강정 마을 분들 외에도 많은 분들이 여러 해 동안 천혜의 자연을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지키고 가꿔 오셨고, 그분들 역시 나라의 자연 유산으로 엄청난 애정을 갖고 계셨습니다. ( 유네스코에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까지 되셨으니 스스로 얼마나 뿌듯해 하셨을지요. )
 

출처 : DAUM 영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는 스스로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는 공감합니다. 적당한 규모의 물리력도 필요하고, 전략적 사고, 국제공조도 중요하겠지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우리 스스로 이 나라를 정말 지키고 싶다는 마음이라고 봅니다. 좋은 군사시설, 막강한 동맹국이 있다한들 국민 스스로 애써 지켜나갈 마음이 없는 국가가 과연 위기를 헤쳐나갈지 의문입니다. 

어느 날 마음의 터전으로 삼던 마을을 파헤쳐 놓고, 함께 살아가던 이웃이 등을 돌리도록 만드는 정부 밑에서 이곳이 우리가 살고싶은 나라라고 생각하실 분이 몇이나 계실른지요?

도대체 무엇을 위한 안보인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 군관계자분들은 지키고 싶은 것은 국민의 마음과 살아갈 터전이 아닌 군사기지인 듯 보입니다.

출처 : DAUM 영화



Jam Docu 강정
감독 홍형숙,김태일,권효,양동규,최하동하,경순,최진성,정윤석 (2011 / 한국)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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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해결을 기대해 보며 - 강정 마을에 평화를 허하라

" Jam Docu 강정 " 을 보고 난 후 머리가 지끈거렸습니다.
옳고 그름의 판단이 어려운 게 아니라 너무 꼬여버린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ㅡㅡ;;

출처 : DAUM 영화



- 정부 관계자분들! 이제는 일을 좀 제대로 해주셔도 되잖습니까.. 

한국에 군사정부가 들어선 이래로 큰 이익을 위해 자연과 국민들을 우롱하던 졸속 햊정 ( 곱게 표현한 말일 뿐입니다. ㅡㅡ;; ) 을 뻔한 패턴이 강정에서도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법적으로 피해갈 틈만 보이면 여지없이 벌리고 들어와, 당사자들이 힘을 집중할 수 없도록 분열시킨 후, 위기의식과 공포를 과대포장하거나 왜곡시켜 스스로 합리화시키는 주먹구구식의 관리주의적 사고방식은 바뀌지 않은 모양입니다. 

다큐멘터리에서는 다소 감정적인 화면들이라 합리적인 근거로는 좀 부족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짚어볼 것도 많고, 마무리할 것도 많아 보입니다만, 살펴보니 이런 부분이 있더군요.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Story.do?movieId=65598&t__nil_story=tabName
 

출처 : DAUM 영화


위에서 보듯이 강정 마을 주민들은 님비현상 ( Not In My Backyard ) 처럼 무작정 고집을 부린 것이 아니라 제주도 지역에서 민주적이고 투명한 입지절차를 진행한다면 결정에 따르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거부당했습니다. ㅡㅡ;;

http://bbs4.agora.media.daum.net/gaia/do/agora/participant/read?articleId=71399&bbsId=C001&issueArticleId=167&issueBbsId=I001 

( 워낙 관련 내용이 많아 위 링크로 대표합니다. 관심이 생기시면 검색해 보시기를 권장드립니다. 읽을수록 생각이 굳어지지만 제 상식수준을 넘어서는 고난이도의 내용도 나와 직접 읽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살펴보면 미국 군사전략에 들러리 서는 느낌도 있고, 괜히 군사지역이 확대되는 느낌도 있습니다만 문외한인지라 언급하지 못했습니다. ^^;; )

당장 몇년 뒤에 전쟁이 날 것이라는 정확한 정보가 없는 한, 이런 국가적인 사업을 국민들과 함께 진행하시려면 제발 많은 분들이 납득할 만한 자료와 방법으로 진행해 주셨으면 합니다. 

출처 : DAUM 영화



- 외부인이기에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강정 마을 문제가 어떤 식으로 마무리가 되든 마을 주민들 사이의 앙금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남남끼리 싸워도 화해가 쉽지 않은 판에 같이 살아오던 사람끼리 심각한 불화가 생겼으니 오죽 하겠습니까. ㅡㅡ;;

찬성하셨던 반대하셨던 강정 마을 주민들은 더 오랫동안 한 마을에서 살아가실 것입니다. 아픈 기억이 서로를 괴롭힐 수도 있겠지만, 애초 원인이 강정 마을 내부에서 아니란 것을 잊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너무 많은 힘을 가졌지만 책임감이 부족한 어떤 세력에 의해 잠시 굉폭한 바람이 불었을 뿐입니다. 양 쪽 분들 다 인식하셨으면 하고 바랄 뿐입니다. 

그렇기에 주변에서 너무 간섭하는 자세는 금물이라고 봅니다. 강정 마을이 너무 좋아 이번 기회에 그곳에 삶의 터전을 꾸리시겠다는 분이야 상관없겠지만, ^^;; 대부분은 그렇지 못할 것입니다.

가끔 옳은 일을 하시면서도 지나친 개입으로 인해 생채기를 남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행동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정부에게 요구하듯 우리 스스로도 민주적이고 합리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감정적으로 나섰다가 비위에 안 맞는다고 돌아서서도 안되고, 옳은 주장이기에 주변 사람들이 처해야 할 상황을 무시해서도 안될 것입니다. 



다큐멘터리에서도 나오지만, 제작하신 분 중에 한분은 강정 마을 분들에게 힘을 보태주고 싶고, 그런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강정마을 사람들에게 알려드리고 싶어서 다큐멘타리를 만드셨다고 합니다. 어찌보면 다소 맥빠지는 메시지일 수 있겠지만, 사실 전혀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중요한 문제를 모두 앞에 갖다 놓고 스스로 생각하게 한 후, 공감을 이끌어내는 태도가 바로 민주적인 자세이고, 소수의 열정에 찬 외침보다 다수의 합리적인 관심과 실천이 그분들에게 정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덧붙이기 : " 국익 " 이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필요한 단어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정부는 그 뜻을 좀 제대로 고민해보고 행동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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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영화역사상 최고의 반전이라는 소리까지 들을 정도로 충격적이었던 " 혹성탈출 " ( Planet of the Apes. 1968 ) 의 프리퀄인 ( 원작영화나 소설의 시간을 기준으로 그 이전 이야기를 다룬다는 것을 의미 ) "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 " ( 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2011. 이하 " 진화의 시작 " ) 은 시도는 괜찮았지만, 1편에 비해 파괴력은 떨어졌습니다. 

어린 시절, 혹성탈출 1편을 TV 에서 보면서 손에 땀을 쥐었던 기억이 납니다. ( 토요명화였는지, 주말의 명화에서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 원숭이들의 움직임도 신기했지만, 마지막에 그곳이 지구였다는 사실 - 자유의 여신상의 잔해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 이 아주 충격적이었지요. 

1편을 본 지 오래되서 자세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와 영화 속에서 유인원 ( 원숭이, 침팬지 혹은 고릴라 등 ) 들이 보여주는 사회적인 구조가 마치 오늘날의 갑갑한 지도층들의 모습과 비슷한 느낌을 줘 암울했습니다. 그렇기에 " 진화의 시작 " 은 이런 인간의 한계(?) 혹은 오만함에 촛점에 아주 집중하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결과는 반반이었습니다. 


출처 : DAUM 영화


크게 세 흐름으로 느껴지는데, 첫째가 주인공 침팬지인 " 시저 " 가 진화를 시작하며, 자존감을 찾아가는 과정이고, 두번째가 인간 주인공인 " 윌 " 의 인간적인 모습, 그리고 주변 인간들의 답답하고 이기적인 환경이었습니다. 

혹성탈출 1편에서는 인류 멸망의 원인에 대한 메시지가 인간 스스로에게 있었다고 강하게 암시하는 데 반해, 프리퀄 ( 진화의 시작 ) 에서는 침팬지 쪽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이 있었다는 데서 좀 괴리감을 느꼈습니다. 1편은 인류가 자멸해서 다음으로 유인원이 지구를 지배했다는 느낌인데 반해 " 진화의 시작 " 은 인류의 실수로 유인원들이 진화를 시작했고, 진화가 시작되자 인간은 퇴장될 것이라는 모양새인데, 제게는 확연히 다르게 느껴지더군요. 

개인적인 상상으로는 실험실의 침팬지가 인간들끼리의 다툼, 혹은 지배와 피지배층 간의 갈등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모습을 지켜보다가 스스로 인간들이 멸망하는 과정이 벌어지고, 더이상 관리되지 않는 실험실로부터 침팬지들이 튀어나와 그런 인간들을 비웃으며 자신들의 문명을 개척하는 쪽이 아닐까 예상했지만, 아무래도 오락성이나 권선징악 쪽을 중시해서인지 침팬지의 역할이 아주 커져 버렸습니다. 

출처 : DAUM 영화



시저의 모습에서 많은 관객들은 재미와 공감을 느낄 것이라고 보고, 저 역시 그랬습니다. 지능과 감성을 가진 자신을 단지 유인원이라는 이유로 학대하고, 배척해 버리는 환경 속에서 스스로 주변의 힘을 모아 자신의 이상향 ( Home ) 을 찾아가는 모습은 많은 이들이 공감할 자수성가형 성공담입니다. 게다가 유인원들의 모습과 표정에서 너무나 인간적인 냄새를 느낄 수 있었고, 특수효과가 기술적으로는 어느 정도 뒷받침해 줘 더 그랬습니다.

이 부분을 부각시키는 건 역시 이기적인 인간군상들의 모습인데, 정말 생각없고, 무책임한 존재들로 그려집니다. 이 두 요소는 나름 안정적으로 짝을 이루는 데 반해 남자 주인공의 역할이 아주 맥빠지게 만듭니다. 순수한 청년의 모습이긴 한데, 결정적인 대립의 순간에서 그냥 방관자로 빠져 버립니다. 외면하는 모습으로 그려진 건 아닌데, 기껏해야 " 시저 " 를 쫓아가서 잘 살라는 게 전부죠. " 시저 " 가 곤경에 처했을 때도 나름 역할을 해보려고 발버둥치지만 체제에 묶여 힘을 잃은 나약한 모습입니다.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위험약물도 과감히 훔쳐오던 때와는 다르죠. 

" 진화는 인류를 위협하는 혁명이다 " 라는 황당한 광고문구에서 이 영화가 작품성을 위해 만든 영화라기보다는 작품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오락성을 덧붙이는데 주력했다는 게 느껴집니다. 진화가 인류를 멸명시킨 것이 아니라 인류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가 들어있어야 했다고 봅니다. 차라리 혹성탈출의 딱지를 떼고 만들었다면 싶을 만큼 어느 정도 재미는 있었기 때문입니다. 

** 생각해 보니, 혹성탈출이 인간의 자멸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어도 영화 속에서 유인원의 역할이 아주 컸었고, 혹성탈출하면 유인원이라는 게 떠오를 정도니 유인원에게 뭔가 주도적인 역할을 줄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감독 루퍼트 와이어트 (2011 / 미국)
출연 제임스 프랭코,프리다 핀토,앤디 서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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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하다, 스토리가 어렵다 등등의 말많았던 영화를 드디어 직접 확인했다.

기나긴 시간동안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고 졸음이 와도 할 수 없다는 식의 자세로 관람한 후 떠오른 생각..
 ' 왜 욕하는 사람이 많은 거지? 뭐가 문제야? '


전체적으로 딱히 잘못 만들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지만, 우리나라 대다수의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영화는 아닐 것 같기는 했다. 그렇다고 영화를 그지같이 만들었다거나 나홍진표 영화는 접겠다는 건 좀 너무한 평가다.

화질이나 음향도 괜찮았고, 스릴러다운 긴박감도 넘쳤으며, 거친 액션들 속에서도 허무의 드라마는 감춰지지 않았다. 단지 우리나라 대다수의 영화팬들이 즐기기에는 잔인한 장면이 많았고, 관객이 원하는 해피엔딩을 주려고 하기보다는 감독이 드러내고 싶은 드라마를 꾸역꾸역 쏟아낸게 외면받은 이유가 아닐까 싶다.


황해
감독 나홍진 (2010 / 한국)
출연 하정우,김윤석,조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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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해 " 를 보면서 떠오른 고전영화가 있었다. 
 ' 가르시아 (Bring Me the Head of Alfredo Garcia ) '

가르시아
감독 샘 페킨파 (1974 / 멕시코,미국)
출연 워렌 오테스,이젤라 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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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샘 페킨파라는 감독님이란 분이 계셨다. 오우삼과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적 스승이셨고, 폭력미학의 창시자셨다. 영화 몇 편을 눈동냥했는데, 그 중에서 ' 와일드 번치 ' 와 ' 가르시아의 머리를 내게 가져와라 ' 라는 영화가 참 인상적이었다.

샘 페킨파 인물소개 ( DAUM )

원제가 ' 가르시아 ' 인지 아니면 수입과정에서 영화제목이 혼선을 빚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래 전에 봤을 때는 ' 가르시아의 머리를 가져와라 ' 였다. ' 가져다 다오 ' 였는지도 모르겠지만, 제목조차 엽기적이었던 이 영화는 내용도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거친 서부에서 빠를 운영하던 주인공이 애인과 행복한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일확천금을 노리지만, 애인은 죽고 자신은 처참한 폭력을 맛보게 된다. 그후, 자신에게 ' 가르시아 ' 의 머리를 가져오게 했던 이를 찾아가 왜 ' 가르시아 ' 의 머리를 가져오라고 시켰는지 답을 찾기 위한 피비린내나는 여정을 시작한다. 결국, 멕시코 갑부 집을 홀로 찾아간 주인공은 갑부의 딸을 임신시킨 인물이 ' 가르시아 ' 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단순히 재력가의 분노로 인해 망가져 버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울분을 터뜨리는 것이 엔딩으로 기억된다. 주인공이 진짜 하나씩 하나씩 거슬러 올라가며 잔인하게 복수해가면서 망가져 갔던 모습에서 비장미를 느꼈다.


출처 : 다음영화



나홍진 감독이 이 영화를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 황해 " 를 통해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크게 택시운전수, 살인자, 황해 정도의 챕터였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 영화가 워낙 길다. 양해를.. ^^;; ) 앞부분은 야생의 주인공을 묘사하는 데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살인자 챕터까지가 주인공에게 집중된 시간이었는데, 주인공인 구남이 마누라를 떠올릴 때 성적인 묘사가 등장하는 건 그의 정신적인 미숙함과 본능적인 인간의 욕망을 드러낸다. 후반부에 아내의 모습을 떠올릴 때는 기차역에서 참한 모습으로 떠나던 모습을 회상하는 건 이와 쌍을 이루며 구남이 고된 여행 속에서 성숙해졌다는 뜻으로 보여진다.



초반에 주인공을 많이 묘사했던 이유는 조선족의 이미지, 가장의 이미지, 날것으로써의 수컷 등등을 함축적으로 넣어보고자 하는 시도로 보인다. 중반에 벌어지는 영화 속 최초의 살인을 그가 저지르지 않고 덤터기를 쓰게 되면서부터 그의 고난은 시작된다. 그리고 그는 죽은 사람의 엄지손가락을 영화 내내 가지고 다닌다. 이는 ' 가르시아 ' 에서도 비슷한데, ' 가르시아 ' 의 주인공은 ' 가르시아 ' 를 죽이지 않고도 그의 머리를 영화 내내 들고 다닌다. 물론 둘의 결론은 다르지만, 설정에서는 비슷한 부분들이 꽤 있다.

영화 속 스토리의 시작은 결국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치정들의 문제였고, 그로 인해 온갖 피비린내나는 살육전이 벌어지고, 주인공을 비롯한 많은 이들의 삶을 파괴한다. 살인과 직접적으로 연관됐던 이들은 모두 허무하게 죽어간다.


출처 : 다음영화



주인공 구남은 결국 황해에서 죽기 위해 말도 안되는 상황들 속에서도 살아나 영화를 끌고 간다. 주연급인 면가 ( 김윤석분 ) 역시 자기 터를 떠나 한국에 와서 죽지만, 끝내 야수의 모습이다. 이 둘의 대비도 살펴볼 만 하다.

출처 : 다음 영화



정리도 안될 만큼 뜯어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다. 영화가 길어진 건 주인공의 구원을 위한 여정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폭력 속에 가려졌던 드라마들을 모두 끝내고 싶어하는 감독의 고집이 엿보이기도 한다.

그가 황해에서 죽은 이유는 고향을 코앞에 둔 애절함을 더 잘 표현하고픈 마음이었는지 아니면 결국 주인공조차 용서받지 못했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황해에서 조용히 바다에 버려지는 그를 보며 삶이라는 건 지극히 초라한 발버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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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영화를 보면 드는 생각 두가지.
정작 봐야 할 사람은 안본다는 것과 보고 난 후에는 기분이 꿀꿀해진다는 거다. 

" 인권 " 이라는 개념을 세뇌시켜서라도 집어넣어야 할 사람들은 도망쳐 버리고, 인권영화를 통해 힘을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은 볼 기회가 마땅치 않다. 그나마 보는 사람들 마저도 " 나는 과연 잘 살고 있는 건가 " 하는 막연한 미안함만 느끼기 일쑤다.

" 인권 " 이라는 말은 언제나 뜨거운 감자다. " 인간이 삶을 영유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권리 " 라는 간단하고 분명한 정의가 있음에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가 항상 분분하기만 한 말이다. 그 논란의 대부분은 우리가 잠시 외면하거나 못본척 하거나 실제로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쳐 버린 습관들 속에 자리하고 있다.

어느 새 " 시선 시리즈 " 가 다섯번째 영화까지 만들어냈다. " 여섯 개의 시선 " 을 마지 못해 본 뒤로 처음인 것 같다. " 시선 시리즈 " 를 모두 챙겨볼 만큼 투철하지도 않고, 주변 사람들과 이런 얘기를 나누는 것도 별로 달가와하지는 않는다. 딱 그정도 수준이지만 살다보면 나도 겪게될 수 있는 일이고, 헛소리는 하고 싶지 않아 기회가 되면 봐두는 편이다. ( 사실 겪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중년남자 솔로가 칙칙한 옷 입고 혼자 헤매고 있다고 다 변태는 아닙니다. --;; )

시선너머_포스터_2011.04.26_01

출처 : 시선너머 블로그


인권영화들에서 중요한 건 역시 메시지를 얼마나 충실하게 전달했는가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그에 못지 않게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었는지도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아직 흥행영화와 비교해 맞먹을 만큼 재미있는 영화는 없는 듯 보인다. " 방가방가 " 를 인권영화로 간주할 수 있다면 참 좋으련만 흥행을 위해서인지 인권얘기는 아예 털끝하나 드러내려고 하지않는다. ( 사실 외모로 인해 불평등한 고용기회만 주어지는 것이나, 다양한 인종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서로 간의 경계는 인권사안 아닌가? ^^;; )

정직이 최고라고 여기지는 않지만, 그래도 사기치고 싶은 생각은 없다. " 시선 너머 " 가 웬만한 상업영화보다 재밌다고는 말하기 힘들다. ( 하지만 그지같은 영화들보다는 훨씬 낫다. ) 144 분의 긴 상영시간도 부담이 크다. 허리 아프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고 나서 후련해지는 영화와 보고 나서 눈썹이 모아지는 영화 중 어떤 걸 고르겠는가? 나같아도 전자다.
여기서 잠시 더 생각해 봤으면 하는 건 뭔가를 보고 나야 후련해질만큼 뭔가 쌓이는 일상을 살아가는 것과 한번 눈썹이 모아진 후 그 뭔가가 훨씬 덜 쌓여서 후련해질 필요성 자체가 더 작아지는 일상을 살아가는 것 중 어떤 것을 고를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수도 있지 않겠는가? ( 내가 딱 이정도다. 뭔가 강력한 게 부족하다는.. --;; )

그나마 이번 " 시선 너머 " 라는 영화에서는 재밌게 즐길 만한 에피소드가 있다. 바로 " 바나나쉐이크 " !!
3 편의 힘든 에피소드를 거친 후에야 볼 수 있는 왕거니다. ( 건데기라는 뜻인 줄 알았더니 " 살코기 " 를 뜻하는 은어랍니다. )
혹시 이 에피소드를 더 재밌게 만들려고 준비한 3단 배치 ( 3단 고음 아님 ) 일지도 모르겠지만, " 바나나쉐이크 " 는 그 짧은 시간에도 긴장감, 유머, 익살(?)이 넘친다. 고난이도의 화면빨 없이도 몰입도를 이렇게 높일 수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다. 보면 안다.




전체적으로 보면 5 개의 에피소드가 다양하면서도 보내주는 시선이 분명하고 다르다.
날 재미있게 해주려니 하고 이 영화를 보지 말기를 바란다.
내가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를 가졌으면 한다. 
UCC 동영상을 만들어 보고픈 사람들에게도 좋다. 흥행영화를 만든 감독들도 제작여건이 어려우면 원형 그대로를 드러내거나 한계적으로 표현할 수 밖에 없다. 독립영화나 인권영화에서 이런 부분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제작여건 되면 영화가 정말 복잡해진다. 이 경우 둘 중 하나다. 그냥 재미로 보던가 아니면 이해될 때까지 반복해서 보던가.

이런 인권영화에 대해 욕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인권영화는 시선을 모두 똑같이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시선을 늘어놓고 서로의 입장이 되어보려는 것 뿐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로도 공감가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
( 난시라서 시선이 좀 이상한 사람일 수도 있으니 양해 바란다. --;; )

4월 28일에 10 개 정도의 개봉관을 잡아 상영을 시작한다고 한다. 꾸준하게 상영해야 할 영화이긴 하다.

블로그 : http://blog.naver.com/sisun2011/

이빨 두 개 : 애들이 귀엽다. 되도록이면 요즘 애들 말투를 쓴 느낌?

니마 : 어디엔가는 있을 듯한 탱크스타일 아줌마. 난 우리나라 아줌마삘이 나던데..

백문백답 : 공감 안가는 스토리. 돈은 제일 많이 사용한 듯.

바나나 쉐이크 : 제일 괜찮다. 아마추어 외국인 배우가 꽤 호감가게 연기해 준다.

진실을 위하여 : 고 최진실씨를 추모하는 의미도 있다는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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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블로그 이벤트에 당첨되어 " 아스트로 보이 ( 부제 : 아톰의 귀환 ) " 를 보고 왔습니다. 영화를 보고난 후, 첫 느낌은 " 아톰의 귀환 " 이라는 부제를 붙이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아스트로 보이 - 아톰의 귀환
감독 데이빗 보워스 (2009 / 홍콩, 일본, 미국)
출연 유승호, 남지현, 조민기, 프레디 하이모어
상세보기

아동용 영화로 목표를 확실히 한 " 아스트로 보이 "

서울극장 7 관에서 관람했는데, 보러 온 사람들은 30 여명 가량의 아이들과 어른 2 ~ 3 명이 전부였습니다. 사실 광고 등을 접해 봤을 때도 이건 아이들용이겠구나 싶었는데, 역시나 아톰을 기억하는 어른들은 이 영화에 대한 기대치가 거의 없는 듯 보였습니다.

아이들용 영화라고 본다면 " 아스트로 보이 " 는 크게 나무랄 데는 없어 보입니다. 내용도 어렵지 않고, 그래픽 수준도 볼만하고, 아기자기한 내용에 어린 아이들이 경험할 법한 에피소드들로 채워져 있어 영화가 끝난 후에 나오면서 몇몇 아이들이 들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스트로 보이 포스터 2

아스트로 보이 포스터 2 출처 : 아스트로 보이 한국 홈페이지. http://www.astroboy2009.co.kr/



평범한 재미,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적당한 애니메이션라고 생각됩니다. 이게 " 아톰의 귀환 " 이라는 부제만 붙지 않았어도..


하지만, " 아톰 " 과 " 아스트로 보이 " 는 분명히 달랐습니다.

어린 시절 " 아톰 " 을 기억하는 저로서는 이미 머리 속에 그려져 있는 아톰의 이미지로 인해 영화에 몰입하기 힘들었습니다. 아톰의 그래픽은 훨씬 세련되지고, 더 기계화(?) 됐습니다. 하지만 아톰 안에 있던 인간에 대한 성찰은 대부분 우주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나 봅니다. 그래서 아스트로 보이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쿨럭. 음.. ^^;;
2009 년 아스트로보이 포스터

출처 : 다음 영화

2003 년 아톰 포스터

출처 : 다음 영화



" 아스트로 보이 " 가 " 아톰 " 에게서 이어 받은 것이라곤 겉모양과 몇 가지 아이들에게 교훈적인 내용 뿐입니다. 아버지와 아들, 외톨이와 친구, 서툰 계급의식, 그리고 작위적인 사명의식 등을 보여주려 하긴 했지만, 제 머리 속의 아톰의 이미지에 비하면 새발의 피 수준이었습니다.

" 아톰 " 은 아동용 소재의 가족, 친구, 우정, 차별, 반전 외에도 고차원적인 다양한 주제의식으로 발전할 수 있는 심도있는 주제도 꽤 있었습니다만 " 아스트로 보이 " 는 이를 철저하게 배제시켰습니다. 게다가 곳곳에 들어간 미국식 유머는 웃기긴 하지만, 아톰을 떠올리면서 보기에는 엇박자였습니다. 더구나 더빙판 영화에서 " 아톰 " 이란 말은 한번도 등장한 적이 없었습니다. 도대체 " 아톰의 귀환 " 이라는 부제는 왜 붙였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 영어 제목도 그냥 " Astro Boy " 같던데요...

그냥 " 아스트로 보이 " 라고 하고 미국에서 아톰을 모티브로 만들었다고 하면 실망이라도 덜 했을 듯 합니다. --;; 그럼 아동용 영화로서나마 좀 나은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버지와 아들..

그나마 어릴 적 아톰을 많이 닮은 부분은 텐마 박사와 아들 토비, 아스트로 보이 사이의 미묘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꽤 의도적으로 살린 듯한 이 관계는 미국에서는 입양아들이 많이 있는 관계로 그들에게 어필하는 부분이 있기에 나름 중요하게 다뤄진 것 같습니다.

아스트로 보이 스틸컷

좌측 : 코주부 박스, 우측 : 텐마 박사. 출처 : 다음 영화


텐마 박사는 아끼던 아들 토비가 자신의 실험 도중 사고로 죽습니다. 그 아픈 마음을 달래기 위해 최첨단 로봇을 만들고 " 토비 " 라고 부르지만, 곧 후회합니다. 이런 텐마 박사로 인해 로봇 " 토비 " 는 집을 떠나게 되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우여곡절을 겪게 됩니다. 다시 마주치게 된 텐마 박사는 마침내 " 아스트로 " 라는 새 이름을 가진 로봇 " 토비 " 를 아들로 인정하고 받아들입니다.

이 전개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에서 흔히 벌어지는 갈등을 그럭저럭 묘사했다고 봅니다. 아버지의 기대치와 다른 아들, 입양아로서 뭔가 어긋나는 부분들이 화해되는 과정은 전형적인 미국식의 가족중심주의와 맞는 부분이 있어 대폭 받아들인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냥 " 아스트로 보이 " 였다면..

아스트로 보이 스틸컷

출처 : 다음 영화

아스트로 보이 스틸컷

출처 : 다음 영화



훨씬 편하게 어릴 적 동심을 살리면서 즐길 수 있었다고 봅니다. 아톰이 아닌 다른 미국스타일의 소년 로봇 애니메이션으로 말이죠.

유머도 나쁘지 않았고, 영화 흐름도 어설픈 부분이 있긴 하지만, 아이들이 울고 웃고 떠들기에 딱 좋은 흐름으로 적당히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의 늘어짐이 좀 아쉽긴 하지만, 권선징악 ( 느닷없긴 하지만.. ) 도 분명하고, 화해도 다 이뤄냅니다. 교육적이죠.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영화를 보는 문화가 조금씩 정착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크게 나쁘지는 않은 영화였습니다. 다만 영화광고에서 아무데나 갖다 붙이기 식의 홍보로 인해 눈쌀이 찌푸려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 영화는 아무리 봐도 " 아톰의 귀환 " 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사족 : 영화에서 기억에 남는 대사가 2 개 있었습니다. 하나는 아스트로 보이가 악당 괴물 로봇이 된 총리에게 내뱉는 " 난 다른 사람한테 투표할껀데 " 라는 대사와 아스트로 보이가 마지막에 뜬금없이 나타난 괴물을 향해 달려가며 텐마 박사에게 말하는 " 이게 제 운명인걸요 "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여기 나온 총리는 정치인 한명을 떠올리게 하더군요. 완전 개인적인 욕심을을 위해서는 무대뽀인 짜증 만땅의 캐릭터였습니다.
아스트로 보이의 운명은 여기까지였으면 좋겠습니다. 또다시 아톰의 부활 이라는 둥의 부제를 달고 후속작들이 나온다면 왕짜증일 듯 싶습니다. ㅋㅋㅋ

사족 : 우리나라 더빙은 아직도 여전히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전문 성우 키우기에 좀더 힘쓸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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